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 연합기관 연내 통합 사실상 무산

국민일보 미션라이프

교계 연합기관 연내 통합 사실상 무산

통합 조건 싸고 시각차 못좁혀
WCC 가입 교단·이단 시비 교단 논란
내년 추진 과제로 넘기기로
한교총 “통합추진위 만들 것”

입력 2021-11-25 03:02
  • 미션라이프 카카오플러스 친구등록하기
한교총 한교연 한기총 관계자들이 지난 10월 22일 서울 종로구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처음으로 기관 통합 준비위원회 모임을 갖고 통합 요건을 논의하고 있다. 국민일보DB

기독교계 3개 대표 연합기관인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대표회장 소강석 이철 장종현 목사) 한국교회연합(한교연·대표회장 송태섭 목사)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임시대표회장 김현성 변호사)가 그동안 논의해 온 통합이 내년 과제로 넘어갔다. 각 기관이 내세운 통합의 요구 조건이 이견을 좁히지 못한 데다 내부에서도 회의적인 목소리가 나왔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일부에선 통합이 물 건너 갔다는 얘기도 나온다.

한교총 소강석 대표회장은 23일 자신의 SNS에 “오늘 한교총 상임회장 회의와 임원회의를 마쳤다. 어려운 문제들을 숙고하고 대화해 합의된 안을 통과시켰다”며 “다만 아쉬운 것은 한기총, 한교연과의 통합을 이루지 못한 점”이라고 전했다. 이어 “한교총 상임회장 회의와 임원 회의에서 통합 추진은 다음 회기에도 꼭 하기로 결의했다”며 “미래발전위원회 대신 통합추진위원회(통추위)를 조직하기로 결의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한교총은 통합 추진을 담당했던 기관통합준비위원회가 정해진 기한 내에도 진척을 보이지 않자 활동을 종료하고 해당 안건을 미래발전위원회로 넘긴 바 있다. 한교연 관계자도 최근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통합은 현재로선 어려울 것 같다. 일부 회원 교단이 반대하는 등 의견 일치가 안 돼 추진할 여건이 안 된다고 본다”며 “다음 달 7일로 총회가 예정돼 있지만 (통합 논의는) 시기상조 아닌가 싶다. 내부에서도 거의 안 하는 분위기가 짙다”고 말했다.

한기총도 지난 11일 임원회에서 통합의 선결 조건으로 한교총이 내세운 이단 시비가 있는 7개 회원 교단의 행정 보류 및 이단대책위원회 재조사 건에 대해 3개 교단만 행정보류를 결정하는 등 반쪽만 수용한 데다 오히려 한교총 내 세계교회협의회(WCC) 가입 교단을 문제 삼으면서 통합 합의가 쉽지 않았다. 한기총은 당시 회의에서 한교총 회원 교단 중 교회일치운동을 펼치는 WCC에 가입된 교단은 기관 통합에서 배제해 달라고 요구하는 안을 통과시켰다. 한교총에서 WCC에 가입된 교단은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과 기독교대한감리회다.

이를 두고 한교총의 한 임원은 “한기총을 만든 고 한경직 목사조차도 WCC에 참여했던 만큼 문제가 없다”고 난색을 보였다. 게다가 예장통합이 한교총 내에서도 교단 규모가 가장 큰 교단 중 하나인 만큼 한기총의 요구는 무리라는 지적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교계 지도자는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각 기관에서 통합의 요구조건으로 내세운 것은 정말 한국교회를 사랑하고 공적 교회 마인드가 있다면 다 넘어갈 수 있는 사안”이라며 “통합에 준비가 안 돼 있고, 하고 싶은 마음이 없으니 핑계를 대는 것”이라며 안타까움을 내비쳤다.

한교총은 다음 달 2일로 예정된 정기총회에서 회원 교단의 뜻을 모아 통추위를 조직해 통추위가 전권을 갖고 통합을 추진하는 안을 심의할 것으로 보인다.

임보혁 기자 bossem@kmib.co.kr

갓플렉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