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긴 2천 올렸답니다” 연봉 떡상 게임업계 이직 후끈

국민일보

“거긴 2천 올렸답니다” 연봉 떡상 게임업계 이직 후끈

넥슨·넷마블, 전직원 800만원 인상
엔씨소프트는 최고 1300만원 올려
업계선 과도한 출혈경쟁 우려 시각

입력 2021-04-08 00:03 수정 2021-04-08 00:03

국내 중견 게임사에 다니던 A씨는 최근 연봉 수천만원을 올려 다른 게임사로 이직했다. 앞서 A씨는 다니던 회사의 연봉 인상률이 예년 수준이자 다른 게임사 네댓 곳에 이력서를 냈다. A씨는 “다른 게임사 연봉이 ‘떡상(급등)’한 상황에서 이직 시도를 하지 않는 건 손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함께 일하던 직원들도 비슷한 생각이다”고 전했다.

올 초 들불처럼 번진 게임사들의 ‘통 큰’ 연봉 인상 릴레이가 ‘이직 붐’으로 이어지고 있다. 몸집을 키워 20조원 산업으로 빠르게 달려가고 있는 게임 업계로 넘어오려는 이직 희망자 이야기도 심심찮게 들린다. 게임사들의 높은 연봉 인상이 화젯거리를 넘어 다른 IT업계로까지 인력 모시기 경쟁을 촉발하고 있는 셈이다.

‘연봉 인상 릴레이’의 스타트를 끊은 건 국내 1위 게임사 넥슨이다. 넥슨은 지난 2월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취지로 전 직원 연봉을 일괄 800만원 인상했다. 이 회사 직원 평균 연봉 인상률은 전년 대비 배 가까이 증가한 13%다. 넷마블 또한 설 연휴를 앞두고 전 직원 연봉을 800만원씩 인상한다고 공지했다. 엔씨소프트의 경우 개발직군 1300만원, 비개발직군 1000만원의 일괄 연봉 인상을 단행했다.

‘배틀그라운드’로 유명한 크래프톤은 올해 개발직군과 비개발직군 연봉을 각각 2000만원, 1500만원씩 인상했다. 개발직군 대졸 초임은 6000만원에 달한다. ‘검은사막’ 개발사 펄어비스의 경우 지난 1월 연봉 협상을 했음에도 추가로 800만원을 인상했다.

연봉 인상률이 더딘 게임사도 있다.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게임즈의 남궁훈 대표는 지난 3월 사내공지를 통해 올해 초 단행한 연봉 협상 외에 추가 임금 인상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카카오게임즈는 지난해 영업이익 90% 성장 등의 실적 신기록과 함께 기업 공개로 코스닥 시가총액 4위에 올라 있는 게임사다. 다만 남궁 대표는 내년 협상 땐 동종업계를 고려한다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봉 인상 릴레이’에 합류하지 않은 게임사나 다른 IT업계 직원들은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며 이직 시도에 나서고 있다. 지난 3월부터 이직을 준비 중이라는 한 게임사 직원은 “상향 평준화 되는 상황에서 출발 지점이 달라지는 느낌이 든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지금 이직해서 연봉을 높여야 한다는 급박감이 있다”고 덧붙였다.

게임사의 연봉 인상이 과도한 출혈 경쟁이라는 우려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게임사들의 연봉 인상은 다른 산업에서의 고급 인력 유입 동력이 될 수 있겠지만 한편으로 큰 폭의 연봉 인상이 가능한 일부 회사만의 잔치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다니엘 기자 dne@kmib.co.kr

많이 본 기사

아직 살만한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