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 사회로 가는 한국 교회의 역할은… 한국기독교교육협회 성경적 교육 방법 제시

국민일보 미션라이프

다문화 사회로 가는 한국 교회의 역할은… 한국기독교교육협회 성경적 교육 방법 제시

입력 2009-10-14 17:35
  • 미션라이프 카카오플러스 친구등록하기

기사사진


따돌림 받는 이웃 없게 ‘다름’ 존중부터 일깨우자

통계청은 지난 7월 기준 국내 거주 외국인 수가 사상 처음으로 110만명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또한 국내 결혼이민자는 14만4000명, 다문화가정 자녀 수는 5만8000명에 달했다. 다문화가정 구성원이 20만명을 넘은 것이다. 이는 한국 사회가 이미 다문화사회로 변화했음을 보여준다. 특히 세계화에 따라 외국인근로자, 결혼이민자, 유학생 등이 전 지구적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볼 때 다문화사회 추세는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한국교회에도 외국인근로자나 결혼이민 여성 및 그 가족을 섬기는 활동을 전개하는 곳이 늘고 있다. 교회들은 예배, 상담, 인권향상운동 등 다양한 선교사역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을 선교의 대상으로만 본 나머지, 다양성과 차이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교육적 배려는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라는 지적도 있다. 즉 다문화적 삶의 상황에서 다른 사람과 더불어 사는 것을 격려하는 기독교적 다문화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한국기독교교육학회가 올 하계 학술대회에서 ‘다문화사회와 기독교교육’을 주제로 신학적 및 교육학적 접근을 시도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다문화교육의 성서적 배경=다양성과 차이를 이해하는 기독교적 다문화교육은 성서에 근거를 두고 있다. 장종철(감신대) 교수는 ‘다문화사회와 기독교교육’이라는 주제발제를 통해 다양한 성서적 배경을 제시했다. 우선 성서는 다인종 간의 결혼을 많이 기록하고 있다. 아브라함은 갈대아 우르에서 사라와 결혼했고 이집트 여인 하갈과 결혼했다. 또한 모세는 아프리카 구스 출신 여인과 결혼했으며 에스더는 페르시아 아하수에로왕의 왕비였다.

특히 장 교수는 다문화교육이 히브리인의 역사 속에 잘 나타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신앙의 열조인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 그리고 모세와 솔로몬의 이방 민족과의 결혼 관계, 또 이사야 등 예언자들을 통해 나타난 하나님의 말씀에는 우리 주변의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들, 고아들, 과부들 또는 소수민족에 대해서도 본국의 백성들과 똑같이 대우하라는 정신이 나타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장 교수는 교회가 이주민들의 자녀들이 고립되지 않도록 양쪽의 문화를 잘 조화시키는 포괄적인 다문화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 그는 교수방법에 있어서 교차문화적 기술개발에 힘써야 하며 어린이들에게 협동심, 개방성과 함께 타인에 대한 관심, 타인에 대한 선행을 하도록 사회적 관계성을 양육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밝혔다. 또 부모들에게 자녀들이 이주민 자녀들과 함께 살아가도록 가르치는 것을 도와야 한다고 제안했다.

장 교수는 “다문화교육은 다음 세대를 이끌어갈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새 시대의 가치관, 정의와 공평성, 타인과 협동하는 정신과 관용의 정신을 실천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는 것”이라며 “교회는 이를 위한 정책 수립과 예산 확보, 전문적 교사 양성에 힘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적극적인 이주민 인권보호=다문화사회에서의 기독교교육은 이주민 인권이 전제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국염(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목사는 ‘이주민 인권보호와 기독교교육의 과제’ 발제에서 “다문화사회의 정의는 다문화의 담지자들이 모든 생활영역에서 인종적, 민족적, 성적, 문화적 차별을 당하지 않을 권리를 보장하는 사회”라며 “다문화 담지자인 이주민의 인권보호 자체가 다문화사회 기독교교육의 과제”라고 밝혔다.

특히 그는 이주여성 노동자들과 결혼이민 여성들의 경우 지속적인 인종차별과 폭력에 노출돼 있으며 자녀들 역시 교육 및 사회보장제도의 사각지대에 놓인 상황이 많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한 목사는 “이주민이 차별받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사람을 존엄한 존재로서 존중하는 풍토,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다름을 차별하지 않는 풍토를 조성하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기독인들로 하여금 삶의 모든 영역에서 이를 일깨우고 신앙화하도록 교육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이주민도 하나님의 형상으로서 존엄한 존재이며 사람을 차별하는 것은 하나님을 무시하는 죄를 범하는 것임을 교육해야 한다는 등 5가지 신학적 명제를 제시했다. 아울러 열린 다문화사회를 위한 기독교교육에는 다문화사회의 실태 조사와 함께 목회자들에 대한 인권보호 및 다문화 감수성 교육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 목사는 “한국 기독교인을 대상으로 한 다문화적 기독교교육은 타문화 수용과 편견 극복, 다름을 수용하고 차별을 금지하는 내용 등을 통해 의식변화를 일으켜야 한다”며 “이주민이 우리에게 적응하기를 고집하는 데서 탈피해 우리가 이주민에게 적응하는 훈련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최정욱 기자 jwchoi@kmib.co.kr

갓플렉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