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의사도, CEO도… “그리스도 사랑 닮기 위한 도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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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의사도, CEO도… “그리스도 사랑 닮기 위한 도구죠”

[일과 신앙] 사회적 기업 대표이자 미 치과의사 민승기씨

입력 2021-11-19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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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치과의사 겸 사회적기업 ‘위드마이’ 대표 민승기씨가 최근 서울의 고등학교 학생을 대상으로 강의하고 있다.

미국 치과의사이자 ‘위드마이’ 대표 민승기씨는 매사에 나눔을 실천한다.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과 은혜를 닮아가기 위함이다.

민씨가 창업한 위드마이는 사회적기업(social venture)이다. 사회문제 해결을 목표로 하면서 혁신 기술 또는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수익도 추구하는 기업을 말한다. 즉 영리와 비영리 성격을 동시에 지닌 기업인 셈이다.

19일 서울 강남에서 만난 그는 “위드마이는 주로 치약과 칫솔, 치실, 비누 등 비건(Vegan) 브랜드 제품을 생산한다”며 “특히 친환경 치약은 미국의 환경 단체(EWG) 안전 인증 제품이다. 판매 수익의 일부는 필리핀 마닐라 외곽의 쓰레기 매립장이 있는 빠야따스 최성욱 선교사의 사역을 돕는 데 쓰인다”고 밝혔다.

그는 필리핀 유치원 ‘희망학교’ 설립을 후원했다. 이 지역 아동을 위한 도서실을 운영하고 장학금을 제공한다. 하와이 빈민가에서 치과 진료를 하며 봉사 활동의 기쁨을 맛봤다.

그는 봉사 활동에 나선 계기로 “봉사와 선교에 열심인 부모의 영향을 받았다”고 말했다.

“어릴 때 어머니를 따라 말레이시아 선교를 간 적이 있어요. 아이들이 삼삼오오 모여 본드를 흡입하는 걸 보고 충격을 받았습니다. 마을 지도자는 아버지가 치과의사라는 사실을 알고는 치과 치료를 해 달라고 간절히 도움을 요청하더군요. 그때 치과의사가 되면 더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치과의사의 꿈을 갖게 됐습니다.”

서울 성수동에 있는 한 스타트업의 최고제품책임자(Chief Product Manager)이기도 한 그의 첫 직업은 치과의사다. 그는 미국 존스홉킨스대 보건학과를 졸업한 뒤 뉴욕대 치대에서 치의학을 전공했다. 4대째 의사 집안으로 아버지는 서울 강남구 민치과의 민병진 원장이다.

어떻게 각 분야에서 경력을 쌓았는지 궁금했다. 그는 치과의사로, 브랜드 대표로, 그리고 스타트업 운영진 등으로 일하며 ‘제너럴리스트(generalist)’라고 불린다. 각 분야에서 경력을 쌓고 있는 것을 신기해하는 지인들이 붙여준 별명이다.

민승기 대표가 미국 워싱턴DC 주민에게 치과치료 봉사를 하고 있다.

그는 “오너십(ownership=주인의식)이 답”이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그는 “일반적으로 오너십이라고 하면 책임과 권한을 떠올리지만 올바른 오너십은 공감에서 나올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올바른 오너십을 가진 인재는 어떤 배경을 가졌는지 무관하게, 모든 곳에서 환영받을 수밖에 없다”며 “오너십이란 실제 주인, 즉 오너(owner·주인)의 비전과 고객의 니즈(needs·필요)를 깊이 이해하고 공감할 때 생긴다”고 설명했다.

“회사의 대표가 또는 상사가 어떤 비전을 가졌는지 알고 공감할 때 비로소 올바른 오너십이 생긴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책임감 있게 일한다고 해도 실제 회사의 비전과 일치하지 않는다면, 그건 올바른 오너십이 아닐 것입니다.”

잠시 숨을 고른 그는 자신이 왜곡된 오너십을 가졌던 일화를 소개했다.

“미국 병원에서의 경험입니다. 치과의사로 환자에게 친절히 설명하고, 가족을 대하는 마음으로 정성껏 치료했지만 실제 병원장이 바란 건 매출이었습니다. 어떻게 환자를 매출로만 생각하느냐고 불만을 토로했습니다. 지금 돌이켜보면 제가 그 병원에 맞지 않았던 거죠.”

위드마이 제품을 들고 포즈를 취한 민승기 대표.

그는 귀국해 ‘위드마이’를 직접 운영하며 오너십에 대해 생각할 기회가 많았다고 털어놨다.

“현재 함께하는 직원들은 CEO(최고경영자)인 제 마음을 정말 잘 헤아려 줍니다. 고객과 소통할 때 혹은 배송 실수로 문의가 들어왔을 때 주인의식을 갖고 어떻게 대답할지 생각하며 일을 진행하더군요. 절로 신뢰가 갔습니다(웃음).”

그는 서울 온누리교회에 출석한다. 사실 오너십 개념은 하나님 말씀인 성경에서 찾았다고 했다.

“마태복음 25장의 게으른 종은 주인과 공감하지 못하고 행동했기에 악하다는 책망을 들었습니다. 반면 다섯 달란트와 두 달란트를 받은 종은 주인의 마음을 헤아리고 공감하고 실행했기에 기쁨을 주고 더욱더 많은 것을 맡게 됐습니다. 나의 마음이 하나님의 마음과 일치할 때, 주님께서는 ‘마음을 시원하게 하는 얼음냉수 같은’(잠 25:13)자라 칭해주실 것이고 이것이 바로 크리스천의 소명일 것입니다.”

글·사진=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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