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에서 나는 왜 만날 당하고 사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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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에서 나는 왜 만날 당하고 사는 걸까

[마음글방 소글소글] 3인칭 글쓰기

입력 2021-06-18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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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사베이

우리는 어쩌면 직장생활을 하면서 ‘적과 함께 사는 법’을 배워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월급도 맘에 들고 하는 일도 좋지만 나의 감정을 무시해 가슴을 답답하게 만드는 사람, 자신의 주장만을 관철하는 사람 때문에 직장생활이 괴로울 때가 있습니다.

‘나는 왜 만날 당하고 사는 걸까.’ 이렇게 생각하게 만드는 이들이 있습니까. 심리학에선 이들을 ‘심리조정자’라고 부릅니다. 이들은 겉으론 상냥하고 예의 바르게 행동하지만 실제론 죄책감을 심어주고 자존감을 망가뜨립니다. 친절의 가면을 쓰고 상대방을 자신의 주머니 속에 넣고 마음대로 주무르기도 합니다. 심리조정자들의 특성이 있습니다. 상대를 배려하지 않고 희생시켜 자신의 개인적 목표를 이루는 것입니다. 또 자기가 한 말을 제멋대로 뒤집는가 하면 늘 불평을 일삼고 자꾸 타인의 잘못을 들춰냅니다.

이런 심리조정자들로 인한 직장 내 스트레스 때문에 퇴사하는 경우도 예전보다 늘고 있습니다. 심지어 직장 상사의 업무 스타일 때문에 고통스러워하다가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어 너무나 안타깝습니다.

프랑스의 심리학자 크리스텔 프티콜랭은 15년 동안 인간관계에서 빚어지는 각종 심리조정을 연구한 결과 심리조정자의 일반적인 특징이 병적인 완벽주의, 편집증, 나르시시즘이란 것을 발견했습니다. 이런 종류의 사람은 꼭 직장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가정에서는 가족이란 이름으로 희생을 강요합니다. 연인 사이라면 예속 관계를 동원하고, 친구 사이라면 우정을 앞세워 꼼짝 못 하게 만듭니다. 인간의 근본적인 죄성이 마음에 뿌리 깊이 내린 마음이 완악한 사람들입니다.

문제는 피해자들의 대부분이 이타적이고 관대한 사람들이라는 점입니다. 순진하고 친절한 사람일수록 지배 관계에 쉽게 사로잡히는 경향이 있습니다. 너무나 많은 사람이 이런 인간관계에서 부지불식간에 희롱이나 지배를 당하면서 스트레스에 시달려 삶의 방향을 상실합니다. 그들에게 휘둘리지 않고 상처받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자존감이 높을수록 타인에게 휘둘리지 않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을 신뢰하고 존중하는 것입니다. 자신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비합리적인 사고를 유발하며 그 결과 현실 상황과 동떨어진 판단을 할 수 있습니다.

먼저 두려움을 무기로 장사하는 그들과 거래를 끊어야 합니다. 심리학자들은 심리조정자들이 부당한 요구를 할 때 다음과 같은 말을 가볍게 입 밖으로 내뱉거나 속으로 되뇌면 도움이 된다고 충고합니다. “그건 네 얘기지.” “그렇게 생각하는 건 당신 자유야.” “내가 그렇게 생각해야 한다는 법이라도 있나.”

심리조정자들을 ‘괴물’로 취급하기보다 나와 다른 독립된 개체로 거리 두기를 해야 합니다. 우리가 만나는 심리조정자들은 비록 해를 끼치는 존재이지만 어쩌면 우리 자신을 제대로 알게 해 주는 실질적인 기회를 제공합니다. 그들을 통해 우리 자신을 지키고 사랑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이를 위해 ‘3인칭 글쓰기 기법’을 권하고 싶습니다. 3인칭 글쓰기는 자신이 겪은 감정적 사건이나 심리적 외상을 1인칭으로 서술하지 않고 다른 누군가에게 일어난 일을 바라보듯 3인칭으로 서술하는 글쓰기 기법입니다. 자신의 심리적 외상이나 스트레스를 바라보는 관점을 바꾸는 것은 문제 해결에 유익합니다. 격앙된 감정적 사건을 다른 각도에서 바라보게 해줄 뿐 아니라 주제로부터 초연하게 해줍니다.


자신이 경험한 감정적 사건을 3인칭 관점으로 써 보십시오. 다른 사람의 관점에서 글을 쓰기 위한 세 가지 방법을 제안합니다.

첫 번째는 관계 유지에 어려움을 겪게 한 ‘그 사람’의 관점에서 자신에 대해 인물묘사를 하는 것입니다. 그 사람이 당신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당신은 어떤 인상을 주는지에 대해 새로운 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나를 사랑하는 사람의 관점에서 자신을 바라보며 쓰는 것입니다. 나를 응원해주는 친구나 가족의 관점에서 쓰기 시작하십시오.

세 번째는 하나님의 관점에서 쓰는 것입니다. 나 자신이 양탄자의 한 가닥 실처럼 초라하고 보잘것없이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의 관점에서 바라보면 나는 멋진 디자인의 양탄자 모습입니다. 하나님의 관점에서 나의 모습을 서술하십시오.

“벽걸이 양탄자의 형형색색 빛나는 실 한 가닥이 웅장한 디자인에 가려져 자신의 가치를 알지 못했을 뿐인데…. 자신의 삶이 가치 있는지 없는지 어떻게 안단 말인가 그건 사람의 눈으로 볼 수 없다네. 각자의 삶을 하나님의 눈으로 봐야 한다네.”(영화 이집트 왕자 OST ‘천국의 눈으로’ 중)

1. 관계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의 관점에서 나에 관해 쓰기

2. 나를 사랑하는 사람의 관점에서 나에 관해 쓰기

3. 하나님의 관점에서 나에 관해 쓰기

이지현 선임기자 겸 논설위원 jeeh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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