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문지방 넘기] 바울의 ‘그림자 사도’ 디모데와 디도

국민일보

[성경 문지방 넘기] 바울의 ‘그림자 사도’ 디모데와 디도

입력 2011-06-09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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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께끼 하나 낼까요. ‘눈도 코도 입도 없으면서 언제나 나를 따라다니는 것은?’ 답은 ‘그림자’입니다. 사도 바울에게도 그림자 같은 제자가 여럿 있었습니다. 그 가운데 대표적인 인물이 디모데와 디도입니다. 두 사람은 사도 바울을 꼭 따라다녔습니다. 또한 그림자가 입이 없는 것처럼 성경에는 두 사람의 말이 단 한 마디도 기록되어 있지 않습니다. 우리는 다만 다른 사람의 증언을 통해 두 사람의 행적을 짐작할 따름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 둘을 ‘그림자 사도’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그림자 사도가 없는 사도 바울을 상상할 수 있을까요? 사도 바울이 데살로니가에서 전도할 때 유대인들의 방해로 3주 만에 황급히 그곳을 떠나야 했습니다. 바울은 데살로니가를 떠나면서 디모데를 남겨 놓았습니다(행 17:14∼15). 디모데는 그곳에 남아 채 수습하지 못한 일들을 처리해 나갔습니다. 동요하는 교인들을 격려하고 같이 예배드리며 믿음 안에 굳게 서라고 권고했습니다. 그리고 이 소식을 바울에게 전해 주었습니다. 디모데의 숨은 활약으로 갓난아기 같은 데살로니가 교인들이 모진 박해를 뚫고 일어설 수 있었습니다.

디도는 어떤가요. 사도 바울과 고린도 교인 간에 커다란 불신과 오해가 생겼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사도 바울은 고린도교회에 편지를 써서 보내기도 하고, 직접 찾아가 해명하기도 했지만 오해가 풀리기는커녕 엉킨 실처럼 더 복잡해지기만 했습니다. 사도 바울은 최후 수단으로 고린도교회에 디도를 보냈습니다. 디도는 성품이 온유하고 부드럽기 때문에 적합한 인물이었습니다. 이제 고린도교회가 서느냐 무너지느냐는 디도에게 달렸습니다.

사도 바울은 디도가 오기만을 기다렸습니다. 마음이 초조해 아무 일도 손에 잡히지 않았습니다. 이때의 심경이 고린도후서 2장 13절에 기록돼 있습니다. 드로아에서 복음을 전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있었지만 마음이 불안해 전도를 할 수 없었다는 것입니다. 천만다행으로 디도는 좋은 소식을 들고 달려왔습니다. 디도의 설득으로 고린도교인들은 모든 오해를 풀고 사도 바울과 화해했습니다. 사도 바울은 너무나 기쁜 나머지 하나님께 감사와 찬양을 드렸습니다(고후 1:3). 사도 바울도 해내지 못한 일을 디도가 해낸 것입니다.

디모데와 디도, 이 두 사람의 도움이 아니었다면 데살로니가교회와 고린도교회가 더 큰 어려움을 겪었을지도 모르고, 사도 바울이 지중해 연안을 누비며 복음을 전파하는 일도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사도 바울이 그림자 사도에게 보낸 편지(디모데전서, 디모데후서, 디도서)를 목회서신이라고 부릅니다. 목회서신이 새삼 우리에게 일깨워주는 가르침이 있습니다. 교회에서는 ‘그림자 일꾼’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사실입니다. 눈에 띄지 않게 묵묵히 일하는 그림자 일꾼은 교회의 숨겨진 보화입니다.

오종윤 목사 (군산 대은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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