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 문화 동북공정

국민일보

[한마당] 문화 동북공정

김의구 논설위원

입력 2021-02-25 04:11

동북공정(東北工程)은 2002년 중국 사회과학원의 중국변방사연구센터가 지린 등 동북 3개 성과 연합해 시작한 대대적인 연구 프로젝트다. 이듬해 열린 학술회의에서 고구려가 중국의 지방정권이라는 데 합의해 파문을 일으켰다. 우리 고대사를 빼앗으려는 노골적 기도에 대응하기 위해 고구려 발해 고조선 부여의 역사를 연구하는 고구려연구재단이 2004년 설립됐다. 재단은 2006년 9월 일본의 독도 관련 왜곡이 심각해지면서 새로 출범한 동북아역사재단에 통합됐다.

중국이 동북공정을 시작한 것은 다민족 국가 통일성을 강화하기 위한 의도로 분석된다. 남북통일 등 한반도 정세변화 시 동북지역에 영유권 문제 등이 생길 가능성에 선제 대응하겠다는 뜻도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동북공정은 2007년 공식적으로 마무리됐지만 동북 3성은 고구려 유물 박물관을 설치하고 역사 왜곡 학술 자료도 계속 발간하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역사뿐 아니라 문화마저 왜곡하는 일이 잇따르고 있다. 중국은 2011년 아리랑을 국가문화유산으로 등록했다. 지난해 11월에는 한복이 중국 옷을 표절한 것이라는 주장이 중국 SNS 웨이보에 나돌았다. 중국 최대 포털사이트 바이두는 김치를 한국의 파오차이(泡菜)라고 지칭하며 중국 발원설을 실어 논란을 빚었다. 바이두는 최근 민족 저항시인 윤동주의 국적을 중국, 민족을 조선족으로 표기해 반중 감정을 부추겼다. 이봉창 윤봉길 등 독립운동가의 국적을 조선으로 했지만 민족을 조선족으로 표기했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문화공정’이라 부를 이런 사례들에 대해 “한국의 문화 콘텐츠가 세계적인 인기를 구가하면서 위기감을 느낀 때문으로 볼 수 있다”고 해석했다. 이런 발로라면 한수 접어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중화주의의 뿌리는 깊다. 웃어넘길 일이 아니라 적절한 대응이 필요하다. 네티즌들의 국수주의까지 일일이 제어할 수 없겠지만 책임있는 인터넷 기관이라면 사실 왜곡으로 무익한 갈등이 생기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는 점을 주지시켜야 할 것이다.

김의구 논설위원

아직 살만한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