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예수다웠던 분… 내 인생의 큰 스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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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예수다웠던 분… 내 인생의 큰 스승”

기감, 조지 오글 목사 1주기 추모식
한국 노동자의 친구·산업선교의 효시
조화순 목사 “내 인생 180도 바꿔놔”

입력 2021-12-07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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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 감독회장이 6일 서울 종로구 기감 본부에서 열린 '조지 오글 목사 1주기 추모식'에서 설교를 하고 있다. 신석현 인턴기자

한국 노동운동의 대모로 불리는 조화순 목사는 지난해 11월 91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난 조지 오글 목사에 대해 “세상에서 제일 예수다웠던 사람”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오글 목사를 만나고) 제 인생이 180도 달라졌어요. 목사님은 제게 ‘낮아져야 한다’ ‘예수처럼 살아야 한다’고 항상 말씀하셨죠. 인혁당 사건을 아무도 말할 수 없던 시기였는데 (오글 목사가 참석하는) ‘NCC 목요기도회’에 갔더니 칠판에 이렇게 적혀 있는 거예요. ‘오늘의 작은 예수: 인혁당.’ 목사님은 정말 훌륭한 분이었어요. 그를 만나면서 그보다 더 큰 스승은 만날 수 없을 거란 생각을 자주 했으니까요.”

조 목사의 이런 추억담을 들을 수 있었던 자리는 6일 서울 종로구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 본부에서 열린 ‘조지 오글 목사 1주기 추모식’이었다. 추모식은 기감 에큐메니컬위원회가 주관한 행사로 조 목사의 발언은 영상을 통해 소개됐다.

오글 목사는 ‘한국 노동자의 친구’로 통한 목회자였다. 1954년 미국 연합감리교회를 통해 한국에 파송된 그는 한국의 노동자와 민주화를 위해 헌신했다. 특히 74년엔 인혁당 사건의 진상을 미국을 알렸다가 추방되기도 했다. 이후 그는 미국 의회 청문회에서 인혁당 사건을 증언하는 등 세계에 한국의 열악한 인권 실태를 알리는 데 투신했다.

추모식에서는 오글 목사의 숭고했던 삶을 기리는 발언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안재웅 사단법인 한국기독교민주화운동 이사장은 “오글 목사는 전쟁으로 폐허가 돼버린 한국에서 선견지명을 갖고 산업선교를 처음 시작한 분”이라고 평가했다.

이홍정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총무는 오글 목사에 대해 “온갖 억압에 몸부림치던 민중을 위해 모든 걸 던진 분”이라고 했으며, 인혁당 유족 단체인 4 9통일평화재단의 이창훈 사료실장은 “추방당한 상황에서도 인혁당 피해자를 위해 애쓴 착한 사마리아인이었다”고 말했다.

하종강 성공회대 교수는 영상을 통해 젊은 시절 오글 목사와 만났던 일을 회고했다. “오글 목사님은 제가 다닌 교회(인천 숭의교회)에 출석하셨고 가끔 설교하셨어요. 처음 받은 느낌은 정말 한국말을 잘한다는 거였어요. 한번은 친구들과 오글 목사님이 참석하는 행사에 갔던 적이 있는데, 그때 그런 말씀을 하더군요. ‘제가 조만간 추방당할지도 모릅니다.’ 착하고 진지한 말투로 그런 말씀을 하던 모습이 지금도 눈앞에 선합니다.”

이철 기감 감독회장은 ‘한 알의 밀알’이라는 제목으로 말씀을 전하면서 요한복음 12장 24절을 낭독했다. “…한 알의 밀이 땅에 떨어져 죽지 아니하면 한 알 그대로 있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느니라.”

이 감독회장은 “이기적으로 살면 죽고 이타적으로 살면 영생한다는 것을 오글 목사는 보여줬다”며 “그런 분이 한국인을 사랑하셨다는 사실이 참으로 감사하다”고 말했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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