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주하는 비트코인, 우리도 간다!”… 한은 ‘디지털화폐’ 박차

국민일보

“질주하는 비트코인, 우리도 간다!”… 한은 ‘디지털화폐’ 박차

한은 “연내 파일럿 테스트 계획”

입력 2021-02-25 00:06
연합뉴스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설계와 기술 측면의 검토가 거의 마무리됐다.”

이주열(사진)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23일 국회 업무보고에서 한 발언이다. 이 총재는 이 자리에서 가상화폐 비트코인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동시에 CBDC에 대해서는 추진 현황을 보고하며 힘을 실었다.

현재 한국은행을 비롯한 여러 나라의 중앙은행들이 CBDC 도입을 준비 중이거나 관련 연구를 계획하고 있다. 국제결제은행(BIS)이 지난달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66개 중앙은행 가운데 86%가 CBDC 도입 여부를 검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디지털 기술의 획기적 발전과 비현금화 현상 확대 등으로 화폐 발권력을 쥔 중앙은행 역시 디지털 화폐 발행 문제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비트코인으로 대표되는 민간 가상화폐 시장의 질주도 자극이 되고 있다.

CBDC는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디지털 화폐’를 뜻한다. 통화를 표시하는 수단의 차이일 뿐, 현금과 동등한 위상을 갖는다는 점에서 비트코인 류(類)와 다르다.

한은은 지난해 2월 CBDC 전담조직을 출범시켰으며, 이미 은행 간 자금이체 모의테스트, 증권대금 동시결제 모의테스트 등 몇 차례 분산원장 기술 적용 테스트를 진행했다. 다음 달 말까지 CBDC 파일럿 시스템을 구축한 뒤 올 하반기 중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CBDC 작동 방식과 안정성 등을 시험할 계획이다.

다만 CBDC 도입 시점을 언급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게 한은의 입장이다. 미래 대비 차원에서 장기 과제로 전반적인 연구·검토를 진행하는 단계라는 뜻이다. 국가 통화시스템 전체가 변화하는 중대 사안이라 다른 국가 진척 상황도 지켜보면서, ‘퍼스트 무버(First Mover)’보다는 ‘패스트 팔로어(Fast Follower)’가 되는 전략을 택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CBDC 도입에 가장 속도를 내는 나라는 중국이다. 중국 베이징시는 올 춘제를 앞두고 시민 5만명에게 각각 200위안(약 3만4000원)의 디지털 위안화를 분배한 뒤 연휴 기간 지정된 상점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미국의 경우도 최근 재닛 옐런 재무장관과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연이어 ‘디지털 달러’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내, 미국도 CBDC 발행 준비에 뛰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은 이날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CBDC 로드맵’ 필요성에 대한 질의가 나오자 “우리 정부가 손을 놓고 있는 상황은 아니다”고 답했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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