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자 기증으로 ‘만들어진 아이들’… “내 권리는 저주받았다” 절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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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자 기증으로 ‘만들어진 아이들’… “내 권리는 저주받았다” 절규

건강 가정 개념의 파괴를 막아라 <4> 비혼 출산의 문제점

입력 2021-06-22 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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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애동성혼반대국민연합(동반연) 등이 지난 3월 30일 서울 여의도 KBS방송국 인근에 비혼 출산을 지지하는 프로그램의 폐지를 촉구하며 가족과 집 형상의 종이를 가위로 자르는 모습(왼쪽)과 해당 프로그램 이름에서 따온 '슈퍼맨' 모습이 담긴 팻말을 배치했다. 동반연 제공

‘건강가정기본법’은 혼인, 혈연 또는 입양을 가족 개념 요소로 규정하면서 남녀 양성에 기반을 둔 혼인과 출생, 입양을 가족의 모습으로 제시해 왔다.

그런데 현재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이 대표 발의해 국회에 계류 중인 개정안은 이러한 가족 개념 규정을 삭제하면서 법 명칭도 ‘가족정책기본법’으로 변경하고, ‘다양한 형태의 가족에 대한 차별 금지’ 규정을 포함하고 있다. 이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게 되면 독신자와 인공 수정을 통한 자녀, 동거자, 동성의 동거커플 등이 가족 형태로 들어올 수 있게 되며 이에 대한 비판은 차별로 평가돼 금지될 가능성이 크다.

독신자 또는 동성 커플과 인공수정을 통한 그들의 자녀를 가족으로 보게 될 때 아이의 관점은 사각지대에 있게 된다.

최근 방송인 사유리씨가 엄마로서 아름다운 남자아이를 낳아 무척 기뻐한다는 것은 그녀의 SNS를 통해 널리 알려졌다. 그 아이의 생명은 과학기술의 개입과 알려지지 않은 무명의 남성 정자 ‘기증’ 없이는 가능하지 않았을 것이다. 생식기술의 진보는 사유리와 같은 성공적인 독신 여성들도 엄마가 될 수 있다는 꿈을 갖게 해줬다. 만일 성인들의 욕구가 성공의 유일한 척도라면 이 이야기는 현대 소설에서 ‘해피엔딩’이 됐을 것이다.

하지만 모든 가족 드라마에서와 마찬가지로 성인들만이 이 이야기의 유일한 배우는 아니다. 아이들도 등장인물에 포함된다. 그리고 1990년 대한민국도 비준한 ‘아동의 권리에 관한 유엔 협약’에 따르면 가족의 문제에 있어 자녀는 아버지와 어머니, 양친 모두에 의해 양육될 권리가 있다. 사유리씨의 아들 젠은 바로 이 권리를 거부당했다. 젠이 아버지와의 관계가 의도적으로 단절된 데 대해 어떤 영향을 받았는지에 대해 스스로 말할 수 있기까지는 수십년이 걸릴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성인이 된, 홀어머니(싱글맘)가 기증받아 키운 한 자녀는 다음과 같이 증언했다.

“나는 아이를 간절히 원하는 미혼모에 의해 자랐다. 그녀는 가정을 절실히 필요로 하는 아동을 입양하는 대신 자신이 직접 임신할 수 있도록, 자신의 것이 아니었던 아이를 ‘만들기’로 했다. 나는 단 한 번도 내가 어디서 왔는지 몰라서 느꼈던 감정적인 혼란에 대한 질문을 받은 적이 없다. 또한 너무 두려운 나머지 어머니와 이 주제에 관한 대화를 시작할 수도 없었다.”

일부는 사유리씨가 아들을 만드는데 엄청난 돈을 썼고, 아이를 너무나 원했기 때문에 그 아이가 아버지의 부재를 알아차리지 못할 정도로 잘 돌볼 것이라고 주장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싱글맘이 기른 한나는 이에 동의하지 않는다. 그녀는 “마치 난 당신을 행복하게 만들어 주기 위해 만들어진 것 같았고, 내 권리는 저주받았다. ‘너무나 원했다’는 상황 자체가 종종 저주처럼 느껴질 수 있다. 만약 내가 한 번도 상품이 된 것처럼 느껴본 적이 없다고 말한다면 그것은 거짓말이다”고 말한다.

아버지의 사랑은 한 아이의 삶에서 대체될 수 없다. 아버지의 사랑이 없는 아이들은 고통을 겪는다. 어머니 스스로 선택한 비혼 출산으로 자라난 매기씨는 “아버지의 부재로 인해 내 인생엔 끔찍한 일들이 많이 일어났다. 나는 끊임없이 사랑받지 못하고 무가치하고 버림받았다고 느꼈다. 나는 아버지 같은 존재와 보호를 갈망했다. 이로 인해 결국 난 내게 진실한 마음을 주지 않는 남성들과 비정상적인 학대 관계를 찾게 됐다”고 고백한다.

정자 기증으로 만들어진 아이들은 양육한 부모의 독신, 이성, 동성 여부와 무관하게 종종 그들의 기원과 정체성에 대해 심각하게 괴로워한다. 한 대규모 연구에 따르면 생물학적 부모가 양육한 자녀 대비 정자 기증으로 만들어진 아이들은 약물 남용과 법적인 문제가 발생할 확률이 두 배, 정신 건강상의 문제를 보고할 확률은 1.5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의도적으로 아이를 수정 단계부터 부모로부터 분리하는 것은 결코 아이의 최대 이익에 들어맞지 않는다.

스스로 선택한 비혼 출산의 길이 아이의 처지에서 볼 때 미디어에서 제시된 것과 꽤 다르게 보이지 않는가. 오늘날 한국사회에서 논쟁이 되는 결혼, 가족과 관련된 다른 쟁점들도 마찬가지의 관점에서 비평될 수 있다. 문화적으로나 법적으로 동성 커플의 육아를 정상적인 것으로 만드는 동성혼의 예를 보자. 성인들의 욕구, 갈망, 희망이 중요한 모든 것이라면 아기를 키우는 두 여성은 격려받고 축하받아야 마땅하다. 하지만 우리가 아이의 권리를 생각한다면 두 명의 엄마가 아이를 양육하기 위해 아이에게 아버지의 존재가 없도록 강요하는 것이 ‘불의’라는 사실이 이해가 될 것이다.

동성 커플의 가정에서 자란 한 여성은 다음과 같이 애통해했다.

“나는 두 엄마의 (생물학적으로 연관되지 않은) 딸이다. 나는 두 어머니를 모두 너무나 깊이 사랑하지만 ‘아버지가 있었으면’ 하고 바라지 않았던 날이 단 하루도 없다.”

케이티 파우스트
비영리 아동 인권 단체 뎀비포어스(Them Before Us) 설립자·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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