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변이 바이러스 잇단 등장에도 의료인력·병상확보 굼뜬 정부

국민일보

[사설] 변이 바이러스 잇단 등장에도 의료인력·병상확보 굼뜬 정부

입력 2021-11-29 04:03
인천국제공항 제1 여객터미널 입국장 TV에 28일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관련 뉴스가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와의 전쟁이 다시 위기를 맞았다. 전염력이 훨씬 강한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등장한 것이다. 변이가 또 발견되면서 세계 각국이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게다가 우리나라는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시행 4주 만에 예상을 뛰어넘는 심각한 상황을 맞고 있다. 28일 0시 기준 위·중증 환자 647명, 신규 사망자 56명으로 연일 최다 수치를 갱신 중이다. 병상가동률은 계속 높아져 수도권에서 입원을 기다리는 대기자가 1265명이나 된다. 대기자의 38.4%가 70세 이상이고, 기저질환자도 61.5%에 달한다. 안팎에서 몰아치는 위협에 맞서는 엄중한 상황 인식과 신속한 초기 대응이 절실하다.

정부가 오미크론 변이의 국내 유입을 막기 위해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8개국에 대한 입국 제한 조치를 곧바로 시행한 것은 적절했다. 이를 변이가 확인된 다른 국가로 확대하는 것을 주저할 이유도 없다. 새 변이에 대한 지나친 공포심은 도움이 안 되지만 과학적 분석에 근거한 대처 능력이 확보될 때까지는 해외에서의 유입을 선제적으로 차단할 필요가 있다. 오미크론 변이를 확인할 수 있는 새 유전자증폭(PCR) 검사법을 신속히 개발, 보급해 국내 유행 가능성과 파장을 정확히 판단하고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동시에 전 세계의 백신 동향을 주시하고 확보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영국, 브라질, 인도 등 곳곳에서 변이를 일으키며 인류를 위협했다. 남아공에서 발견된 오미크론 변이가 얼마나 위험한지, 앞으로 어떤 변이가 등장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결국 우리가 어떻게 대처하느냐의 문제인 것이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코로나19가 유행한 지 1년10개월이 되도록 병상과 의료인력 부족 해결에 접근조차 못하고 있다. 위드 코로나 시행을 앞두고 확진자가 1만명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예상했지만 대비는 턱없이 부족했다. 지난 여름 내내 현장 의료진은 “더 이상은 한계”라고 외치며 개선을 요구했지만 이들의 목소리는 정부의 K방역 홍보에 묻혀버렸다. 지금도 정부는 전국 병상가동률이 75%여서 여유가 있다고 말하지만 현장에서는 인력이 없어 가동률을 더 높일 수 없다고 아우성이다. 확진자 치료는 생활치료센터 중심으로 전환한다지만 재택환자에게 처방약조차 제때 전하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언제까지 개인의 사명감과 헌신에 의존할 것인가. 반창고만 붙이고 마는 임기응변을 버리고 공공보건의료의 낙후된 현실을 처음부터 따져봐야 한다.

아직 살만한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