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사랑·나라 사랑을 말하다… 지금 꼭 읽어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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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사랑·나라 사랑을 말하다… 지금 꼭 읽어야 하는 이유

[내 인생의 책] ‘보리울 1·2-한서 남궁억의 생애를 통해 본 질곡의 근현대사’(윤형섭 지음)

입력 2021-10-15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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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시절 저는 성경을 스승으로 삼았습니다. 복음서를 읽으면서 예수님의 가르침에 감격했고, 구약의 예언서를 읽으면서 사회 현실에 눈뜨게 되었습니다. 성경을 읽고 스스로 교회에 나갔고, 한국신학대학(현 한신대)에 진학하기로 결심했습니다. 성경은 저에게 교회를 사랑하는 마음과 민족을 사랑하는 마음을 심어 주었습니다.

성경이 가르쳐 주는 ‘신앙과 애국’을 겸한 인물이 없을까 늘 궁금해하다가 한서 남궁억 선생님을 주목하게 되었습니다. 찬송가 580장 ‘삼천리 반도 금수강산’의 작사자이죠. 선생님에 대해서 자세히 알고 싶었지만 의외로 자료가 거의 없었습니다.

십수 년 전 우연히 강원도 홍천을 지나는 길에 ‘한서남궁억기념관’을 들렀습니다. 거기에서 선생님의 일대기를 정리한 책, ‘보리울’ 두 권을 받아든 저는 가뭄에 단비를 만난 듯이 기뻤습니다. 이 책은 선생님의 생애를 시대적 상황에 따라 이야기식으로 엮어 놓았습니다.

남궁억 선생님은 보기 드물게 신앙과 애국을 겸비한 분입니다. 젊은 시절 기독교 신앙을 받아들인 후 평생토록 변함없이 신앙생활을 했습니다. 홍천 모곡리(보리울)에 낙향한 후 사재를 털어 모곡교회를 세웠고, 새벽에 일어나면 성경을 한 장 읽은 다음에 역사책을 읽었습니다. 매일 가까운 유리봉 꼭대기에 올라가서 하나님께 기도를 드렸습니다.

선생님의 나라 사랑도 각별했습니다. 독립협회 활동으로 시작해 황성신문 사장으로 언론 활동을 펼쳤고, 우리나라 역사를 가르치기 위해 역사책도 여러 권 써냈습니다. 무엇보다도 무궁화를 통해 동포들에게 나라 사랑의 마음을 심어주려고 애썼습니다. 무궁화 자수를 가르쳐 주고, 무궁화 묘목을 전국에 보급했고, 무궁화 노래도 많이 지었습니다. 지금도 아이들이 즐겨 하는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놀이도 선생님이 퍼뜨린 것입니다.

기념관에 전시된 유품 중 성경 말씀을 한글 붓글씨로 쓴 병풍을 보고 가슴이 뛰었습니다. 병풍 속에서 선생님의 교회 사랑과 나라 사랑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선생님은 77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할 때까지 신앙과 애국의 외길을 걸어갔습니다. 한때 독립을 외치던 많은 이들이 변절하고, 절친했던 윤치호와 장지연까지 친일로 돌아섰지만, 선생님은 꿋꿋하게 지조를 지켰습니다. 1960년에 나왔던 ‘한서 남궁억의 생애-불굴의 얼’이라는 책도 최근 새롭게 편집됐으니 같이 읽어보면 좋을 듯합니다.

오종윤 목사(군산 대은교회 '누가복음에 풍덩'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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