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올림픽 변방국에 희망 심은 태권도… 한국, 도전자로 경쟁할 것”

국민일보

[단독] “올림픽 변방국에 희망 심은 태권도… 한국, 도전자로 경쟁할 것”

조정원 세계태권도연맹 총재
210개 회원국… 보편적 스포츠로
난민에게도 꿈 선사… 3명 참여

입력 2021-07-29 04:07

“저 두 선수를 보십시오. 정말 치열하지 않습니까. 올림픽 변방국 선수들도 금메달을 꿈꿀 수 있는 종목이 바로 태권도입니다.”

도쿄올림픽 태권도 마지막 경기가 열린 27일 일본 지바 마쿠하리메세 A홀. 조정원(74·사진) 세계태권도연맹 총재가 관중석 한쪽에서 남자 80㎏ 초과급 16강전을 관전하던 중 경기장을 가리키며 말했다.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팔각의 매트에서 굵은 땀방울을 쏟으며 대결한 두 선수는 코트디부아르의 세이두 그바네와 니제르의 이수푸 압둘라작. 올림픽 메달 테이블에서 좀처럼 보기 어려운 국적의 선수들이다.

코트디부아르는 지금까지 출전한 올림픽을 통틀어 모두 4개의 메달만을 수확했다. 그중 금메달 1개를 포함한 3개가 태권도에서 나왔다. 니제르는 아직 금메달리스트를 배출하지 못했다. 올림픽에서 은메달과 동메달을 하나씩만 가져갔다. 니제르의 올림픽 도전사에서 최고 성적인 은메달을 선사한 종목도 태권도다.

태권도는 장비를 구입하거나 동료를 모으지 않아도 맨몸으로 단련할 수 있는 종목이다. 난민촌, 빈민가, 오지에서도 태권도 선수들이 육성된다. 세계태권도연맹 회원국 수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206개국보다 4개국이나 많다. 그만큼 보편적인 스포츠로 성장했다. 올림픽 출전 사상 처음으로 금메달을 하나도 따내지 못한 종주국 한국의 부진은 역설적으로 태권도의 세계화를 증명한다.

조 총재는 “그동안 한국이 메달을 독식했고, 중국이 새로운 강자로 추격해 온 올림픽 태권도에서 금메달이 다양한 국가로 분산되고 있다. 우즈베키스탄만 해도 4명만 출전한 이번 대회에서 1명이 금메달을 차지했다. 태권도의 세계화와 보편화를 증명한 현상”이라며 “이제 3년 뒤 파리올림픽에서 한국이 태권도 메달을 안전하게 확보할 것이라고 낙관하기 어렵다. 한국도 도전자의 입장에서 경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태국과 우즈베키스탄은 태권도에서 유일하게 수확한 금메달 하나로 종합 순위 20위대에 진입해 있다. 대만 요르단 터키 튀니지 이집트 코트디부아르 북마케도니아도 적어도 1개 이상의 메달을 태권도에서 가져갔다. 미국과 중국의 ‘2파전’에 한국, 일본, 서유럽 국가의 10위권 경쟁이 펼쳐지는 올림픽에서 사실상 참가에 의미를 뒀던 국가들이다.

다른 국가로 망명한 난민에게도 태권도는 희망을 선사한다. 도쿄올림픽에 출전한 11개국 출신의 29명의 난민팀에서 3명이 태권도 선수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이 도쿄올림픽에서 가장 먼저 두 차례 찾은 경기장도 태권도를 개최한 마쿠하리메세 A홀이다. 올림픽 종목 단체들의 운영 상황을 둘러볼 목적으로 한 차례 이곳을 공식 방문한 바흐 위원장은 난민팀 소속으로 태권도 여자 57㎏ 이하급에 출전한 이란 출신 키미아 알리자데의 경기를 관전하기 위해 지난 25일 다시 찾았다.

조 총재는 코로나19 대유행 속에서 가까스로 완주한 도쿄올림픽 태권도에 대해 “함성을 경기장으로 들이지 못해 아쉽다”면서도 “젊은 선수가 세계 랭킹 1, 2위를 잡은 이변이 속출했다”며 신예 발굴에 대해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태권도는 다음 달 25일 개막하는 도쿄패럴림픽에서 사상 처음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조 총재는 “패럴림픽 태권도에서 장애를 극복하고 꿈과 희망을 좇아 승부를 펼칠 선수들을 응원해 달라”고 당부했다.

지바=글·사진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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