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시평] 우리에게 대통령이란 무엇인가

국민일보

[경제시평] 우리에게 대통령이란 무엇인가

조장옥 서강대 경제학부 명예교수

입력 2021-12-07 04:07

다시 정치의 계절이다. 대통령을 뽑기 위한 공식선거가 곧 시작된다. 적어도 최근 몇 번은 대통령을 뽑을 때마다 환멸을 느꼈다. 큰 기대를 가지고 선출한 대통령마다 나라를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볼 수 없는 묘한 반복이 계속되고 있다. 어리석게도 가끔은 이 나라에 대통령이 과연 필요한 존재인지를 스스로 묻곤 한다.

그런 면에서 문재인 정권은 극단적이다. 온갖 감동적인 수사를 통해 등장하더니 5년 내내 적폐 청산, 부동산, 탈원전, 남북정상회담, 평화조약 타령이나 하다가 코로나로 방패 삼아 결국 끝나가고 있다. 무엇 하러 대통령이 되고 정권을 잡으려 하는지를 스스로 알지 못하고 권좌에 오른 전형적인 모습이다. 대통령이 한마디 하면 뭐 대단한 일이라도 벌어진 듯 소란을 떨지만 그사이 나라는 대통령이 아니라 그가 임명한 대리인들이 다스리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부동산이다. 김현미 전 국토교통부 장관, 그는 경제에 대한 인식이 전혀 없는 사람이다. 경제 문제를 규제와 억압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기묘한 존재이다. 스무 몇 개인가의 규제와 조치를 남발하고도 문제가 해결 안 되니 물러났다. 전체주의 사회에서나 가능한 조치들만 남발한 것이다. 국민들 가슴은 이 때문에 멍이 들었고, 젊은층은 분노하고 있다. 가장 쉽고도 거역할 수 없는 경제 원리인 수요 공급조차 무시했으니 달리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

그런 장관을 얼마나 오래 그 자리에 앉혀 두었는지 반추해 보라. 그럼에도 부동산 문제는 아직 별달리 해결된 것이 없다. 문재인 정권의 국정 방향이 지지층의 만족을 위한 것으로 나라 전체를 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념적으로 동질적이지 않은 사람의 의견은 아예 도외시한다. 젊은이들은 힘들다는데 그들이 살아갈 미래를 도모함에 있어서는 능력을 도모하기 힘들다. 이게 오로지 그들 탓인지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

여기에 집권 세력은 정체성의 혼란을 겪고 있는 듯하다. 여당의 어느 의원은 아는 것이 없는 가난한 사람, 사회적인 약자들이 야당을 지지한다는 엉뚱한 글을 올리기까지 했다고 한다. 정치의 보살핌이 가장 필요한 국민들을 업신여기다니 이런 모순이 어디 있나. 그 당의 대통령 후보는 가난했던 과거를 포퓰리즘에 이용하고 비천한 출생이었다고 가족사를 선거에 이용하고 있지 않은가.

그런데 그가 태어날 때쯤 이 땅의 대부분 국민은 그와 크게 다르지 않은 환경에서 태어났다. 1964년 우리의 1인당 연 소득이 2015년 화폐가치로 137만6000원이었다. 이쯤이면 거의 모든 국민이 지금 기준으로 보면 극빈층이었던 것이다. 그럼에도 중요한 것은 우리 국민 대부분이 그러한 가난으로부터 교훈을 얻어 나라를 이만큼 발전시킬 수 있는 품성을 갖추고 있었다는 점이다. 가난과 배고픔은 극복의 대상이었고, 그것이 오늘날의 부유를 만든 동인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교훈을 얻지 못하는 가난, 미래를 도모하지 못하는 출생의 비천함은 비극의 원천이다. 특히 정치인에게 그렇다. 가난 때문에 삐뚤어진 사고와 정서는 온갖 부조리의 원천이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가난했던 지도자는 그로부터 무엇을 배웠는지 어떤 품성을 기를 수 있었는지를 말해야 한다. 누구보다 더 어떤 미래를 추구하는지를 말해야 한다. 이 나라의 현재는 국민이 중심을 잡고 있지만 대통령에 따라 나라가 지향하는 방향이 크게 흔들리는 체제다. 그런 대통령을 다시 선출해야 한다. 우리에게 대통령이란 무엇인가를 다시 묻게 되는 아침이다. 국민의 현명한 판단을 믿는다.

조장옥 서강대 경제학부 명예교수

아직 살만한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