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밋거리 가득한 교회, 어린이 위한 꿈동산을 가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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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밋거리 가득한 교회, 어린이 위한 꿈동산을 가꾸다

‘어린이 전문 전원교회’ 만들어가는 이천 꿈나무산촌교회

입력 2021-02-24 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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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기 목사와 송현희 사모가 지난 18일 경기도 이천 백사면 꿈나무산촌교회 앞에서 교회를 소개하고 있다. 이천=신석현 인턴기자

교회 앞에 이르자 화단에 서서 바람을 기다리던 바람개비가 먼저 마중을 나왔다. 이윽고 주황색과 초록색으로 알록달록하게 칠해진 교회 입구가 눈에 들어왔다. 그 옆으론 아이들을 위한 놀이기구 트램펄린이 있었다. 지난 18일 찾은 경기도 이천 백사면 꿈나무산촌교회(고영기 목사) 모습이다.

고영기 목사의 안내를 따라 교회를 둘러보는데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동네 아이 2명이 트램펄린 위에서 뛰놀았다. 흐뭇하게 바라보던 고 목사는 집라인을 타봤냐고 물으며 아이들을 교회 뒤편으로 이끌었다.

고 목사를 따라가자 6611㎡(약 2000평) 규모의 너른 들판과 야트막한 언덕이 펼쳐졌다. 2m 높이의 집라인뿐 아니라 텃밭과 간이축구장 등 아이들이 자연을 벗 삼아 뛰어놀 재밋거리가 가득했다. 고 목사는 아이들과 함께 집라인을 타고 나무 위에 손수 평상을 만들어 꾸민 나무집에도 올라갔다. 아이들 얼굴엔 신기함과 즐거움이 가득했다.

고 목사 역시 천진난만한 표정으로 “우리 교회는 아이들이 자기 집 드나들 듯 자연스럽게 찾아오는 교회”라면서 “시골의 정서를 담아 아이들이 즐거운 교회, 어린이 전문 전원교회를 표방한다”고 말했다.

다음세대의 중요성을 말하면서도 중장년 성인에 초점을 두는 한국교회 현실에서 어린이 전문 교회를 내세우기란 쉽지 않다. 고 목사가 다음세대만을 위한 교회란 비전을 품은 데에는 아내 송현희 사모의 역할이 컸다. 고 목사 부부는 빈성진 목사가 담임하고 있던 경기도 광명 성도순복음교회에서 교회학교 봉사를 하며 처음 만났다. 고 목사는 교사로, 아내는 전도사로 사역했다.

중국 선교의 꿈을 품고 있던 송 사모는 2001년 홍콩 선교사로 떠났다. 이듬해 결혼한 부부는 중국 윈난성으로 가 선교사로서 본격적인 사역을 시작했다. 2012년 귀국할 때까지 히말라야산맥의 티베트 장족 등을 상대로 복음을 전했다. 히말라야 산꼭대기 빈민촌 마을에 어린이도서관을 짓고 아이들을 교육하며 복음도 전했다. 현지에서 양육한 대학생이 교회학교 교사로 성장하는 걸 보며 보람도 느꼈다.

다음세대 사역의 중요성을 절감한 부부는 중국 선교를 마무리 짓고 국내로 돌아왔다. 빈 목사의 도움으로 경기도 여주에 정착한 뒤 다음세대를 위한 전문 사역에 집중했다.

송 사모는 “어린이 교회를 표방했지만, 아는 이도 하나 없고 막막해 맨땅에 헤딩하듯 시작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부부는 버스를 기다리며 노는 아이들부터 전도하기 시작했다. 예배와 성경 암송 교육은 철저히 하되, 교회 안에서 또래들과 마음껏 뛰어놀 수 있도록 교제의 장을 열어줬다.

한국어린이전도협회 수련회에도 참여하고 밭이나 냇가 등 교회 주변 자연과 벗 삼은 자체 수련회도 여는 등 교회 모임에서 재미를 찾을 수 있게 했다. 입소문이 나며 교회 주변 12개 마을을 돌면서 아이들을 차에 태워 교회로 데려올 정도로 부흥했다.

고 목사는 “아이들이 어릴 때 행복하게 지낼 수 있도록 해주는 게 그리스도인의 역할이라 본다”면서 “교회의 기본은 영혼 구원이지만, 아이들이 교회에서 즐거움을 얻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귀한 것이 아닐까 한다”고 말했다.

한 아이가 교회 뒤편에 마련된 집라인 놀이기구를 타는 모습. 이천=신석현 인턴기자

꿈나무산촌교회는 지난해 봄 지금의 자리로 이사를 왔다. 코로나19로 아이들과 대면 접촉이 어려워진 이후 온라인 화상회의 프로그램 줌과 카카오톡으로 소통한다. 고 목사 부부는 매일 아이들에게 찬양과 성경 말씀, 기독교 관련 만화나 영상 등을 보내며 신앙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붙잡아 준다. 아이들도 고 목사 부부에게 좋아하는 찬양을 스스럼없이 보내고 이단·사이비에 관해 물어보며 적극적으로 소통하려 한다.

십자가를 각자의 방식으로 꾸며 그린 후 그 옆에 마음에 와닿은 성경 말씀 구절을 적는 ‘십자가 그리기’ 대회나 말씀 암송 대회도 온라인으로 진행했다. 매일 성경 쓰기 미션을 주고 잘 수행한 아이들에겐 소정의 장학금 등 적절한 보상도 한다.

고 목사는 “아이들의 영성을 키워주려면 하나님의 말씀을 계속 접하게 하는 수밖에 없다”면서 “나아가 지속적으로 아이들에게 시간을 투자해 관계를 맺으며 교회가 자신들을 항상 생각하고 있다는 걸 느끼게 해주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꿈나무산촌교회의 비전은 파이디온선교회의 ‘신나는 성경탐험’ 프로그램 등을 활용해 아이들이 자연 속에서 성경을 파노라마 형식으로 배울 수 있는 성경 체험의 장을 교회 뒤편에 마련하는 것이다.

고 목사는 “실내에서 성경을 배우고 자연 속에서 이를 체험해보며 성경 말씀이 자연스럽게 아이들에게 스며들게 하는 게 꿈”이라며 “내년이면 부지 임대 기간이 끝나기에 장기적으로 쓸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교회가 문턱을 낮추고 재밌는 프로그램을 갖춰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찾아올 수 있게 해야 한다”며 “한국교회가 투자를 아끼지 않고 헌신적인 교사를 양육하는 데 집중하면 다음세대 사역의 열매가 맺힐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천=임보혁 기자 bosse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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