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구함 힘들었던 유년시절, 유도 애정 없었다면 불가능”

국민일보

“조구함 힘들었던 유년시절, 유도 애정 없었다면 불가능”

父 조병화씨 “성장위해 직접 지도”

입력 2021-07-30 04:05
동생과 포즈를 취한 조구함(뒤)의 어린 시절 모습. 아버지 조병화씨는 두 남매의 사진을 항상 갖고 다닌다. 조병화씨 제공

조구함(29)이 29일 일본 도쿄의 닛폰부도칸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유도 남자 100㎏급 경기에서 아쉽게 금메달을 놓친 순간, 아버지 조병화(52)씨는 본가가 있는 강원도 춘천이 아닌 화천까지 차를 몰고 나와 휴대폰으로 홀로 경기를 지켜봤다. 수백 번, 아니 수천 번도 더 지켜본 아들의 경기지만 이날은 특히 더 가슴이 떨려서다.

조씨는 덤프트럭을 운전한다. 한때 가스 배달도 했다. 조구함이 초등학생이던 시절 아내와 갈라서 홀로 뒷바라지했다. 아들이 유도 선수의 길을 가겠다고 하자 고등학생 때까지 씨름 선수였던 조씨는 “운동선수는 너무 힘들다”며 만류했지만, 고집을 꺾지 못했다. 조씨는 “아들이 그 흔한 소풍이나 수학여행도 못가고 운동만 했다”며 “유도에 대한 애정이 없었다면 버티지 못했을 것”이라고 했다.

아들이 중학교 3학년 때 두각을 나타내자 조씨는 일도 멈추고 아들의 경기를 쫓아다녔다. 어머니의 공백을 느끼지 않도록 경기가 있으면 몸보신 음식을 사서 손수 끓여 먹였다. 조씨는 “쉽지 않은 일이었지만, 부모 마음은 다 똑같다. 모든 부모가 그렇게 했을 것”이라 했다.

아들의 성장을 위해 직접 지도도 했다. 자신이 못 이룬 꿈을 아들은 이뤄주길 바랐다. 아들에게 샅바를 채운 뒤 모래사장에 메치면서 아들이 상대 기술에 자연스레 반응하는 법을 체득하게 했다. 새벽에 자는 아들을 깨워 공동묘지에 데려다 놓고 온 적도 있다. 춘천시청 앞 광장에서 유도복을 입고 큰 소리로 자기소개를 시키거나 또래 여자들에게 말을 붙여보게도 했다. 담력을 키워주고 싶어서였다. 조구함은 “그땐 정말 이해가 안 됐지만, 큰 대회에서도 긴장되지 않을 땐 아버지께 정말 많이 감사했다”고 회상했다.

조씨는 최근 몇 달간 아들 얼굴을 제대로 볼 수 없었다. 조구함은 간절했다. 조씨는 “도쿄에 간 뒤 연락했는데, 구함이가 ‘아버지 미안한데 지금은 나 자신에게 올인하고 있으니 시합 끝날 때까지 아무 말도 하지 말자’고 했다”며 “얼마나 노력하는지 알고 있어 더 말하지 못했다”고 했다.

조씨는 고생한 아들을 떨어져 사는 아내, 막내딸과 함께 맞을 계획이다. 조구함은 흩어진 가족이 한자리에 다시 모이게 하는 역할도 한다. 조씨는 “오랜만에 아들 얼굴도 보고 못 가본 여행도 다니면서 함께 쉬고 싶다”고 말했다.

도쿄=이동환 기자 hu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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