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하나님의 심판? … 위기 겪는 한국사회에 교회가 드러낸 민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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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하나님의 심판? … 위기 겪는 한국사회에 교회가 드러낸 민낯

“정부 손길 미치지 못하는 이웃, 교회가 돌봐야”

입력 2021-04-07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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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하영 세명대 교수(왼쪽)와 조성돈 실천신대 교수가 5일 기윤실 주최 토론회에서 ‘코로나가 드러낸 한국교회의 민낯’이라는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유튜브 캡처

중세시대 흑사병이 창궐했을 때 종교개혁자 마르틴 루터는 “꼭 가야 할 장소나 만나야 할 사람이 아니라면 피해 나와 이웃의 감염을 예방할 것”을 권면했다. 그는 자신의 무지와 태만으로 이웃이 죽임을 당하게 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신하영 세명대 교수는 지금 한국교회에 필요한 모습으로 루터가 흑사병을 대했던 태도를 언급했다.

5일 기독교윤리실천운동 주최 토론회에 발제자로 나선 신 교수는 전염병을 대하는 지극히 상식적인 루터의 모습을 나열하며 “흑사병에 대한 대응으로 루터가 한 말들을 한국교회가 곱씹어 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코로나19 팬데믹 속에 공감과 포용을 보여야 할 한국교회가 오히려 혐오와 배제에 앞장섰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이것이 코로나19가 드러낸 교회와 신앙의 민낯이라고 했다.

신 교수는 “지난해 초 모두들 코로나19를 우한폐렴이라고 불렀을 때 한국교회 안에는 ‘선교사를 탄압하던 중국이 벌을 받은 것’이라는 목소리가 있었다”며 “혐오의 표현이 팽배해져 있을 때 마지막까지 혐오의 잔재를 붙잡은 게 한국교회였다”고 말했다.

그는 “인류애를 가지는 게 아니라 코로나19를 하나님께서 내린 심판이라고 해석하는 모습에서 기독교인들의 무자비함이 떠올랐다”며 “이것이 사회의 위기와 이웃의 고통에 교회가 응답한 방식”이라고 덧붙였다.

신 교수는 “루터는 ‘적어도 내가 나 자신의 죽음이나 이웃의 죽음에 책임을 져야 할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하면서도 ‘그러나 만일 이웃이 나를 필요로 한다면, 나는 누구든 어떤 곳이든 마다하지 않고 달려갈 것’이라고 말했다”며 “팬데믹 속에서 나라의 손이 미치지 못하는 이웃을 교회는 돌볼 수 있다. 이것이 한국교회가 보여야 할 모습”이라고 말했다.

신 교수에 이어 두 번째 발제자로 나선 조성돈 실천신학대학원대 교수 역시 “코로나 시대 한국교회에 합리적 모습 대신 점점 더 선동이 난무하는 집단적 히스테리가 나타났다”고 진단했다.

조 교수는 “심지어 종교적 거룩을 잃어버리고 정치집단으로 각인됐다”며 “결국 십자가가 아니라 칼을 들이미는 상황이 됐다. 겟세마네 동산에서 칼을 휘둘렀던 베드로의 모습이 한국교회에서 보였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한국교회에 필요한 것이 ‘합리성’이라고 말했다. 앞서 신 교수가 언급한 상식과 통하는 부분이다. 조 교수는 “개신교는 이성에 근거된 종교생활이 그 근본”이라며 “그러나 한국교회는 이 부분에서 부족함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국교회는 합리성을 바탕으로 사회와 소통해야 하고, 또 이해시켜야 한다”며 “이 시대와 이 사회에 어떻게 좀 더 지혜롭게 다가갈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윤실은 4월 한 달간 매주 월요일 코로나19와 한국교회를 주제로 연속 토론회를 개최한다. 2주 차인 12일에는 장동민 백석대 교수와 이병주 변호사가 ‘교회를 삼킨 이념, 반정부 투쟁으로 변질된 신앙’이라는 주제로 발표할 예정이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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