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초광역 협력이 지역의 미래다

국민일보

[기고] 초광역 협력이 지역의 미래다

이용재 국가균형발전위원회 기획단장

입력 2021-12-07 04:03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명문 빅 클럽을 꼽자면 5개 팀으로 좁혀진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같은 연고의 맨체스터 시티, 이웃의 리버풀 그리고 런던에 위치한 아스날과 첼시다. 프로스포츠에서 빅 클럽의 조건은 성적뿐 아니라 강력한 팬덤과 뛰어난 맨 파워, 전폭적 투자에 있다. 그런 의미에서 수도가 아닌 잉글랜드 중북부 3개 구단이 빅 클럽에 포함돼 있다는 사실은 국가균형발전 관점에서도 흥미로운 일이다.

맨체스터와 리버풀은 광역권 지역발전 모델이기도 하다. 여러 지자체가 힘을 합쳐 공통의 경제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맨체스터는 인근 10개 시가 광역맨체스터협의회를 구성하고 금융, 생활과학, 문화미디어 등 신성장동력을 육성 중이다. 리버풀 역시 6개 지자체가 일자리, 관광, 대학 등의 분야에 집중 투자했다. 이런 지역 연계 기반의 광역권 공간 전략은 지역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새로운 전략이 되고 있다. 학계에서도 글로벌시티, 메가시티, 메가리전 등 다양한 광역권 협력 방안을 제시해 왔다. 미국은 10개 메가리전 구상을 통해 노동시장을 공유하고 행정구역을 넘어서는 초광역 경제권을 추진한다.

우리의 경우 서울 등 수도권 중심의 발전 전략은 이제 한계에 이르렀다. 인구의 반 이상이 수도권에 집중돼 있고 국가 경제의 수도권 집중도가 70% 이상인 상황에서 주택·교통·환경 문제로 서울의 경쟁력에 경고등이 켜지고 있다. 반면 지역은 수도권과의 성장 격차 증가세로 인해 지역산업·지방대학의 위기감이 커지고, 저출산·고령화와 청년의 수도권 이동 등으로 지역소멸 위험을 걱정할 정도다. 글로벌 경쟁력을 가진 선도형 경제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수도권 중심 일극 의존의 경제를 넘어 수도권과 지역 간 상생의 다극체제로 전환하는 전략이 요구된다.

지난 10월 정부는 새로운 국가균형발전을 위해 초광역협력 지원 전략을 발표했다. 우선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정책 추진을 위해 법적·재정적 지원 기반을 구축한다. 국가균형발전특별법을 개정해 초광역협력 사업의 추진과 지원 근거를 마련하고, 지역 주도로 마련된 초광역협력 계획은 국가균형발전 5개년 계획에 반영된다. 이를 차질 없이 추진하기 위해 국무조정실장이 총괄하는 범정부 초광역 지원협의회와 산하 분야별 4개 태스크포스를 구성하고, 내년 3월 출범 예정인 부울경(부산·울산·경남) 메가시티 지원 방안도 논의한다.

초광역협력이 지역의 미래 경쟁력이다. 광역권 협력을 통해 인근 지역끼리 새로운 혁신 전략을 마련하면 중앙정부는 적극 지원할 것이고, 서울보다 역동적인 거대 경제권이 지방에 생길 수도 있다. 앞서 사람과 자본, 지역 팬덤이 빅 클럽의 기준이라고 했다. 지역마다 인재가 모이고, 투자와 일자리가 만들어지고, 1시간 내 이동 가능한 생활권 조성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지역의 출현을 기대한다.

이용재 국가균형발전위원회 기획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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