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호 칼럼] 윤석열 위기, 최재형 부상

국민일보

[김명호 칼럼] 윤석열 위기, 최재형 부상

입력 2021-07-20 04:20

윤석열 지지율 조정은 메시지 관리 부족 등 내재적 요인

최재형은 윤석열 학습 통해서 정당정치로 효율 극대화 전략

두 사람 공통 목표는 ‘중도+전통 보수’이나 전략 정반대
시너지 효과는 낼 수 있을 듯

여권도 지금은 친문 눈치보나 후보 확정되면
승패를 결정할 중도층 흡수에 전력 다할 것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정치 선언과 국민의힘 입당 고민,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전격 입당과 정당정치, 더불어민주당의 경선 후보 컷오프, 예비후보들 지지율 1차 조정,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의 정치 의지 표명. 이제 내년 대선을 앞두고 선수들이 몸풀기를 끝내고 출발선에 섰다. 이제 새로운 선수는 없을 것이고, 우여곡절은 있어도 경기는 트랙 안에서 진행될 것이다.

정권 유지보다 교체 요구 여론이 높아 보이나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은 40% 안팎을 유지한다. 이낙연 전 총리 지지율이 상승세를 보이나 윤석열과 이재명 경기지사 양강 체제는 변함없다. 최재형의 부상 가능성이 높고 이에 따른 야권 지형 변화도 일단 예견된다. 대강의 현재 상황이다.

여론은 여당보다 야권에 더 관심이다. 여당에는 반이재명 단일 후보 성사 여부 외에는 변수가 없다. 그것도 당내 권력 투쟁 성격이 강해 대선 전체 구도에 영향을 주진 못한다.

야권은 정치 시장을 크게 형성했다. 현 정권 지지를 철회했거나 이번엔 야권에 표를 주겠다고 결정한 중도층과 전통 보수층이 어우러진 시장은 예측이 쉽지 않아 흥미롭고, 젊은 대표 선출로 화석 같은 586운동권 주도의 여권에 비해 변화 움직임이 가시화됐으며, 토착왜구보다는 공정이나 상식 같은 더 와닿는 담론 제공으로 시장 참여자들의 관심을 끈다.

당장 관심은 윤석열의 1차 위기, 최재형의 부상 가능성이다. 윤석열의 거품은 일단 빠지고 있다. 반문과 공정에 기댄 지지율은 정치권 안으로 들어온 뒤 1차 조정기에 들어갔다. 대권 주자로서의 확고한 메시지가 없어 컨벤션 효과는 없었다. 그렇다고 여권의 네거티브 공세에 지지율이 빠진 흔적도 별로 없다. 새로운 게 없어서인지 아직까지는 네거티브 효과가 없다. 2차, 3차 지지율 위기가 오겠지만, 여권으로서는 윤석열이 생각보다 강하다는 걸 인정해야 할 수도 있다. 근거가 있든 없든 의혹 한 줄만 뜨면 떼로 공격하는 걸 보면 여권의 다급함을 느끼게 된다.

윤석열의 최근 지지율 하락 추세 또는 조정은 반문 정서에 집중하는 메시지 관리 부족, 맥락 없는 만남, 체계적이지 못한 언어와 동선 등 정교하지 못한 정치적 행위에 있다. 지지율 조정 원인은 내재적이어서 본인과 캠프가 극복할 문제다.

최재형은 정치 입문 이후 윤석열의 정치적 언동을 완전히 학습했다. 정권교체라는 정치적 지향점은 윤석열과 일치하지만 초기 전술은 정반대를 택했다. 일찌감치 여의도 감각을 익힌 듯하다. 우선 자신의 처지를 감안해 정당과 정치인의 도움을 적극 받아들이는 아주 효율적인 선택을 했다. 앞으로 당규와 관행대로, 논리적 판결문 쓰듯이 언행을 반듯하게 하고, 때로는 보수의 지탱 역할을 하거나 때로는 보수의 개선을 요구하며, 자기를 내세우는 경선 전략을 쓸 것으로 보인다. 그게 경쟁력 있게 받아들여진다면 매력 있는 경선 후보가 될 게다. 성공 여부는 누구도 단언할 수 없다.

결국 두 사람의 차이는 중도층 확보 전략의 노선 차이다. 윤석열은 중도층의 확고한 결집을 도모한 뒤 국민의힘 지지층을 묶는 전략을, 최재형은 전통적 국민의힘 지지층에 중도를 확장하는 전략을 상정한 것이다. 어느 전략이 더 효율적인가. 전략 핵심이 ‘중도+전통 보수’인 것은 두 사람 다 마찬가지다. 여권에서 이재명의 독주도 그가 중도층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경선 과정에서 이른바 ‘대깨문’의 영향력 때문에 후보들이 립서비스를 할 뿐이다.

내년 대선도 한쪽의 완승은 어렵다. 현 정권에 실망한 사람들이 많더라도 반문 정서만으로는 선거를 이기기 쉽지 않다. 역시 중도층이 승패를 결정한다. 19일 공개된 여론조사(교통방송·한국사회여론연구소 공동) 결과는 응답자 스스로 밝힌 정치이념이 진보 32.2%, 보수 31.3%, 중도 29.7%이다. 대략 3분의 1씩 나뉜다.

거대 양당이 원심력으로 선거 막판에 중도층 일부를 각각 흡수한다 하더라도 역시 핵심 중도층의 선택이 승패를 좌우하는 구도다. 핵심 중도층은 합리와 이성으로 결정하며, 내로남불이 어떤 것인 줄 분명하게 구별하고, 각 후보들의 SWOT(강점 약점 기회 위협) 분석을 할 능력이 있다. 중도층이 느끼는 매력 포인트를 확보하는 이, 그가 최종 승자다.

김명호 논설고문 mh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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