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풍뎅이는 창조의 비밀을 알고 있다

장수풍뎅이는 창조의 비밀을 알고 있다

입력 2011-05-11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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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수많은 연속적인 변형을 통해서 생길 수 없는 어떤 복잡한 기관이 존재한다는 것이 밝혀진다면 나의 이론은 완전히 깨질 것이다.”

생물학 역사상 가장 위대한 책으로 일컬어지는 ‘종의 기원’(The Origin of Species·1859)에 쓰여 있는 찰스 다윈의 고백이다. 다윈은 후대 과학자들이 진화론을 완전히 밝혀내 줄 것을 기대했다. 다른 한편으로 생명의 기원을 설명하는 또 다른 방법론이 발견된다면 자신의 이론은 깨질 수도 있음 역시 언급했다.

창조론과 진화론 간 논쟁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1990년대부터는 창조론을 과학적으로 설명하려는 지적설계론(Intelligent Design)이 주목을 받고 있다. 생명의 기원과 복잡성이 어떤 지적인 원인(설계자)에 의해 설계됐다는 것을 과학적으로 밝히는 것이다.

한국의 젊은 과학자가 논쟁에 뛰어들었다. ‘장수풍뎅이 구조색을 통한 생체 모방기술’에 대한 연구로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 2010년 9월 23일자에 주목할만한 연구(Research Highlights)에 소개된 이승엽(45) 서강대 기계공학과 교수. 한국 지적설계연구회장이기도 한 그가 9일 해묵은 쟁론에 입을 열었다.

헤라클레스 장수풍뎅이

그가 장수풍뎅이에 대한 연구를 시작한 건 2008년. 생물학 논문에서 우연히 장수풍뎅이의 구조적 특징을 접하고 그것으로부터 생체모방기술을 추출해 내려 했다. 그때까지 이 교수는 이 조그만 곤충에서 하나님의 창조 섭리를 발견할 수 있을 줄 알지 못했다.

남미에만 서식하는 헤라클레스 장수풍뎅이(Dynastes hercules)는 습도에 따라 몸 색깔이 변한다. 습도가 낮을 때는 황갈색, 습도가 높아지면 검은 색깔로 껍질색이 변한다. 답은 장수풍뎅이의 껍질 구조에서 찾을 수 있었다.

장수풍뎅이 껍질 내부는 다공성 격자 구조(사각형 구멍이 이어져 있는)로 이뤄져 있다. 이 구조는 특정 파장의 빛을 받으면 그것을 반사시켜 색을 나타내는 광결정(photonic crystal)의 특성을 갖는다. 광결정 구조에서는 습도에 따라 반사되는 빛의 파장이 변한다. 장수풍뎅이의 몸 색깔이 변하는 건 그 때문이다.

그는 장수풍뎅이의 구조적 특징에서 하나님의 창조 섭리를 설명할 단초를 발견했다. 그는 “장수풍뎅이 껍질색의 변화는 자연선택으로는 만들어질 수 없다”고 단언했다. 자연선택(natural selection)은 부모가 가진 형질이 후대로 내려올 때 주위 환경에 잘 적응하는 형질만 선택돼 살아남아 내려온다는 것으로 진화론의 핵심 근거다.

연구 결과 장수풍뎅이는 회로나 복잡한 시스템이 없이 껍질 내부 구조 그 자체만으로 여러 색깔을 냈다.

“이는 처음부터 이런 구조로 설계가 됐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주위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변화와 진화를 거듭해 지금과 같이 습도에 따라 다른 색깔을 내도록 바뀐 것이 아니라는 거죠.”

이 교수는 이를 적용, 획기적인 센서도 개발했다. 같은 학교 박정열 교수와 함께 장수풍뎅이처럼 습도에 따라 색깔이 자동으로 변하는 원리의 습도계를 고안한 것. 이 교수팀이 세계 최초로 만들었다.

