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K 돌봄은 선교사 부모·교회·선교단체가 함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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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K 돌봄은 선교사 부모·교회·선교단체가 함께해야”

위기에 처한 MK 위기관리 포럼
선교사 자녀 사례·예방법 논의

입력 2021-10-20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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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위기관리재단이 19일 서울 서초구 국민외교센터에서 진행한 ‘위기에 처한 MK위기관리 포럼’에서 참석자들이 발언하고 있다. 신석현 인턴기자

선교사 자녀(MK)인 A씨는 초등학교 3학년 때 부모를 따라 한국을 떠났다. 5개국, 10개 학교를 옮겨 다녔고 그때마다 영어 프랑스어 아랍어 등 언어도 달라졌다. 진짜 어려움은 중학교 2학년 때 시작됐다. 교육 여건 때문에 홀로 S국으로 떠났다. 어린 나이에 혼자 살아야 하는 불안감, MK라는 타이틀의 무게는 스트레스로 다가왔다. 우울증 폭식증 대인기피증이 생겼다. 결국 고등학교 2학년 때 한국으로 돌아왔다. A씨는 “살고 싶지 않았다. 사람이 무서워 집 앞 슈퍼도 못 갔다”고 했다.

한국위기관리재단이 19일 서울 서초구 국민외교센터에서 진행한 ‘위기에 처한 MK위기관리 포럼’은 MK 위기 사례를 공유하고 해결 방법과 예방법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전호중 대표는 “선교지에서는 다양한 위기 상황이 발생하는데 MK도 위기에 노출된다. 코로나19는 위기를 가중시켰다”며 포럼의 취지를 밝혔다.

포럼에는 에이레네 카운슬링 유희주 소장, GBT멤버케어 한혜진 팀장, MK빔 최성경 간사와 VMK 강아론 간사 등 4명이 패널로 나섰다. 유 소장을 제외한 3명은 MK다. 최성경 간사는 사례자로 소개된 A씨다.

최 간사는 “한국에 들어왔을 때 부모님도 1년간 안식년을 가지며 내 안의 분노와 화를 받아주셨다”면서 “지금도 나와의 싸움은 계속되고 있지만, 하나님의 조건 없는 사랑을 경험했고 MK를 위로하는 길을 가게 됐다”고 설명했다.

강아론 간사는 소속 단체인 VMK의 6단계 MK위기관리 프로세스를 소개했다. VMK는 한 MK의 자살 소식을 접한 MK들이 2015년 자발적으로 모여 만들었다. 강 간사는 “MK 위기상황을 인지하면 위기관리 담당자와 전문가가 1, 2차에 걸쳐 진단한다”면서 “도움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당사자와 부모에게 사실을 알리고 치유 과정을 거치도록 돕는다”고 말했다.

유희주 소장은 MK들을 상담한 내용을 토대로 “MK들은 ‘말해도 소용없다’ ‘내가 아니라도 부모님은 힘들다’는 생각을 갖고 있어 자기 문제를 쌓아두게 되고 위기를 겪는다”고 진단했다.

패널 발표 후엔 소그룹 토론이 진행됐다. 공통된 의견은 MK 돌봄은 MK는 물론 부모인 선교사, 한국교회와 선교단체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는 점이다. 한국세계선교협의회 법인이사인 주사랑선교교회 이여백 목사는 “MK 위기관리 매뉴얼을 만들고 MK를 위한 훈련 프로그램을 만들어 공유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미주GMP 노승희 대표는 MK 관리를 위해 사역 현장과 파송 단체 간 네트워크 구축을 강조했다. 한혜진 팀장은 “선교사는 부모로서 역할을 해야 한다. 선교지로 나가기 전, 어떤 곳으로 가고 무엇을 준비해야 하며 사역지에서 어떤 걸 감수해야 하는지 등을 충분히 얘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 간사는 “어릴 때부터 말씀을 공급받은 MK는 위기 상황에도 회복의 속도가 빨랐던 만큼 신앙 무장 노력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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