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년간 10000번 매일 새벽예배·감사헌금을 드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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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년간 10000번 매일 새벽예배·감사헌금을 드리다

익산삼일교회로부터 기념패 받은 이태주 장로

입력 2021-10-12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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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주 익산삼일교회 장로가 교회에서 이 장로의 헌신을 기억하기 위해 만든 기념패를 들고 미소짓고 있다. 익산삼일교회 제공

서울에서 공방을 하는 심현규 작가는 최근 익산삼일교회로부터 기념패를 만들어 달라는 의뢰를 받았다. 기념패 주인공의 사연을 들은 심 작가는 기차 철로 받침목에 십자가를 얹고 그 주위로 1만개의 못을 박아 기념패를 제작했다.

이 기념패는 지난 3일 익산삼일교회 이태주(69) 장로에게 전달됐다. 이 장로는 27년간 하루도 빠짐없이 매일 하나님께 헌금을 드려왔다. 그 횟수가 1만번이었다. 교회는 그런 이 장로의 헌신을 어떻게 하면 오래 기억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 이렇게 기념패를 마련했다.

사실 이 장로가 드린 ‘일만번제’는 헌금이 전부가 아니었다. 그가 하나님께 드린 건 예배였다. 지난 6일 국민일보와 인터뷰에서 이 장로는 ‘일만번제’를 드리기로 마음먹은 그 첫날을 어렵지 않게 떠올렸다. 그는 “새벽예배를 꼭 드리고 싶었다. 매일 예배를 드렸고, 예배하면서 헌금을 드렸다”며 “부끄럽지만 예배를 드리는 사람이라면 헌금을 해야 된다는 그런 마음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 장로의 헌금 횟수는 새벽예배를 드린 날과 같았다. 27년 넘게 새벽예배를 빠진 날은 한 손에 꼽을 정도였다. 그마저도 총회 참석 등이 이유였다. 이 장로는 “처음엔 한 달, 그리고 석 달, 그러다 지금은 은퇴하신 원로목사님께 가서 일만번제를 드리고 싶다고 했다. 그렇게 시작한 것 같다”고 전했다.

이 장로는 늘 새벽예배 때 드릴 헌금을 미리 준비해 놨다. 가장 빳빳한 돈을 흰 봉투에 넣어 숫자를 적었다. 진영훈 익산삼일교회 담임목사는 그 봉투에 짤막하게 글을 남겨 보관했다. 9999번째 헌금엔 ‘에벤에셀’, 1만번째 헌금엔 ‘여기까지 도우신 하나님’이라고 썼다.

일평생 농사일을 해온 이 장로는 안 믿는 가정에서 홀로 신앙을 키웠다. 가정 형편상 중학교까지만 나온 이 장로에게 교회는 유일한 배움터였다. 그는 “그때 맘속으로 ‘친구들아 너희들은 학교 가서 배워라. 나는 교회 가서 배우련다’ 그랬다”고 말했다.

지금은 이 장로를 시작으로 가족이 다 신앙을 갖게 됐다. 이 장로는 “어머니께서 신앙생활을 뒤늦게 시작하셨는데, 교회 가지 않을 때도 저보곤 꼭 새벽예배는 가야 한다고 말씀하셨다”며 “왜 그러시냐고 물으니 ‘안 믿는 사람도 아침에 일어나면 아버지 어머니께 인사를 하고 하루 일과를 시작하는데, 믿는 사람이라면 하나님께 기도하고 일과를 시작해야 하지 않겠느냐. 그렇지 않고는 교인이 아니다’고 하셨다”고 전했다.

이 장로는 여전히 새벽에 일어나 가장 먼저 하나님께 문안인사를 드린다. 한 달이 석 달이 되고, 석 달이 27년이 됐듯 하루 주어진 삶에 감사하고 또 그 하루를 주의 은혜 가운데 거하게 해 달라고 기도한다.

이 장로의 기념패를 제작한 심 작가는 작업 후 소회를 글로 남겼다. 그는 기념패 나무를 철로침목으로 한 건 “장로님께서 걸어오신 삶과 같지 않을까 싶어서였다”고 했다. 모난 돌 자갈 위에 놓인 침목처럼 레일 위로 지나는 기차의 중량감을 굳건하게 버틴 이 장로의 모습이 그려졌다고 한다.

못의 개수를 세는 데 총 5시간이 걸렸고, 못 박은 시간만 15일 정도 걸렸다. 못 박는 작업이 쉽지 않아 포기할까 싶었지만 ‘기도를 쉬지 않는 분도 있다’ 생각하며 작업을 마쳤다고 했다. 그는 “이 장로님의 기도 여정을 생각해 보며 저 자신을 깊게 들여다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전했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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