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사설] 영산 조용기 목사를 하나님 품으로 떠나보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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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사설] 영산 조용기 목사를 하나님 품으로 떠나보내며

입력 2021-09-15 04:02 수정 2021-09-15 04:02
국민일보DB

국민일보 설립자이자 20세기 세계적 복음 전도자로 존경받던 조용기 여의도순복음교회 원로목사가 14일 별세했다. 고인은 하나님의 품으로 되돌아갔지만, 기독교계는 또 한 분의 귀한 영적 지도자를 잃었다. 한국은 물론 지구촌 곳곳의 기독인, 그를 기억하는 모든 이들과 더불어 고인을 떠나보내는 깊은 아쉬움을 나누고자 한다.

기독교계 귀한 영적 지도자 잃어

조 목사는 빌리 그레이엄 목사와 함께 손에 꼽히는 복음 전도자였다. 1958년 5월 서울 은평구 대조동 천막교회에서 목회를 시작한 뒤 30여년 만에 78만명의 성도를 결집하는 폭발적인 부흥을 이뤄냈다. 73년 헌당예배를 올린 여의도순복음교회는 세계 최대 교회로 자리매김했다. 고인은 오산리최자실기념금식기도원과 국제교회성장연구원 등을 통해 성령운동을 주도하고 교회 부흥의 원리를 전 세계와 공유했다. 아호 영산(靈山) 그대로 그는 영적 성장을 떠받치는 큰 산이 됐다.

조 목사는 80년대 이후 해외 선교를 강화했다. 아프리카 인도 남미 일본 등 세계 곳곳에서 주도한 성회에는 군중이 운집했다. 92년 러시아 모스크바 대성회엔 4만명이 모여 1만5000여명이 결신했고, 97년 브라질 상파울루에서는 150만명이 참석하는 기적을 보여줬다. 그는 71개국에서 개최한 370여 차례 성회를 통해 1500만명에게 복음을 전하고 해외 교회 1194곳을 개척함으로써 세계 성회 부흥의 중심에 우뚝 섰다.

조 목사는 전인 구원의 사역에도 힘을 기울였다. 굿피플, 사랑과행복나눔재단, 심장병어린이돕기, 영산조용기자선재단, 엘림복지회 등을 통해 인권 및 환경과 관련한 사회 활동을 펼쳤고 아동과 청소년, 노인을 위한 맞춤형 복지의 틀을 제시했다. 순복음교회 성도들이 팔을 걷어붙이고 너도나도 헌혈에 나섰던 광경은 사회적 책임의식과 공동체 정신을 교계와 우리 사회에 환기했다. 또 신앙계와 FGTV, 굿티비 기독교복음방송 등을 설립해 문서 및 방송 선교에도 진력했다. 88년 하나님의 명에 따라 창간한 국민일보를 2006년 공익법인인 국민문화재단을 통해 한국 기독교계에 헌납함으로써 하나님의 선한 일꾼임을 보여줬다. 고인은 한세대와 순복음영산신학원, 미국 베데스다대 등을 설립해 교육에도 헌신했다. 남북문제에 깊은 관심을 갖고 평양 조용기전문심장병원 설립 추진 등 대북 인도적 지원 활동에 앞장섰다.

‘희망·긍정’ 65년 이어온 목회 인생

고인의 86년 삶과 65년 목회 인생을 관통한 것은 희망과 긍정의 신앙이었다. 고인은 요한3서 1장 2절 “사랑하는 자여 네 영혼이 잘됨같이 네가 범사에 잘되고 강건하기를 내가 간구하노라”를 가장 사랑해 평생 묵상했다. 예수를 믿어 영혼이 잘되고 범사가 잘되는 삶을 살며, 구원받은 성도가 질병의 고통에서 해방돼 강건하게 된다는 삼중축복을 역설했다. 2018년 2월 4일 예배에서는 “꿈을 가슴에 품고 그 꿈이 이루어진 모습을 바라보며 늘 긍정적인 믿음의 선언을 할 때, 꿈이 이루어지는 것입니다”라고 강조했다.

일상의 언어로 어려운 신앙의 원리를 쉽게 설명하는 조 목사 특유의 달변은 대중의 마음을 열었다. 확신에 찬 신앙고백과 영적 각성을 설파한 사자후는 6·25전쟁 직후 절망에 빠진 민중의 심금을 울렸다. 개발시대 이후 영적 공백으로 빠져드는 한국 사회를 향해 혼돈의 3차원 세계를 지배하는 4차원 영적 세계의 문을 열기 위한 영성을 강조했다. 고인은 지난해 7월 19일 마지막이 된 설교 ‘예수님과 강도’에서 전 세계가 코로나19로 인해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는 이때 물질만능주의의 삶을 청산하고 하나님을 섬길 것을 역설했다.

한경직 강원룡 옥한흠 하용조…. 한국 교회는 고인에 앞서 많은 교계 원로들을 떠나보냈다. 하지만 그들이 남긴 족적과 영적 각성은 교계의 큰 자산으로 남아 우리 사회를 깨우치고 선한 곳으로 이끄는 역할을 멈추지 않는다. 이들의 발자취 위에 더 새롭고 뚜렷한 흔적이 더해질 것임을 우리는 믿어 의심치 않는다.

고인 뜻 이어 밝은 새벽 만들어가야

오늘 조 목사를 홀연히 하나님 곁으로 되돌려 보내면서 우리는 큰 슬픔과 동시에 미래에 대한 희망과 비전을 공유하고자 한다. 코로나19 사태로 대면 예배가 축소·중단되면서 교회로부터의 원심력이 커지는 상황에서 그의 떠남은 큰 손실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고인이 전후의 궁핍 속에서 믿음의 힘을 결집시켰듯 우리도 분열과 반목, 불신과 패덕이 기승을 부리는 이 어두운 시대를 물리치고 밝은 새벽을 반드시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확신한다. 고인이 이 땅에서의 노고와 무거운 짐을 벗고 하나님 품에 평안히 깃들기를 기도하며, 믿는 이들의 슬픔이 잦아들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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