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맸어요” 불어터진 파스타… 커지는 배달시장, 불만도 급증

국민일보

“헤맸어요” 불어터진 파스타… 커지는 배달시장, 불만도 급증

인력난에 단기알바 고용 부작용
10대부터 70대까지 뛰어들어
맛과 신선도 하락땐 업주가 부담

입력 2021-02-24 00:05 수정 2021-02-24 00:05

배달 서비스를 종종 이용하는 김모(36)씨는 최근 배달 온 음식을 그대로 버릴 수밖에 없었다. 걸어서 15분 거리의 레스토랑에서 파스타를 배달시켰는데, 도착 예상시간에 배달원 위치를 확인해보니 엉뚱한 동네에 가 있었다. 30여분 뒤 도착한 배달원은 “걸어서 왔는데 길을 몰라서 헤맸다. 죄송하다”고 거듭 사과했다.

김씨는 “보온백에도 안 담아 와 파스타가 식고 불어버려 도저히 먹을 수 없었다”면서도 “불면 먹기 힘든 음식을 도보 배달한다는 게 화가 났지만 고등학생 정도로 보이는 아이가 길에서 헤맸다는데 차마 뭐라고 못 했다”고 23일 말했다.

배달 시장이 커지면서 배달 서비스 질 저하 문제도 생겨나고 있다. 배달원 부족 문제로 배달의민족, 쿠팡이츠 등이 ‘단기 배달 알바’를 계속 모집하면서 발생하는 부작용 때문에 소비자도, 업주들도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배달의민족 ‘배민 커넥트’(사진)에 등록된 ‘커넥터’ 인원은 5만명 이상이다.

쿠팡이츠도 규모는 공개하지 않고 있으나 ‘배달 파트너’를 꾸준히 모집하고 있다. 10대부터 60, 70대까지 배달 알바에 뛰어들면서 배달 알바 규모는 빠르게 커지고 있으나 질적 관리는 미흡한 실정이다.

보온·보냉백을 제대로 갖추지 않거나 길을 몰라 헤매는 경우 등이 종종 발생한다. 배달을 위한 물품 구비는 필수사항이 아니라 업체가 알바에게 보온백 구매 등을 강제할 수 없다.

업체들은 도보 배달이 늦어지는 것에 대해 “길을 못 찾는 등 배달원 개인의 문제인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도보 배달은 500m 이내 등 인접지역만 가능하도록 설정돼 있기 때문에 배달 지연이 생기기 어려운 구조라는 것이다. 배달이 늦어지면 배달원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기 때문에 부득이한 상황이 대부분이라고도 했다.

하지만 자전거, 킥보드, 자동차 등 다른 운송수단을 이용한 배달은 거리 제한이 따로 없다. 물론 이 경우에도 길을 몰라 헤매거나 교통체증으로 배달이 늦어지는 상황은 생긴다. 문제는 배달 플랫폼에 입점한 업주도, 소비자도 ‘배달 방식’을 선택할 수 없다는 데 있다.

서울 광진구에서 일식집을 운영하는 지모(48)씨는 자동차 배달이 올 때 가장 난감하다고 한다. 지씨의 일식집은 오피스가에 위치해 있어 저녁시간 주변 교통체증이 심하기 때문이다. 퇴근길 자동차로 배달해 시간이 늦어지면 맛과 신선도가 떨어지는데 이 리스크 또한 업주가 감당해야 한다.

지씨는 “배달이 늦어져서 음식맛이 떨어지면 피해는 우리 가게가 고스란히 받는 건데, 배달을 안 할 수도 없고 조치를 취할 방법도 없으니 애만 태운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배달 방식 선택제가 오히려 서비스 품질을 떨어뜨리게 될 것이라고 설명한다. 오토바이 배달로만 몰리면 배달 지연이 생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배달의민족 한 관계자는 “커넥터가 배달하는 경우는 전체의 5%도 되지 않기 때문에 흔한 일은 아닐 것 같다”며 “서비스 질 향상을 위해 더 신경쓰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

많이 본 기사

아직 살만한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