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꼰대 간부들 투기에 우리까지 욕먹어” LH 젊은 직원들 반발… 세대갈등 양상

국민일보

“꼰대 간부들 투기에 우리까지 욕먹어” LH 젊은 직원들 반발… 세대갈등 양상

익명 커뮤니티 두둔 글에 공분도

입력 2021-03-05 04:03
뉴시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일부 직원들의 경기도 광명·시흥 신도시 사전 투기 의혹이 제기된 후 내부 갈등에 휩싸이는 모양새다. 익명 커뮤니티에 올라온 투기 의혹 직원을 두둔하는 글이 공분을 일으키는가 하면 투기 대상자를 향한 젊은 LH 직원들의 거센 반발 기류도 감지되고 있다.

직장인 온라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한 LH 직원은 “부동산 투자하지 말란 법 있느냐”며 “내부 정보를 활용해 부정하게 투기한 것인지 본인이 공부한 것을 토대로 투자한 건지는 법원이나 검찰에서 판단할 사안”이라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이 커뮤니티는 해당 회사 이메일 계정을 통해 인증을 거쳐야 글 작성 권한을 부여한다. 다른 LH 직원은 “요즘 영끌(영혼까지 끌어 모음)하면서 부동산에 몰리는 판국에 1만명 넘는 직원 중 광명에 땅 사둔 사람들이 이번에 얻어걸렸을 수도 있다”고 적었다. 또 다른 직원은 “(광명·시흥은) 개발제한구역이었던 곳이 공공주택지구로 지정됐다가 취소돼서 특별관리지역이었다”며 “누가 개발해도 개발될 곳이었는데 내부 정보로 샀다고 하다니”라고 남겼다.

현재 투기 의혹을 받는 당사자 대다수가 차장급 이상 고위 직원이라는 내용의 글들도 올라오면서 LH 내부의 세대 간 갈등 양상도 빚어지고 있다.

한 글쓴이는 “현재 걸린 사람들은 다 부장대우, 차장급이 대다수고 전원 50대 이상 꼰대”라며 “제보자는 같은 부서 밑 대리·사원급으로 추정된다. 아래서는 일을 엄청 하는데 윗사람들이 입으로만 일하니까 찔렀을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했다. “2030 직원들은 바쁜 건 둘째 치고 욕까지 먹고 있다. 586세대가 문제니 욕하더라도 586으로 한정해줬음 좋겠다”는 글도 있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직원은 4일 국민일보에 “직무 배제된 직원 대다수가 정년을 앞두고 있는 건 사실”이라며 “회사 다닐 날이 많이 남은 젊은 직원들이 이번에 크게 분노하고 있다. 아직도 투기 개념에 둔감한 직원들이 있다는 게 안타까울 따름”이라고 전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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