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십자가와 수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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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설교] 십자가와 수혈

마가복음 8장 34절

입력 2021-07-27 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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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는 수많은 역설을 품고 있습니다. ‘약함이 곧 강함’이라 하고, ‘죽는 것이 곧 사는 것’이라 하며 세상이 말하는 원리와 전혀 다른 가르침을 줍니다. 오늘 말씀도 예수님을 따라 참 행복을 누리고자 한다면 그 길은 십자가를 지는 것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베드로를 포함한 예수님의 제자들은 자기의 모든 걸 다 버리고 주님을 따랐습니다. 그 결과는 어땠습니까. 따르는 모습은 죽는 모습이었지만, 결국은 이 땅에서 제일 멋지고 귀한 삶을 살게 됐습니다. 우리 역시 십자가의 삶은 죽는 것이 아님을 믿어야 합니다. 나와 이웃을 살리는 사랑임을 믿어야 합니다.

한 아이가 갑자기 응급수술에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수술 도중 피가 부족해 위급한 상황에 처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그 아이의 피가 아주 희귀한 혈액이어서 병원에 여분의 피가 없었습니다. 가족 중 딱 한 사람, 그 아이 동생만 혈액형이 맞았습니다. 해당 병원은 아무리 혈액이 필요해도 나이가 어린 아동에게 수혈을 요구하진 않는다고 했지만, 생명이 달린 문제이기에 의사와 그 부모는 고민 끝에 수혈하기로 했습니다.

의사는 아이의 동생에게 말합니다. “형이 지금 수술을 받는데 피가 모자라서 지금 당장 피를 받지 않으면 천국에 갈 수도 있단다. 형을 도울 수 있는 사람은 너밖에 없어. 혹시 형에게 피를 좀 나눠 줄 수 있니?” 어린 동생은 한참을 생각하더니 “네” 하고는 팔을 걷었습니다. 다행히 수혈로 형은 위기를 넘겼습니다.

수술을 마치고 의사는 동생 팔에 있는 바늘을 뽑았습니다. 그런데 그 동생은 수혈이 끝났는데도 눈을 감은 채 침대에 누워만 있는 겁니다. 의사는 “이제 일어나도 돼. 왜 눈을 안 떠?”라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아이는 “선생님 전 이제 천국 갈 준비를 하는 거예요”라고 답했습니다.

아이는 수혈에 대한 개념이 전혀 없으니까 형을 위해 피를 주면 안 되겠냐는 의사 말을 오해한 겁니다. 자기가 형에게 피를 주면 피가 부족해지니 형 대신 죽는 줄 알았던 겁니다. 놀란 의사가 “그럼 넌 네가 죽는 줄 알면서도 형에게 피를 준 거야?”라고 다시 물었습니다. 그러자 동생은 “네, 전 형을 너무 사랑하거든요”라고 말했습니다.

우린 이 실화를 들으면서 십자가를 지고 말씀을 지키라는 주님의 속뜻을 깨달을 수 있습니다. 사실 예수님께선 2000년 전에 십자가를 지셔서 우리 모든 죄와 허물을 다 깨끗게 하셨습니다. 사탄의 머리를 밟아 승리했습니다. 그런데 왜 우리에게 또 십자가를 지고 죽으라고 하시는 걸까요. 우릴 진짜 죽이려고 하시는 걸까요. 아닙니다. 우리는 십자가와 앞서 말한 아이의 수혈을 생각해야 합니다. 우린 꼬마처럼 죽는 줄 알지만, 사실은 나도 살고 형도 살리는 일입니다. 주님께선 십자가 같은 내 멍에는 쉽고, 내 짐은 가볍다고 하십니다. 멍에와 짐은 그 단어 자체에 어려움과 무거움을 포함하고 있지만, 주님이 주시고자 하는 건 도리어 평안과 기쁨입니다. 그래서 우리에게 주신 십자가는 내가 살고 나로 인해 이웃을 살리고자 하는 하나님의 섭리이자 축복이 되는 겁니다.

코로나19 시대에도 주님은 성도들에게 여전히 ‘십자가를 지라’고 하십니다. 지금 내 코가 석 자임에도 불구하고 이런 어려운 상황일수록 이웃을 위해 기도하고 관심을 두고 섬기라고 합니다. 우린 이 십자가가 거룩한 영적 수혈임을 알아야 합니다. 이 십자가를 기쁘게 지면서 나도 살고 이웃도 살리는 참 그리스도인이 되길 바랍니다.

최영훈 대구청구교회 목사

◇대구청구교회는 대구 동구에 있습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고신 소속으로 지난해 60주년을 맞았습니다. 하나님 나라를 세우기 위한 온전한 복음을 전하는 데 힘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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