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강석 목사의 블루 시그널] 차가운 전략, 뜨거운 내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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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강석 목사의 블루 시그널] 차가운 전략, 뜨거운 내일

입력 2021-11-25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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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치사 최초로 30대 당대표로 선출된 이준석 대표는 ‘용광로(melting pot)’가 아니라 ‘샐러드 볼(salad bowl)’ 전략을 앞세웠다. 이미 십수 년 전부터 미국의 사회 변화를 빗대어 용광로 목회와 샐러드 목회를 언급한 나로서는, 역시 하버드대에서 공부한 젊은 정치 지도자의 탁견이라고 주목한 바 있다.

미국은 초기에 용광로 정책을 폈다. 원래는 다른 인종이나 사상, 문화를 인정하지 않는 단절과 폐쇄적 문화를 지향했다. 그런데 더 위대한 미국을 만들기 위해서는 한계가 있음을 직감하고 ‘샐러드 볼’ 정책을 펴기 시작했다. 그래서 다양한 인종과 계층이 미합중국이라는 보편적 가치 아래 모여 긍지와 자부심을 느끼고 상승작용을 일으키게 했다. 그 결과 오늘날 명실상부한 세계 최강 국가를 건설할 수 있었다.

이준석 대표도 처음에는 내외부에서 수많은 공격을 받았다고 한다. 그러나 그는 당대표로서 더 큰 미래를 바라보며 전략적 포석을 뒀다는 것이다. 바로 눈앞에 놓인 얕은 수만 보는 사람들은 한발 앞서 미래를 내다보는 전략적 포석을 하지 못하고 공격한다. 그러나 그런 것에 개의치 않고 인재 포지셔닝과 전략적 포석을 통해 여론의 반전을 이끌어갔다는 것이다.

나도 부족하지만 코로나19 정국에서 한국교회 미래를 위한 전략적 포석을 두기 위해 노력했다. 사실 내가 한국교회총연합 대표회장으로서 정부와 협상했을 때는 이미 기울어진 운동장이었다. 그리고 코로나19 여파로 한국교회를 향한 국민 여론이 극도로 날카롭고 예민한 상황이었다.

나는 미리 교회사 교수들과 의료 전문가들에게 자문한 바가 있었다. 교회사 교수들은 칼뱅의 구빈원과 쿼런틴(quarantine·격리) 시스템을 제안했고, 의료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상황이 단기간에 끝나지 않고 최소 2년 넘게 간다고 했다.

그래서 나는 최소한 2년여의 기간을 염두에 두고 전략적 포석을 두기로 했다. 칼뱅의 구빈원과 쿼런틴 시스템을 차용해 교회 안에 메디컬처치를 두고 선제적 방역을 철저하게 했고, 온라인(줌 포함)과 함께 현장예배의 등불을 결코 끄지 않았다. 나는 이것을 대면과 비대면이 서로 하나를 이루는 ‘하이브리드 처치’라고 명명했다.

그러나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하나님의 임재하심과 운행하심, 또 예배의 생명성과 신비감을 경험하고 체험할 수 있는 신령한 플랫폼의 세계다. 교회는 그 플랫폼을 통해 예배의 신비감과 생명 에너지를 지역사회와 불신자들에게 흘려보내야 한다고 생각하고, 그런 모델을 보여주고 길을 여는 ‘패스 파인더’가 되려고 했다.

이러한 전략을 가지고 때로는 정부를 압박하면서 현장예배를 회복시키기 위해 협상 테이블을 마련했다. 그런 과정에서 전략적 포석을 모르는 분들로부터 공격과 비난을 받기도 했다. 물론 그분들의 충정과 순수한 마음은 전적으로 이해하고 동의하나 지도자는 균형감각을 가져야 할 뿐만 아니라 반드시 미래를 바라보는 시각을 가져야 한다. 그래서 한국교회 전체를 바라보며 차가운 전략을 세웠고 가슴으로는 뜨거운 내일을 품고 또 품었다.

그 결과 한국교회는 국민의 심리적 저항과 여론의 공격을 받지 않으면서도 예배 회복의 탄력성을 가질 수 있게 됐다. 오히려 한국교회의 예배 회복 탄력성이 코로나로 인해 힘들어하는 사회 전 분야에 정서적 환기를 일으켰고 생명과 희망의 에너지를 불어넣었다. 지금도 나는 현재 상황보다 한국교회의 뜨거운 내일을 바라본다. 한국교회 연합기관이 하나 되는 것은 역사적 소명이며 시대적 과제다. 우리 모두 한국교회의 더 뜨거운 내일을 바라보며 차갑지만 전략적인 포석을 둬야 한다.

새에덴교회 한국교회총연합 대표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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