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플렉스 시즌2] “누구보다 열심히 살았는데 말기암… 꿈과 믿음이 나를 일으켰다”

국민일보 미션라이프

[갓플렉스 시즌2] “누구보다 열심히 살았는데 말기암… 꿈과 믿음이 나를 일으켰다”

<1> 피아니스트에서 ‘부활의 증인’ 서원한 천정은씨

입력 2021-02-22 03:01
  • 미션라이프 카카오플러스 친구등록하기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청년들은 혹독한 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일상은 무너져 내렸고 극심한 취업난과 빈부격차로 꿈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국민일보는 청년들의 꿈과 소망, 도전을 응원하기 위해 갓플렉스(God Flex) 시즌2 기획을 시작합니다. 청년들이 각 분야의 멘토들을 통해 다시 꿈꾸고 미래를 준비할 수 있도록 릴레이 인터뷰를 준비했습니다. 국민일보크리스천리더스포럼(회장 김영훈 대성그룹 회장)과 기독교대한감리회 서울남연회(김정석 감독), 광림교회가 갓플렉스 기획을 후원합니다.

말기암으로 항암치료를 받고 있는 천정은씨가 최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천씨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힘든 시기를 보내는 청년들에게 “우리 인생을 하나님께 맡기고 용기를 내보자”고 말했다. 신석현 인턴기자

청년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전할 첫 번째 인터뷰이는 천정은(47)씨다. 2012년 말기암 판정 이후 9년간 85차례 독성 강한 항암치료를 받은 그는 살아있는 것 자체가 기적이라는 이야기를 들으며 부활 복음의 빛을 전하는 삶을 살고 있다. 암과 투병 중이면서도 에너지와 활력이 넘치는 천씨를 최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에서 만났다.

“저는 암 진단을 받은 뒤 인생의 정지 상태를 경험했어요. 누구나 자신의 고통이 가장 힘들다고 생각해요. 저 역시 그랬으니까요. 코로나19로 외출이 힘들고 일상생활이 어려워졌지만, 하나님과 동행하면서 그분이 하시는 일을 경험하는 건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이 시대 청년들은 바늘구멍과 같은 취업의 문을 뚫기 위해 치열하게 공부하고 노력한다. 정년이 보장된 직장을 위해 턱없이 높은 경쟁률의 공무원시험에 매달리는 이들도 많다. 피아니스트였던 천씨 역시 청년시절 누구보다 치열한 시기를 보냈다.

“피아노를 치는 사람이 워낙 많다 보니 적당히 해선 원하는 목표를 이룰 수 없었어요. 제가 고등학교 3학년 때는 하루 10시간씩 피아노를 쳤죠. 한 곡을 깊이 있게 완성하려면 보통 5~6개월 걸리는데 그렇게 준비해도 음악회에선 10분정도 연주할 때도 많아요. 음악회를 하면 성취감을 느끼기보다 ‘더 잘할 수 있었는데…’ 아쉬워하며 스트레스를 많이 받곤 했던 것으로 기억해요.”

경희대 음대에 진학한 천씨는 20대 중반까지 피아노 공부에 집중했다. 피아노만 알고 살았지만, 거절할 수 없는 부탁에 지인들의 사업을 도와주기 시작했다. 천씨는 “지인들의 사업을 도와주면서 기획 등 중요한 일을 많이 했다”며 “내가 손대서 일이 잘된 것같아 뿌듯했고 노력하면 안 될 일이 없다고 교만하게 생각했다”고 회고했다.

누구보다 치열하게 살았지만 무엇을 위해 사는지는 몰랐다. 잠자는 시간을 줄여가면서 피아노 연습을 해 음악회도 열었다. 그렇게 살다 30대 중반이 되자 허무함이 밀려왔다. 그는 “다른 사람을 도와주다 음악 부문에서 최고가 될 기회를 놓친 느낌이었다”며 “억울한 마음에 돈이라도 모아야 한다며 사업을 시작했다”고 했다.

2010년 치밀하게 준비해 동업으로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했지만, 2년 만에 실패로 끝났다. 사업에 몰두하면서 피아노도 칠 수 없었다. 비참한 현실 앞에 자존감이 무너져 내렸다.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심각한 우울증이 엄습했다. 그때 몸에 이상을 느껴 찾은 병원에서 유방암 말기 진단을 받았다.

“말기암 진단을 받을 줄 알았다면 이렇게 살지 않았을 거라는 후회가 밀려왔어요. 그제야 내가 왜 태어났는지, 죽으면 어디로 가는지, 과연 신이 있는지 등이 궁금했어요. 죽음 뒤에 무엇이 있을까 생각하면서 혼란스러운 시간을 보냈죠.”

깊은 구렁텅이에 빠져있던 그는 중보기도의 힘으로 그동안 부정하던 하나님을 영접했다. 신앙을 갖게 되자 혼란스러운 인생의 비밀이 풀렸다. 기뻤다. 진리를 깨달으니 에너지 넘치던 20대 시절처럼 활기를 되찾았다. 십자가에서 돌아가신 예수님의 사랑을 깊이 알게 된 그는 ‘부활의 증인’으로 사는 것이 사명임을 깨달았다.

천씨는 “하나님께 제 몸을 맡기고 주님의 일에 힘쓰며 하루하루 살겠다, 스스로를 비하하며 죽음 앞에서 원망만 하는 이들에게 복음의 빛을 전해야겠다고 결심했다”고 밝혔다.

천씨는 그의 나라와 의를 위해 살면서 실생활에 필요한 것도 채워주시는 하나님의 선물을 경험했다. 그는 “우스개처럼 이야기하면 이렇게 남는 장사가 어디 있느냐”며 “어떤 유혹이 와도 예수님을 증거하다 생을 마감하고 싶다. 우리가 죽어서 가는 하늘나라를 위해 이 땅에서 열심히 살아야 한다”고 했다.

청년들은 죽음을 남의 일이나 먼 훗날의 일로 치부하지만, 천씨는 “죽음은 누구나 피할 수 없는 문제”라고 강조한다. 이 시대 청년들은 어떻게 살아야 할까.

“지금 내가 공들이고 집중하는 일이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것인지 생각하면 답이 나옵니다. 하나님을 위한 일이 아닌 내 욕심을 위한 것이면 내려놓아야 합니다. 그럴 때 하나님께서 채워주심을 경험할 것입니다. 우리 인생을 하나님께 맡기고 용기를 내보면 어떨까요.”




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

많이 본 기사

갓플렉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