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탄 한 장으로 6시간 온기… 따뜻한 기적 함께 나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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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탄 한 장으로 6시간 온기… 따뜻한 기적 함께 나눠요”

밥상공동체·연탄은행 허기복 목사

입력 2021-10-22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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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탄은행 대표 허기복 목사가 지난 16일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 개미마을에서 여전히 도움이 필요한 연탄 사용 가구가 많다며 관심을 호소하고 있다. 강민석 선임기자

밥상공동체·연탄은행 대표인 허기복 목사는 1998년 강원도 원주 쌍다리에서 무료급식을 시작한 뒤 2002년부터 연탄 나눔을 하고 있다. 허 목사를 지난 16일 2021 연탄 나눔 재개식이 진행된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 개미마을에서 만났다. 그동안 밥상공동체·연탄은행은 도움이 필요한 이웃을 위해 6804만장의 연탄과 131만명분의 무료급식을 나눴다.

-봉사자와 후원 모두 감소했다는데.

“코로나19 여파로 연탄 후원과 봉사자가 2019년과 비교해 각각 42%, 73% 이상 줄었다. 감염병 확산을 막기 위해 거리 두기를 하다 보니 봉사자가 주는 게 이해는 되지만 안타깝다. 이럴 때일수록 작은 관심이 중요하다. 갑자기 추위가 시작되면서 외상으로 연탄을 확보하는 지역까지 생기고 있다. 마태복음 5장 13~14절에는 ‘소금과 빛’ 비유가 나온다.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니 소금이 만일 그 맛을 잃으면 무엇으로 짜게 하리요 후에는 아무 쓸 데 없어 다만 밖에 버려져 사람에게 밟힐 뿐이니라. 너희는 세상의 빛이라 산 위에 있는 동네가 숨겨지지 못할 것이요”라는 내용이다. 성경 말씀대로 실천하고 헌신해야 한다.”

-이번 캠페인 주제가 ‘따뜻한 대한민국 만들기, 3일을 책임집시다’이다.

“1명의 후원자가 각 가정에서 3일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연탄 20장을 책임지자는 의미다. 연탄 한 장 가격은 800원으로 한 명이 1만6000원만 기부하면 된다. 내년 3월까지 진행되는 캠페인 기간 필요한 연탄이 250만장이다. 연탄 한 장의 무게가 3.65㎏이다. 이 연탄이 6시간 동안 열기를 낸다. 1000원이 안 되는 돈으로 온정을 나눌 수 있다. 관심을 기울이고 사랑을 나누자.”

-연탄 사용 가구가 줄어든다는 소식도 있다.

“그렇다. 절대 수는 줄고 있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어려운 분들의 형편이 나아져서 그런 건 아니다. 연탄을 사용하는 달동네가 재개발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 통계에서 사라지는 가장 큰 요인이다. 게다가 연탄을 사용하던 고령의 주민들이 요양원 같은 시설에 입소하면서 감소하기도 한다. 결국 긍정적 원인으로 인한 감소가 아니다. 연탄 나눔 활동을 하면서 사회 양극화를 체감한다. 현장을 돌아본 6개월 동안 많이 울었다. 서울에만 1700가구가 연탄으로 겨울을 난다. 사랑은 관심으로 이어지는 법이다.”

-교회들도 많은 관심을 두고 있는가.

“그렇다. 교회들이 매년 도움을 주고 있다. 감사한 일이다. 무엇보다 청소년과 개척교회, 농촌교회의 관심이 꾸준히 이어진다. 추수감사절이나 성탄절 헌금으로 연탄 1000장 후원하는 형편이 어려운 교회들도 많다. 눈물 나게 감사한 일이다. 물론 1만장 이상 연탄을 보내주는 교회들도 있다. 코로나19 중에도 조금씩 후원이 늘고 있는 편이다. 지면을 통해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

-24년 동안 봉사하는 삶을 사셨다.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해 시작한 일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내게 돌아오는 하나님의 응답과 축복이 크다는 걸 깨달았다. 이건 신앙인들이 느낄 수 있는 기적과도 같은 일이다. 나눔은 날 위한 축복의 선포와도 같다. 올겨울 800원으로 큰 사랑을 전하자. 꺼지지 않는 연탄불이야말로 시대의 영성이라고 생각한다. 함께하자. 참여해 달라.”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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