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장소에서 성도덕 비판했다고 소송… 종교적 표현의 자유 억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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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장소에서 성도덕 비판했다고 소송… 종교적 표현의 자유 억압

차별금지법·평등법 실체를 말한다 <7> 영국 평등법·공공질서법 시행 이후

입력 2021-02-26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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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애 행위를 반대하는 문구와 함께 거리 전도에 나선 이의 팻말을 행인이 바라보고 있다. 유튜브 복음한국TV 캡처

“세계는 나의 교구”라고 외치며 감리교를 창시한 존 웨슬리, 전쟁 없이 노예제 폐지를 이끈 윌리엄 윌버포스, 파리올림픽 육상에서 우승했다가 중국 선교사로 사역한 에릭 리들, 기독교 변증론의 대가 CS 루이스 등은 영국이 배출한 신앙의 거장들이다. 그러나 영국은 2000년대 이후 개정된 ‘공공질서법과 평등법’(Equality Act)의 시행으로 기독교 침체기를 경험하고 있다.

공공장소에서 다른 종교 비판, 성도덕 비판을 통한 전도가 법적 제재를 받고 동성 커플의 혼인 관련 서비스에 거부 의사를 표현했다가 소송을 당해 법정 다툼을 해야 하는 등 종교적 표현의 자유에 대한 침해가 심각하다. 그런데도 막상 이런 사실들을 소개하면 평등법이 적용된 사건이 아니라는 식의 시비를 거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관련 판례들을 찾아보면 평등법이 직접 적용되지는 않더라도 평등법의 영향 아래 다른 이유와 함께 해당 기관 내부 규율 또는 정책에 의해 제재를 받은 경우나 평등법과 유사한 취지로 관련 법이 적용된 경우가 있다. 포괄적 차별금지법과 관련된 법제의 영향 아래 종교적 표현의 자유가 억제되고 있다고 해도 무리가 없다.

한 예로, 오순절계 목사인 트레이혼은 교도소에 정원사로 고용됐다가 자원봉사 차원으로 교화 활동인 예배에서 설교를 해왔다. 당시 교도소에는 성범죄자들이 다수 있었는데, ‘동성애자 간 결혼은 잘못된 것으로 중단해야 한다’고 언급했다가 LGBT 옹호 수감자의 민원 제기로 설교에서 배제됐다. 이후 약 두 달간 찬양 인도만 섬겨오던 중 고린도전서 6장 9절을 인용하며 “간음 탐색 남색의 죄를 하나님께서 용서하신다”고 말했다. 수감자들이 탄원서를 제출해 징계위원회가 열리자 그는 사직했다. 그런데도 징계위원회는 그의 종교활동, 낮은 업무 성과와 보안절차 미준수를 이유로 징계 및 평등 대우 정책에 따른 ‘1년 서면 경고’란 징계를 내렸다. 트레이혼 목사는 고용재판소에 제소했지만, 결국 기각됐다. 트레이혼 목사는 자신이 받은 징계 조치가 종교 차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지만, 인정되지 않았고 그의 징계가 성범죄자들이 모인 교도소 내 질서 유지를 위해 합당한 수단에 해당한다는 판결을 받았을 뿐이다.

영국 NHS병원에서 근무하는 크리스천 와스테니는 모슬렘 동료에게 신앙서적을 선물하며 교회로 초대했다. 그의 직장 동료가 개인적 상담을 해 왔기에 얘기를 나누던 중 상대의 동의를 얻고 기도를 해줬다. 이후 그 동료는 주변인의 압력으로 와스티니에 대한 진정을 제기했고 와스티니는 정직과 감봉의 징계를 받았다. 와스티니는 고용재판소에 소를 제기했지만, 기각됐다. 고용재판소는 평등법을 적용하며 “원고 와스티니의 전도행위는 종교적 괴롭힘이지만, 병원 측의 징계는 종교를 이유로 한 괴롭힘이나 차별이 아니다”라고 판결했다.

동성애 반대 설교를 한 목회자들을 처벌할 수 있어 설교의 자유가 억압되고 있는 해외 현실을 이미지화한 영상. 유튜브 복음한국TV 캡처

길가에서 전도하던 해먼드씨는 2001년 ‘남성 동성애를 중단하라’는 팻말을 들고 설교하다가 물벼락을 맞는 등 군중들에 의해 제지당했다. 이때 경찰관이 설교를 그만두고 광장을 떠날 것을 요구했지만, 거절했다. 경찰관은 그를 공공질서법 제5조 ‘소란 야기’ 혐의로 체포해 기소했다. 법원은 “행위자가 질서에 반해 소란의 결과를 예측하면서 위협적·가학적 또는 모욕적 언행을 실행했다면 공공질서법 제5조 위반”이라고 판결했다. 해먼드는 소송 도중 세상을 떠났지만, 유족들은 300파운드의 벌금과 395파운드의 소송비용을 내야 했다.

동성애나 이슬람을 비판하는 표현이나 설교를 한 길가 전도자들이 ‘공공질서법 위반 혐의’로 체포되는 사례는 매년 지속적으로 나타난다. 이들 중에는 무죄판결로 풀려나는 이들도 있지만, 법정 다툼을 경험하며 표현의 자유가 위축받는 경험을 하는 이들도 많다. 평등법이 직접 적용되진 않더라도 차별 금지 사유에 성적 지향, 종교가 도입되면서 공공장소에서 동성애적 성행위나 소수 종교 교주를 비판하면 모욕적 언행으로 평가돼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다.

최근 서울시장 후보 토론회에서 한 후보가 ‘동성애자 축제에 반대(거부)할 권리’를 언급했다가 ‘혐오’라며 공격받는 것을 봤다. 혐오는 주관적인 증오의 감정이 객관적으로 표출된 것을 의미한다. 단순한 반대 의사는 결코 혐오 발언이 아님에도 혐오로 몰아가는 논리 비약, 독선을 보여줬다. 동성애 찬성만이 인권 친화적이고 반대와 거절은 혐오라고 몰아붙이는 상대 후보의 무서운 전체주의적 태도가 언론을 통해 표출됐다. 차별금지법이 도입되면 공개적 반대의 경우 괴롭힘 금지 규정을 근거로 손해배상 청구 등 법정 소송에 휘말리게 돼 표현의 자유는 더욱 위축될 수 있다. 신전체주의 사회의 도래인 것이다.

이상현 숭실대 교수

[차별금지법.평등법 실체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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