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쇼핑 아닌 ‘힐링쇼핑’… 더현대 서울 열흘에 200만 인파

국민일보

그냥 쇼핑 아닌 ‘힐링쇼핑’… 더현대 서울 열흘에 200만 인파

입력 2021-03-08 00:05
지난달 26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 문을 연 더현대 서울이 손님들로 북적이고 있다. 연합뉴스

지금 서울에서 가장 힙한 곳을 꼽으라면 ‘더현대 서울’을 말할 수 있다. 지난달 26일 서울 영등포구에 문을 연 서울 최대 규모의 백화점 더현대 서울은 열흘 동안 200만명 이상이 방문한 것으로 추정된다. 서울에 백화점이 하나 더 생긴 것뿐인데, 코로나19 팬데믹이 무색할 정도로 열광적인 반응이 쏟아지는 것은 왜일까.

7일 오전 더현대 서울은 일주일 전 3·1절 연휴 때보다는 덜 붐비는 모습이었다. 에스컬레이터마다 사람들로 꽉 찬 모습이 화제가 됐던 풍경이 재연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계속되는 상황에도 적잖은 사람들이 백화점에 몰렸다. 점심시간 무렵 지하 1층 식당가는 1시간 이상 대기해야 들어갈 수 있었다.

현대백화점은 방문객 수와 매출액을 공개하지 않고 있으나 업계에서는 하루 평균 20만명 방문, 매출은 개장 일주일 만에 400억원 안팎에 이르렀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더현대 서울을 방문한 서모(28)씨는 “인스타그램에서 인증샷을 보다 보니 너무 와보고 싶었다. 볼거리도 많고 맛집도 많고 와보길 잘했다”며 “코로나 때문에 여행도 가기 힘들고 새로운 경험을 하기가 쉽지 않은데 여기 와서 힐링하고 간다”고 말했다.

더현대 서울 5층에 꾸며진 실내 공원 사운즈 포레스트 전경. 현대백화점 제공

더현대 서울이 업계 예상보다 성공적으로 첫걸음을 뗄 수 있었던 이유는 ‘공간의 힘’이 컸다. 더현대 서울은 전체 영업 면적(8만9100㎡) 가운데 49%(4만3573㎡)를 실내 조경이나 휴식 공간으로 꾸몄다. 1층엔 12m 높이의 인공폭포가 조성됐고, 5층에는 30여 그루 나무와 꽃으로 실내 공원을 꾸며 놨다. 유리 천장을 통해 실내에서도 자연 채광을 즐길 수 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더현대 서울이 매장을 포기하고 자연 공간을 만든 것이 단기적으로 매출에 긍정적이진 않겠지만 장기적으로는 고객의 생활가치를 높이고 기업의 가치를 높이는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매장 수를 줄인 만큼 초반에는 매출 기여도가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으나 오히려 오픈 첫날부터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고객 경험을 늘리는 게 매출로 연결된다는 것을 확인시켜준 셈이다. 업계에서는 더현대 서울의 성공적인 출발이 오프라인 유통업계의 가능성을 보여준 것으로 보고 있다.

더현대 서울이 문을 열고 처음 맞은 휴일인 지난 1일 수많은 인파가 몰리면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더현대 서울 인근 도로가 교통정체를 겪었다. 윤성호 기자
더현대 서울 입구에 매장 혼잡도를 안내하는 입간판이 서 있다. 현대백화점은 더현대 서울 방문객이 몰리면서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요구가 이어지자 지난 6일부터 방역 강화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현대백화점 제공

오는 손님을 마다하는 상황까지 빚어지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너무 많은 인파가 몰리자 지난 6일부터 방역 강화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3월 한 달 동안 주말 주차 차량 2부제, 현대백화점카드 회원 2시간 무료 주차 중단, 승강기 정원 40% 감축, 혼잡도 안내판 설치 등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조치에 나섰다.

더현대 서울 인기에는 코로나19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해외여행이 사실상 막히고 외출에 제약이 생기면서 ‘새로운 경험’에 목말랐던 20~30대를 열광하게 했다는 것이다. 인증샷 문화도 더현대 서울 인기를 거들고 있다. 인스타그램에는 더현대서울 해시태그가 약 2만7000개에 이른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로 트렌드가 공유되다 보니 오프라인 매장에서 ‘포토존’은 정말 중요하다. 인증샷을 찍고 싶은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부심하는 이유”라며 “현재 더현대 서울은 전체 공간이 포토존이 된 셈”이라고 말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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