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달 둘째 주 목요일 광화문엔 10년 5개월째 전도특공대가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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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달 둘째 주 목요일 광화문엔 10년 5개월째 전도특공대가 뜬다

기감 남선교회 주최 ‘광화문 희망전도’ 앞장서 온 이원상 장로

입력 2021-09-09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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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기독교대한감리회 본부에서 만난 이원상 장로. 10년 넘게 ‘광화문 희망전도’를 이끌고 있는 이 장로는 “거리에 나설 때면 전도의 귀한 기회가 주어졌다는 생각이 들어 기쁨을 느낄 때가 많다”고 말했다. 강민석 선임기자

매달 둘째 주 목요일 저녁 6시 서울 광화문사거리에 가면 한 무리의 남자들을 만날 수 있다. 이들은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 본부 앞 희망광장에서 시민들에게 전도지를 나눠주는데, 전도에 나서는 인원은 적을 땐 10명, 많을 때는 50명에 달한다.

기감 남선교회 서울연회 연합회가 주최하는 행사의 이름은 ‘광화문 희망전도’다. 2010년 4월 13일 시작된 희망전도는 지난달 12일 100회째를 맞았다. 남선교회 회원들은 지난 10년 5개월간 덥거나 추워도, 비바람이 불거나 눈보라가 몰아쳐도 매달 한 번씩 광화문에서 노상 전도에 나섰다. 기감 서울연회 총무인 신현주 목사는 100회 기념 행사에서 이렇게 기도했다. “100회를 맞은 건 주님의 은혜와 사랑의 결실입니다. 희망의 전도를 통해 감리교회가 새로워지는 역사가 일어나게 해 주시옵소서.”

서울의 중심에서 예수 사랑을 외치다

이원상(60) 장로는 희망전도의 역사를 대변하는 인물이다. 그는 2010년부터 지금까지 희망전도와 관련된 거의 모든 걸 책임지다시피 했다. 행사가 있는 날이면 일찌감치 기감 본부에 도착해 전도 용품을 챙겼고, 참가자가 없을 땐 홀로 전도에 나섰다.

7일 기감 본부에서 만난 그는 “희망광장은 감리교 본부의 앞마당”이라며 “희망전도를 하는 날이면 본부 앞마당을 내가 지킨다는 뿌듯함을 느끼곤 한다”고 말했다.

이 장로가 광화문 노상 전도를 시작한 건 희망전도가 열리기 전인 2007년부터다. 당시 그는 기감 청장년선교회 서울연회 연합회 상임위원장을 맡고 있었는데, 기감 본부 1층에 있는 동화면세점에서 이상한 광경을 봤다. 이단으로 짐작되는 사람들이 외국인 관광객을 상대로 전도를 하고 있었다. 그는 “본부 앞에 사이비 종교 집단이 활개를 치는 걸 보니 기분이 안 좋았다. 직접 나서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기독교대한감리회 남선교회 서울연회 연합회 등에 소속된 성도들이 지난달 12일 100번째 ‘광화문 희망전도’를 맞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원상 장로 제공

그는 청장년선교회 회원들과 노상 전도를 시작했다. 하지만 전도 열기는 금방 시들해졌다. 열심히 전도에 나서던 사람들이 하나둘 사라지기 시작하더니 결국엔 행사를 지속할 수 없는 상태가 돼버렸다. 2010년 4월, 이 장로는 당시 남선교회 회장이던 염영식 장로를 만나 이런 대화를 나누었다고 한다.

“본부 앞 전도 행사는 왜 이제 안 하는 건가요. 참 보기 좋았는데 말이죠.”(염 장로)

“비용도 들고, 힘들고, 참여율도 미미해서 못 하게 됐습니다.”(이 장로)

“그렇다면 우리 남선교회에서 지원할 테니 다시 시작해 봅시다.”(염 장로)

그렇게 전도는 다시 시작됐다. ‘광화문 희망전도’라는 이름이 붙은 것도 이때부터다. 이 장로는 희망광장에 테이블을 놓고, 간단한 다과를 준비해 시민들을 맞았다. 코로나19가 확산된 다음부터는 시민들에게 다과 대신 전도지와 마스크, 마스크 스트랩을 건네고 있다.

“전도를 하고 있으면 먼발치에서 저희를 바라보는 사람들이 있어요. 처음엔 그런 사람들이 신경 쓰였어요. 그런데 이런 분들이 행사가 끝나면 다가와서 돈을 건네더군요. 일종의 헌금인 셈이죠. 그럴 때면 묘한 보람을 느끼곤 해요.”

광화문 전도 축제를 꿈꾸다
희망전도 초창기인 2010년에 촬영한 노상 전도 사진. 이원상 장로 제공

희망전도는 2010년 4월부터 지금까지 한 번도 취소되거나 연기된 적이 없다. 폭우가 쏟아져 거리에 나설 수 없을 땐 본부 1층 로비에서 오가는 사람들에게 전도지를 나눠줬다.

이 장로는 현재 서울 충무로에서 보험 대리점을 운영하고 있다. 노상 전도를 하면 마주할 수밖에 없는 사람들의 냉대와 무시를 그는 보험 업무에 빗대 이렇게 설명했다.

“보험 영업을 해보면 알아요. 100명을 만나 고객 1명만 유치해도 큰 성공이라는 걸요. 전도 역시 마찬가지예요. 100명한테 다가가면 전도지 받는 사람은 5명 정도밖에 안 돼요. 그러나 보험 영업으로 따지면 이 정도도 큰 성과라고 할 수 있어요.”

이 장로는 희망전도가 온전히 자신의 힘으로 지속된 건 아니라고, 100회를 맞은 건 남선교회 성도들과 함께 일군 성과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남선교회 회원들께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러면서 “기회가 된다면 광화문에서 전국 각지에서 전도를 열심히 하는 성도들이 모여 전도 축제를 열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이 장로는 앞으로도 매달 둘째 주 목요일이면 광화문사거리로 향할 계획이다. 101번째 희망전도는 9일 저녁 6시에 열린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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