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했던 ‘영적 소경’… 아름다운 주님 사랑 느끼고 시각·삶 바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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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했던 ‘영적 소경’… 아름다운 주님 사랑 느끼고 시각·삶 바뀌어”

[황인호 기자의 Song Story] 백승남 장신대 교수의 ‘오 아름다와’

입력 2021-09-03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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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남 장신대 교수가 지난달 24일 서울 광진구 장신대에서 ‘오 아름다와’ 곡에 담긴 20년 전 이야기를 말하고 있다. 강민석 선임기자

최근 막을 내린 CTS대한민국 K-가스펠 대회에서 최종 우승자만큼 화제가 됐던 팀이 있다. 3명의 시각장애인으로 구성된 찬양팀 ‘에필로그’였다. 이들이 경연 중 불렀던 ‘오 아름다와’ 영상은 1일 현재 30만회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오 아름다와 주님의 사랑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이라며 그들의 입을 통해 나온 고백은 많은 이들에게 울림을 줬다.

오 아름다와를 만든 백승남 장신대 교수도 이 영상을 봤다. 지난달 24일 서울 광진구 장신대에서 만난 백 교수는 “에필로그 팀이 부른 걸 봤는데 정말 감동이 됐다”며 “곡을 만들면서 하고 싶었던 얘기를 그 세 분이 잘 표현해주셨다. ‘하나님께서 이 곡을 이렇게 사용하시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백 교수는 오 아름다와를 20여년 전인 1998년 이탈리아에서 만들었다. 그는 이탈리아 곳곳에 있던 성당을 둘러보다 문득 거룩한 성전이 구경거리가 된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백 교수는 “어느 성당에 들어갔는데, 관광객들이 미사를 볼 수 있게 프로그램을 짜 놨더라. 강도들의 소굴이 돼 버린 예루살렘 성전처럼 이곳도 그냥 관광지가 돼 버린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며 “‘지금 이 성당’도 자기네들의 이권과 이익을 위해 예수를 이렇게 사용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마음이 너무 힘들고 아팠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깨달은 것이 유대인의 왕으로 오신, 우리의 왕으로 오신 예수님을 알지 못하는 ‘무지’였다. 그와 동시에 백 교수는 그럼에도 우리를 끝까지 놓지 않으신 주님의 그 크신 사랑이 느껴졌다고 했다. ‘무지한 우리 모두를 사랑한’이란 가사는 그렇게 쓰였다. 가사를 쓰면서 백 교수는 엎드려 울 수밖에 없었다. 백 교수는 “1987년 옹기장이를 만들고 10년 넘게 예수님을 전하는 찬양 사역을 했지만 나 역시 무지했다는 걸 그때 깨달았다. 영적인 ‘소경’이었다”고 말했다.

백 교수는 이토록 아름다운 주님의 사랑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다고 한다. 노래 제목을 오 아름다워가 아닌 오 아름다와로 지은 것도 이 같은 고민의 흔적이었다. 의도가 있는 틀림이었다. 백 교수는 “보통 우리가 생각하는 아름다움은 시각적인 부분, 미적인 부분에 국한되는데 예수님의 그 마음, 우리를 향한 그 내면의 아름다움을 좀 더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오 아름다와는 이듬해인 1999년 옹기장이 7집 앨범에 실렸다. 재밌는 것은 백 교수가 곡을 쓰고 가사를 붙였지만, 전체 곡의 프로듀싱은 그가 하지 못했다. 그해 그가 옹기장이 사역을 후배들에 물려주고 나왔기 때문이다. 백 교수는 “그해가 제 인생에서 변곡점이 되던 해였다”고 말했다.

당시 숭실대 교수였던 백 교수는 학생들과 함께한 영성훈련에서 자신의 밑바닥을 봤다. 영성훈련은 4박5일간 자신의 어두운 부분, 죄와 상처를 꺼내 치유하는 프로그램이었다. 마지막 날 그 죄와 상처를 자유롭게 고백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백 교수는 주임교수로서 맨 뒤에 앉아 있었다.




백 교수는 “과연 이걸 누가 나와서 할까. 학생들이 자신의 치부를 드러낼까 싶었다”고 했다. 아니나 다를까 처음 몇 분 동안은 조용했다. 그러던 중 어느 한 여학생이 나와서 자신의 죄를 고백했다. 그 뒤 봇물 터지듯 학생들이 나와 자신들만 알고 있던 상처를 드러냈다. 학생들의 고백은 새벽까지 이어졌다. 백 교수는 “그 누구도 정죄하는 이 없었다. 성령님이 그 밤을 그렇게 보내게 하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백 교수는 자신을 돌아보게 됐다. 어느덧 프로그램을 마무리할 시간이 다가왔는데 주임교수로서 자신도 죄와 허물을 토사해야 하지 않나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그렇게 망설이던 찰나 프로그램이 끝났다. 백 교수는 “집으로 왔는데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학생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인데 내 안에는 죄와 상처가 여전히 공개되지 않은 상태로 있는 게 힘들었다”고 말했다.

3일 밤낮 하나님께 죄를 고백했지만 마음에 풀리지 않는 게 있었다. 결국 그는 숭실대 채플 시간을 빌려 자신의 죄를 학생들에게 고백했다. 그러면서 모든 사역을 내려놓겠다고 했다. 학생들은 잠잠히 들었다. 백 교수는 “성령께서 그 자리에 함께하셨다고 믿는다”며 “그 일 이후 제 마음에 처음으로 평안함이라는, 자유함이라는 걸 알게 됐다”고 말했다.

백 교수는 그 뒤 4개월간 말씀만 보며 살았다고 했다. 그런데 그 즈음 질문을 하나 받았다. ‘예수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혀 죽은 적이 있습니까’ 하는 거였다. 함께 죽은 적은 없었다. 백 교수는 “십자가가 날 구원했다고 믿지만 난 죽은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그제야 ‘내가 잘못 알았구나’라는 게 온몸으로 느껴지면서 그날로 성경을 보는 시각이 바뀌고 삶이 바뀌었다”며 “이제는 내가 사는 것이 아니요 내 안에 그가 사시는 것이라는 말씀이 확 와닿았다”고 했다.

백 교수는 “하나님께서 이런 경험을 하기 전에 오 아름다와를 먼저 쓰게 하셨다”며 “미리 제게 나의 무지함을 알려 주셨고, 그와 더불어 그 크신 사랑을 보여주셨다”고 말했다. 그는 “오 아름다와가 나오고 20년이 흘렀지만, 그때 느낀 주님의 사랑은 지금도 동일하다. 오히려 더 풍성하고 견고해졌다”며 “어떤 것으로도 끊을 수 없는 그 사랑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모른다”고 전했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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