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 이종락 (14) 노아의 방주처럼… 산꼭대기 집으로 옮겨놓으신 주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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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경의 열매] 이종락 (14) 노아의 방주처럼… 산꼭대기 집으로 옮겨놓으신 주님

집주인의 방 빼라는 억지에 달동네로
이사 후 보니 전에 살던 집 폭우로 침수
신세 한탄하다 아내와 울면서 감사기도

입력 2021-03-01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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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락 목사가 2009년 9월 서울 관악구 난곡동 자택에서 아이들과 생일 파티를 하며 기도하고 있다.

나와 아내, 첫째 딸, 아들 은만이, 옆 병동 할머니가 맡기신 상희, 그리고 병원에서 온 4명의 장애 아이들…. 이제는 떨어지려야 떨어질 수 없는 우리 부부의 자녀이자 하나님의 자녀가 됐다. 주님의 은혜로 오랜 시간 광야를 걸었지만, 이스라엘 백성을 먹이신 하나님은 우리도 먹이셨다. 하나님의 일은 하나님이 하셨다.

물질이 부족해 가난한 생활을 이어갔지만, 크게 불편한 적은 없었다. 아이들을 굶긴 적은 하루 한 끼도 없었다. 하루하루가 감사했다. 내일도 그다음 날도 감사할 수 있으리라.

하나님은 우리 집에 꾸준히 필요한 것을 공급해주셨다. 생명이 위험한 아이들, 수술이 몇 차례 필요한 아이들이 있었지만 모두 수술을 시켰고 생명을 건질 수 있었다. 수술하지 못해 세상을 떠난 아이는 한 명도 없었다.

하루는 술을 마신 집주인이 소동을 부리며 갑자기 방을 빼달라고 했다. ‘무슨 돈이 있어 방을 구하겠는가. 지하방에서 아홉 명의 식구가 생활하는데….’ 난감했다. 주인은 며칠간 동네 사람들에게 거짓말과 비방, 욕설을 하며 우리를 힘들게 하고 다시 우리를 찾아와 더 심한 난동을 부렸다.

더 있을 수 없었다. 할 수 없이 며칠 만에 여기저기서 꾼 돈으로 서울 난곡동 달동네로 이사했다. 아내는 분식집도 그만뒀다. ‘왜 이런 일이 우리에게 생겼을까.’ 마음이 무척 상했다.

월요일에 이사해야 하는데 전날 주일 오후부터 폭우가 쏟아졌다. 폭우를 맞으며 이사한 달동네 집은 땅에서 습기가 올라오고 위에서는 비가 새는 곰팡이 투성이의 집이었다. ‘주님, 제게 왜 이러십니까.’ 한탄이라도 하고 싶었다.

이튿날 아침, 라디오를 듣던 중 깜짝 놀랐다. 전날 폭우로 인해 둑이 터져 이사하기 전 동네가 순식간에 물에 잠겼다는 뉴스가 나왔다. 전에 살던 집에 갔더니 1층까지 완전히 잠겨 있었다. 전신마비였던 아이들과 그곳에 있었다면 어떻게 됐을까. 아마 모두 이 세상 사람은 아니었을 것이다.

하나님께서 노아의 방주처럼 우리를 달랑 들어 산꼭대기 집으로 옮겨 놓으신 것이다. 전율이 느껴졌다. 달동네로 이사한 상황이 감사했다. 아내와 울면서 하나님께 감사 기도를 드렸다.

“주님, 우리 부부와 아이들을 죽음에서 피할 수 있도록 안전한 곳으로 옮겨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저희 앞길을 주님께만 의지합니다.”

얼마 뒤 처음 신앙생활을 할 때 교제하다 연락이 끊긴 지인들로부터 연락이 왔다. 선교헌금이 남았는데 어디에 사용해야 할지 몰라 기도하던 중 우리 소식을 들었다고 했다. 그분들이 보내주신 돈으로 집을 보수하고 아이들을 먹이며 입힐 수 있었다.

정리=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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