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온의 소리] 노래와 예배는 계속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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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온의 소리] 노래와 예배는 계속돼야 한다

입력 2021-07-27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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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챙겨보는 드라마가 하나 있다.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2’(tvN)다. 다섯 명의 의대 동기생이 같은 병원에서 일하며 겪게 되는 이야기를 다룬다. 현실에선 가끔 만나는 온기와 다정함이 이들이 일하는 병원에서는 일상이다. 비현실적인 설정이라는 얘기도 있지만, 하나님이 창조하신 세상의 본래 모습이 어찌 대립과 반목일까. 이 드라마 속 이해와 공감의 풍경이 현실이 되는 게 정상 아닐까. 그런 근원적 그리움을 현실처럼 재현해 주니 제작진과 출연진에게 고마울 따름이다.

또 하나, 이 드라마의 매력은 다섯 명의 주인공이 밴드로 노래하고 연주하며 매회 끝을 맺는다는 점이다. 한 주간 무슨 일이 있었든지 간에 이들은 모여서 연습을 하고 노래를 부른다. 제아무리 심각한 일이 벌어져도 노래는 멈추지 않는다. 이들의 우정도 그렇게 계속된다.

예배학자 돈 샐리어스는 노래 부르는 행위가 육체적, 감정적, 지적, 도덕적 활력을 통해 인생의 중심이라 여겨지는 것들에 생명력을 불어넣는다고 했다. 시간 속에 살아가는 우리가 초월적 요소에 동참할 수 있도록 하는 가장 자연스러운 매개체가 음악이라는 것이다. 음악이 감각적 즐거움을 주는 오락으로만 소비되지 않고 영적인 통로가 될 수 있다는 말이다.

롤랑 조페 감독의 1986년 작품인 영화 ‘미션’의 초반부에는 복음을 전하기 위해 아마존 이구아수 폭포를 기어 올라가 원주민의 영토에 들어선 신부의 모습이 나온다. 당시 원주민을 포획해 노예로 부리던 일이 횡행했기에 이들은 창과 화살로 자신들의 영토에 들어선 낯선 이를 포위했다. 그때, 신부는 총이 아닌 오보에를 꺼내 들었다. 신부는 자신을 둘러싼 두려움과 경계의 시선이 만들어낸 침묵의 공간을 천상의 소리로 채웠다. 훗날 사라 브라이트만이 이탈리아어 가사를 붙여 더 유명해진 ‘넬라 판타지아’의 원곡, ‘가브리엘 오보에’가 흘렀다. ‘나는 당신들을 해치지 않아요. 당신들에게 평화를 주러 왔습니다’라는 무언의 메시지가 원주민들의 마음에 가닿았다. 그들은 밀림에서 나와 신부와 함께 선교 공동체를 이뤄냈다.

유진 피터슨 목사는 ‘사랑하는 친구에게’라는 서간문 형식의 책에서 가상 친구 거너에게 우리가 아는 예배에 대한 오해를 교정해 준다. 예배는 우리를 종교적 도피처가 아니라 실재의 세계로 이끄는 하나님의 부르심이라는 것이다.

신앙의 눈으로 보면, 눈앞에 보이는 세상은 유한한 집이자 전체가 아닌 부분일 뿐이다. 우리 마음에 끼어든 허상의 구름이 걷히고, 영원의 관점에서 이 땅의 삶을 조망하는 시력을 회복하는 일이 예배 가운데 일어나는 것이다. 기도라는 호흡과 말씀과 성찬이라는 양식을 먹고 마시면서 말이다.

삶의 현실이 녹록지 않다. 불볕더위는 계속되고, 코로나19의 기세는 좀처럼 수그러들 줄 모른다. 악몽 같은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

방역 현장에서 수고하는 의료진도 지치고, 버티고 버텨온 자영업자는 한숨을 내쉬기조차 버겁다. 아이들에게 괜찮아질 거란 희망을 보여줄 어른들이 절망에 붙들려 있다. 대면과 비대면을 함께 준비하는 교회의 어려움도 커져 간다.

그래도 노래를 멈추지 말자. 더 정성껏 준비해 예배를 드리자. 우리에겐 하늘이 있고, 영원한 구원이 있다. 그게 우리의 실재다.

성현 목사(필름포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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