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와의 만남-신재웅 목사] “교회, 젊은 세대 공감·위로하는 사역 먼저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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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와의 만남-신재웅 목사] “교회, 젊은 세대 공감·위로하는 사역 먼저해야”

‘페이지 처치2-쓰러진 김에 엎드려 하나님을 만났다’ 펴낸 신재웅 목사

입력 2021-09-24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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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웅 한사랑교회 청소년 담당 목사가 지난 10일 서울 양천구 교회 앞에서 다음세대를 향한 공감과 위로의 중요성을 말하고 있다. 강민석 선임기자

“다윗은 골리앗을 이길 수 없었다. 하나님의 자녀 다윗은 골리앗을 이겼다. 모세는 홍해를 가를 수 없었다. 하나님의 자녀 모세는 홍해를 갈랐다. 베드로는 병을 치유할 수 없었다. 하나님의 자녀 베드로는 걷지 못하는 자를 걷게 했다.”

‘페이지 처치2-쓰러진 김에 엎드려 하나님을 만났다’(규장)의 저자 신재웅(39) 목사의 글 일부다. 문장의 일정한 자리에 같은 음이 나는 단어를 배치한다. 힙합에선 이를 ‘라임’이라고 부른다. 문장을 짧게 끊고, 형식은 물론 의미까지 대칭을 이루게 하면 메시지가 더욱 강력해진다. 신 목사가 SNS 인스타그램 ‘페이지 처치’ 계정을 통해 매일 5만여명 팔로워에게 보내는 글이 이렇다.

책 사진 왼쪽부터 '페이지 처치1·2' 표지.

지난 1월 ‘페이지 처치-구겨진 종이에도 최고의 이야기를 쓰시는 하나님’(규장) 발간에 이어 7개월 만에 두 번째 책을 낸 신 목사를 지난 10일 서울 양천구 한사랑교회에서 만났다. 신 목사는 한사랑교회 청소년 담당 부목사다. 동시에 퇴근 후 인스타그램 ‘페이지 처치’에 매일 묵상의 글을 올리는 사역을 한다.

“2019년 7월 페이지 처치를 시작했습니다. 웹 페이지에 세워진 교회란 의미입니다. 물론 지역 교회의 온전함을 담을 순 없습니다. 하지만 젊은 세대가 음식 사진 등 일상을 공유하는 인스타그램 공간에 하나님 이야기가 나온다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게 예배의 자리가 될 수도 있고, 넓은 의미의 교회일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코로나19로 일상이 차단된 상황에서 도움이 됐다는 말씀을 듣습니다. 한 중국 유학생은 인터넷 통제가 심한데 인스타를 통해 예배드릴 수 있었다고 말해 기뻤습니다.”

첫날 3명으로 시작한 인스타그램 팔로워는 첫 책을 낸 지난 1월엔 3만명, 지금은 5만4000명까지 늘어났다. 구겨진 종이 사진을 배경으로 한두 문장씩 쓰인 사진을 하나씩 넘기며 읽고 묵상하는 형태다. 영상과 사진이 주종인 인스타그램에서 문자 본연의 내용으로 선한 영향력을 미친다. 책은 이 가운데 에센스만 모아 발간한 것이다.

장문의 댓글이 달리는 등 반응이 뜨거웠던 글은 ‘나는 이중직 목사였다-목사의 비정규직 체험기’였다. 경기도 연천의 한 부대 군인교회를 자비량으로 섬기던 시절, 신 목사는 독서지도사 자격증을 따 지역 아동을 위한 계약직 논술 교사로 일한다. 주일엔 대중교통을 다섯 번씩 갈아타고 가야만 만나는 부대 장병들을 섬기고, 주중에는 인천에서 일을 해 생계를 잇던 시절이었다. 신 목사는 “‘우리 성도들이 정말 힘들게 사는구나. 주중에 힘들게 일하다 주일날 교회에 와서 봉사하는 것이 정말 중요한 헌신이구나’하고 깨달았다”고 말했다. 목회와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사회생활, 그것도 비정규 계약직에 눈치 보기와 험담 참아내기 등이 가장 귀한 목회적 자산이 됐다고 했다.

신 목사는 마찬가지 눈으로 교회의 다음세대를 바라봐 달라고 당부했다.

“예전 어른들도 고생하셨지만 지금 세대보다는 상대적으로 보상이 가능했습니다. 대학을 졸업하면 취업과 내 집 마련이 가능했으니까요. 지금 청년들은 당시보다 스펙 면에서 비교할 수 없이 월등한데, 보상이 전혀 없습니다. 어른들 말 듣고 힘들게 노력하면서 살아왔음에도 취업과 결혼과 주택마련 등이 모두 막혀있습니다. 무조건 열심히 하라는 게 도움 돼지 않습니다. 교회에서도 젊은 세대를 이해하고 인정해 주고 위로해 주는 것이 먼저입니다. 페이지 처치에서도 공감과 위로를 표하는 글이 반응도가 높습니다.”

페이지 처치 팔로워의 90%는 44세 이하다. 지역 교회에서 점점 사라져가는 젊은 세대들이 인스타그램 등 SNS에는 몰려있다는 이야기다. 신 목사는 젊은 세대들에게 교회가 ‘플렉스’(Flex·자랑한다는 힙합 용어)의 대상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인스타그램을 하는 지금 세대는 형식보다 본질과 가치를 중시합니다. 자기한테 가치가 있으면 가난할지라도 명품 가방을 사고 해외여행을 다녀옵니다. 그리고 그걸 플렉스 합니다. 교회가 그렇게 다가갈 수 있어야 합니다. 청년들이 스스로 가치 있게 보일 수 있도록, 예수님을 닮아 멋진 삶이 되도록 교회가 이끌어줘야 합니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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