[역경의 열매] 이종락 (10) 기도로 병 나았단 소문에 다른 병실까지 불려 다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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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경의 열매] 이종락 (10) 기도로 병 나았단 소문에 다른 병실까지 불려 다녀

가와사키병 걸려 죽음 기다리던 환아 기도 후 정밀검사에서 완치 판정받아

입력 2021-02-23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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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 12월 25일 은만이와 같은 5인실에서 생활하는 아이들이 케이크의 촛불을 불며 크리스마스를 축하하고 있다. 왼쪽 세 번째가 가와사키병을 앓다 회복한 아이, 오른쪽 침대에 누워있는 아이가 은만이다.

중환자실에 전신마비로 누워있던 아들 은만이는 죽음의 문턱을 간신히 넘기고 1년 만에 일반 5인 병실로 옮겼다. 주님의 은혜였다. 그곳에는 은만이처럼 오랫동안 입원한 아이와 부모들이 있었다. 한눈에 봐도 쉬운 상황이 아니었다.

나는 매일 밤 8시면 어김없이 은만이와 가족을 위해 기도했다. 이 모습을 본 옆 침대의 아주머니가 어느 날 내게 물었다. “아저씨, 우리 아이를 위해서도 기도해주시면 안 되겠습니까.”

아주머니의 아들은 당시 급성열성혈관염인 가와사키병에 걸려 죽음을 기다리는 상황이었다. 아주머니께 “예수 믿습니까”라고 물었다. “옛날에 믿었습니다.” “그러면 함께 기도하시죠.” 그리고 같이 기도했다. “하나님, 이 아이를 치료해주시고 회복시켜주세요. 주님의 은혜로 아주머님과 가족 모두 다시 예수님을 믿게 해주세요. 낫게 해 주세요.” 기도하는데 마음에 평안함이 들었다.

기도를 마친 아주머니는 울먹이며 내게 감사를 표했다. 나는 “아주머님의 기도도 하나님께서 허락하셔야 할 수 있는 겁니다. 같이 기도하게 하신 하나님께만 감사하시면 됩니다. 기도할 때마다 이 아이를 위해 기도하겠습니다.”

며칠 뒤 그 아이의 정밀검사가 진행됐다. 얼굴이 환해진 아주머니가 아이와 함께 병실로 돌아왔다. “아저씨, 가와사키병이 없어졌대요. 몇 번이고 다시 검사했는데도 말이죠.”

내가 더 놀랐다. 착오가 있을까 봐 다른 곳도 정밀검사를 했지만, 아이는 일주일 뒤 퇴원했다. 소문이 돌았다. 다른 아이의 부모도 기도를 부탁했다. 다른 병실까지 불려 다니며 기도를 요청받았다. 심히 두려웠다. 내 아들도 저렇게 누워있는데, 내가 무슨 대단한 사람이라고 기도를 요청하는지…. 그러나 지푸라기라도 잡으려는 부모의 마음이 내 마음이었다.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전했다. “제가 하는 일이 아닙니다. 예수님께서 하시는 일이니 예수님을 믿으셔야 합니다.” 작은 병실에 모여 같이 예배를 드리기 시작했다. 부모들은 아이가 낫길 사모하는 마음으로 찾아왔고, 어느덧 5인실에 50명 이상이 모였다.

결국 한 간호사에게서 “기독교병원도 아닌데 병실에서 왜 이러느냐”는 이야기를 들었다. 사정을 말하고 예배장소를 알아봐달라고 부탁하니 로비에서 예배를 드릴 수 있게 해줬다.

예배에선 종종 회개의 역사가 일어났다. 모든 아이는 아니었지만, 함께 기도하던 많은 아이가 건강해져 퇴원하는 기적이 생겼다. 암으로 병원에 왔던 한 아이는 예배를 드리고 며칠 뒤 깨끗이 나아 퇴원했다. 나 역시 직접 보지 않았다면 믿지 못했을 것이다. 성경에서나 봤던 기적들을 경험할 줄이야.

내게도 기적들이 생겼다. 당시 우리 가족은 더 나빠질 수 없을 만큼 경제상황이 안 좋아 병원비 독촉까지 받았다. 그런데 퇴원하는 분들이 종종 우리의 병원비를 대납해줬다. 기도회에 참석한 이들 중에 생활비를 주는 분도 있었다.

나는 아무것도 요구하거나 바라지 않고 예수님만을 전하며 기도했는데 하나님은 내게 이런 것들까지 허락해 주셨다. 한 치 앞도 예상할 수 없었지만, 누가 우리 삶을 이끄시는지는 분명히 아는 날들이었다.

정리=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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