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신현수 민정수석 업무 복귀… 인사 난맥상 더는 없어야

국민일보

[사설] 신현수 민정수석 업무 복귀… 인사 난맥상 더는 없어야

입력 2021-02-23 04:02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이 휴가를 마치고 출근한 22일 자신의 거취를 문재인 대통령에게 일임하고 직무를 최선을 다해 수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청와대의 만류에도 사의를 굽히지 않고 있다고 알려졌던 것과는 다른 선택이다. 문 대통령과의 신뢰 관계를 감안해 대통령의 부담을 덜어주는 방향으로 사태를 정리해야겠다는 결심을 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문 대통령의 최종 결정이 남아 있지만 신 수석 사의 파동은 유임으로 일단락될 가능성이 커졌다.

수석비서관이 대통령의 결정에 이의를 제기하며 사퇴하는 상황을 피할 수 있다는 점에서 청와대는 한시름을 놓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 사태는 국정 운영 최고 핵심부의 불협화음과 난맥상을 고스란히 보여줬다는 점에서 어물쩍 넘어갈 일이 아니다. 문재인정부의 인사시스템, 특히 잡음이 끊이지 않는 검찰 인사에 대한 자성과 근본적인 재검토의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고위 공직자의 인사권이 대통령에게 있다는 것은 두말할 것도 없지만 인사권 행사가 합리적이고 정당한 절차에 따라 이뤄져야 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인사 검증을 맡고 있고 검찰 인사의 협의 라인에 있는 민정수석이, 그것도 취임 한 달여 만에 사의를 공개 표명하며 문제를 제기한 사례는 유례를 찾을 수 없다. 지난 7일 법무부가 발표한 검찰 고위직 인사 과정에서 심각한 문제가 있었다고 봐야 한다. 인사를 주도한 박범계 법무부 장관도 “소통 노력이 부족했다”고 시인한 것을 보면 협의가 부족했던 건 사실인 것 같다. 일각에서는 신 수석과 조율하라는 문 대통령의 지시를 박 장관이 소홀히 하고 정식 결재를 받지 않은 상태에서 법무부가 인사를 발표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사실이라면 대통령의 의중이 실린 인사인지 여부를 따질 것도 없이 박 장관의 중대한 월권이고 국기 문란 행위다. 청와대는 부인했지만 여권에서도 박 장관의 책임을 거론하는 목소리가 흘러나온 걸 감안하면 의혹이 말끔히 해소되지 않았다. 청와대의 납득할 만한 해명이 필요하다.

청와대는 이번 사태를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신 수석 사퇴 파동은 대통령의 인사가 합당한 목적과 절차에 따라 진행되고 있는가에 대한 회의를 불러일으켰다. 향후 인사에서는 이번과 같은 난맥상이 되풀이돼서는 안 된다. 이날 단행된 검찰 중간간부 인사에서 정권에 부담이 될 수 있는 주요 사건 수사를 지휘하는 부장검사들이 대부분 유임된 것은 그런 점에서 긍정적인 신호로 이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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