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블시론] MZ세대와 실버세대

국민일보

[바이블시론] MZ세대와 실버세대

윤만호 EY한영 경영자문위원회 회장

입력 2021-07-30 04:04

정치권이나 기업이 MZ세대 마음 잡기에 분주하다. MZ세대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MZ세대가 공감하는 문화를 조성하는 걸 새로운 목표로 추구하고 있다. M(Millenial)세대 또는 Y세대(1980~1995년 출생)는 주로 30대이며 아날로그와 디지털 문화가 혼재된 환경에서 출생했다. 2000년대를 주도할 세대로 여겨져 밀레니얼세대라고 부른다. 이들은 인터넷과 소셜미디어 성장을 주도하고 트렌드에도 민감해 쇼핑과 소비력이 왕성한 세대다. Z세대(1995~2005년)는 대부분 10~20대로 디지털 원주민(digital native)이라 불리며 실시간 채팅, 인터넷게임, 메타버스, 랩음악 등 이전 세대와는 전혀 다른 신기술 환경 속에 살아간다. 방탄소년단과 전 세계 팬덤의 소통은 Z세대만의 문화가 없었다면 이뤄지지 않았을지 모른다. Y세대와 Z세대의 신조류를 MZ세대로 통칭해 일컫는다.

우리나라 베이비부머는 한국전쟁이 끝난 뒤인 1955년에서 1964년까지의 출생 세대인데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기 힘든 한국 경제의 초고속 성장 과정을 일생 몸으로 경험해 온 세대다. 이들도 2030년이 되면 모두 65세 이상 고령층으로 진입하게 된다. 이처럼 65세 이상 실버세대 인구는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우리나라 총인구는 5184만명(통계청 2019년 말 기준)인데 이 중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802만명으로 15.5%를 차지하고 있다. 2040년이 되면 고령인구 비중이 총인구의 3분의 1 수준으로 올라간다고 하니 고령화 진입 속도가 얼마나 빠른지 짐작할 수 있다. 실버세대도 디지털 혁신 대상의 예외가 아니어서 점점 인공지능에 의한 돌봄서비스 제공, 원격의료 진료, 위급 시 디지털 서비스 지원 등이 많이 늘어날 전망이다. 실버세대를 위한 과학기술을 노인학(Gerontology)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인 ‘제론테크’라고 부르는데 이는 유망 산업으로 간주되고 있다.

최근 야당 당대표로 30대가 선출돼 큰 화제가 됐다. MZ세대 리더십이 우리나라에서도 현실화됐고, 당대표 비서실장은 경륜을 갖춘 58세여서 더욱 그랬다. 청년들의 주요 관심사인 취업, 창업, 결혼, 자녀양육, 가상화폐, 부동산, 성평등 등 세대 간 이슈가 중요해졌음을 엿볼 수 있다. 60~70대 전유물처럼 여겨졌던 정치적 리더십이 한 번에 30대로 내려오는 게 쉬운 변화는 아니다. 세상이 그만큼 엄청난 속도로 변하면서 기존 세대들에게도 적지 않은 변화를 요청하고 있다.

세대 간 변화를 보면서 상기할 점은 MZ세대와 실버세대의 중요성이다. 시대 변화를 가장 빨리 흡수하며 주도해 나가는 것은 MZ세대 몫이고, 장차 인구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며 사회적 영향력을 여전히 유지해 나가는 건 실버세대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MZ세대는 친환경, 사회안전 등을 중시하며 비대면 사회를 선호하고 소유보다 공유의 흐름을 추구하는 등 세상 변화를 리드하는 디지털 테크 세대다. 반면에 실버세대는 여전히 소비·여가·사회 활동을 활발하게 하는 액티브 시니어(Active Senior)들을 중심으로 고령사회를 지속가능한 사회로 바꿔나가는 주역들이다.

국가나 기업, 교회에서는 이러한 세대 간 변화를 면밀히 관찰하고 이에 따른 정책 수요 변화도 예측해 세대 간 갈등을 치유해 나가야 할 것이다. MZ세대는 실버세대의 손자뻘이다. 최근 은행 등 금융기관에서는 MZ세대 직원들이 나이 든 임원을 대상으로 정기 특강을 하기도 한다. Z세대가 주도하는 금융 시대에 MZ세대를 이해하지 못하면 경쟁력을 잃게 된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세대 간 격차가 커질수록 서로의 입장을 경청해 이해해 나가고, 더 나아가 세대 간 이슈를 하나님 앞에 내려놓고 기도해 응답받는 자세로 풀어나가면 어떨까.

윤만호 EY한영 경영자문위원회 회장

아직 살만한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