설계자는 누구인가

대학 4학년, 유학을 가기 직전 이 교수는 인생을 놓고 기도하다 학문을 통해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기로 서원했다.

“목사님들만 하나님 일하는 게 아니잖아요. 평신도로서 할 일이 있다는 믿음을 주시더군요.”

서울 동부이촌동 온누리교회 집사인 이 교수의 원래 전공은 초정밀기계시스템이다. 그는 전공 외에 관심을 가지고 있던 생명 기원에 대해 공부하기 위해 창조과학회에 가입했다. 기도 중 2004년 지적설계론을 연구하는 모임을 만들기로 했다. 급기야 2007년, 생체모방공학으로 전공을 바꿨다. 생명 기원과 그 복잡성에 대해 보다 깊이 있는 연구를 하고 그를 통해 새로운 물질을 개발하기 위해서였다.

“지적설계론은 창조론의 ‘절친’입니다. 창조론을 학술적 과학적으로 입증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인 거죠.”

생명의 기원을 둘러싼 논쟁에서 창조론자는 기득권 세력인 진화론자에 밀려 제 목소리를 못 내고 있다. “일단 하나님, 절대자라는 개념이 들어가면 그때부터 말을 섞으려 하지도 않으니까요.” 이 교수의 설명이다.

주요 과학저널에서도 창조론에 입각한 논문은 취급이 되지 않는다. 지적설계론을 통해 과학적 접근을 시도하자 최근에서야 조금씩 눈길을 끌고 있다고 했다.

이 교수는 시간 흐름에 따라 종(種) 안에서 진화가 이뤄지는 소진화(microevolution)에 대해서는 인정할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원숭이가 사람이 되는 것과 같은 대진화(macroevolution)에 대해서는 증거와 근거가 턱없이 부족하다고 했다.

“진화론자들은 ‘과학이 더 발달하면 모든 게 밝혀진다’며 연구를 미루고 있어요. 그러면서 ‘지금 연구가 안 된다고 빈틈의 하나님을 들이대는 건 과학이 아니다’라고 주장하죠.” 빈틈의 하나님(God of gaps)은 진화론으로 설명할 수 없는 생명현상이라 할지라도 향후 과학이 발전하면서 설명될 수 있으므로 현재의 빈틈에 초월적인 존재의 개입을 허용하는 건 과학적 방법이 아니라는 진화론자들의 주장이다.

그는 이 논쟁을 ‘영적전쟁’이라고 표현했다.

“소위 지식인들에게 하나님을 믿지 않게 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게 진화론입니다. 일부 과학적 증거를 들어 반대 증거는 거부하고 모든 생명체의 기원을 설명하는 진화론의 확증만을 찾기 때문에 눈에 보이는 것만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들으면 그럴 듯한 거죠.”

이 교수는 진화론자와의 치열한 과학적 논쟁을 통해 하나님의 위대한 능력을 알리는 걸 궁극적 목표로 삼았다.

지적설계론을 주장하는 과학자 사이에서도 설계자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다. ‘진화론으로 생명의 기원이 설명될 수 없다’는 의견을 가진, 신앙이 없는 과학자들도 지적설계론이 진화론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앙인으로서 이 교수는 지적설계론에서 말하는 설계자를 ‘하나님’이라 단언한다.

“장수풍뎅이, 박테리아 편모 등을 볼 때 생명 구조는 진화를 통해서가 아닌, 하나님이 만드신 거라는 걸로 밖에 설명이 안 됩니다.”

지적설계론은 주님이 오실 길을 예비했던 ‘세례요한’과 같은 이론이라 볼 수 있다고 했다.

“과학적으로 접근하려다 보니 ‘지적 설계자가 하나님이다’라고 직접적으로 주장하지는 않지만 복음을 전하기 위한 길을 평탄케 하는 이론임은 부정할 여지가 없다고 봅니다.”

글 조국현 기자·사진 신웅수 대학생기자 joj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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