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째 탈북자 구출사역, 갈렙선교회 대표 김성은 목사 “탈북 꽃제비 등 20명 곧 데려올 것”

14년째 탈북자 구출사역, 갈렙선교회 대표 김성은 목사 “탈북 꽃제비 등 20명 곧 데려올 것”

입력 2013-03-03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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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없습니다. 몸도 건강하구요. 죽을 고생하고 두만강을 건넜지요. 대한민국으로 빨리 가고 싶습니다.”

제3국 안가(安家·안전한 가옥)에 머물고 있는 20명의 탈북자들은 김성은(49·갈렙선교회 대표) 목사와의 화상채팅에서 이렇게 말했다. ‘대한민국에 갈 수 있도록 도와 달라’는 얘기다.

화상채팅창에 비친 안가는 여느 가정처럼 평범했다. 탈북자들은 난생 처음 해보는 화상채팅에 신기해하면서도 불안한 표정이었다. 그러나 김 목사가 며칠 안에 대한민국 땅을 밟게 될 것이라고 이야기하자 이내 표정이 밝아졌다. 탈북자들과의 채팅은 지난달 26일 저녁 충남 천안 쌍용동에 있는 갈렙선교회 사무실에서 20여분의 시도 끝에 이뤄졌다.

이들의 탈북을 돕고 있는 김 목사는 “탈북자들을 대한민국까지 데려오려면 사실 적지 않은 돈이 든다”며 “하지만 기아에 허덕이고 자유를 찾는 북한 주민들을 구출하기 위한 우리의 노력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가에는 국경지역에서 구걸하며 살던 꽃제비 민학(가명·12)군 등 6∼12세 북한 고아 6명이 포함돼 있었다. 20명이 집단으로 그것도 꽃제비 고아 6명이 한꺼번에 북한을 탈출한 것은 매우 드문 사례다. 민학군은 “식량난으로 부모를 잃고 이모 집에서 생활했다”며 “죽을 각오로 국경을 넘었다. 멋진 대한민국에서 살아 갈 것이 기대된다”고 의젓하게 말했다.

그 옆에는 북한에서 지하교회를 섬기던 성도 2명이 나란히 앉아 있었다. 성도들은 “중국에 식량을 구하러 왔다가 신앙교육을 받고 기독교인이 됐다”며 “북한은 기도하고 예배드릴, 그런 종교의 자유가 전혀 없는 나라”라고 말했다. 인신매매로 팔려갔다가 구출된 여성도 있었다. 이 여성은 “먹을 것을 구하러 다니다 몸까지 팔게 됐다. 내 팔자가 왜 이렇게 됐는지 모르겠다. 이제 구출돼 대한민국까지 가게 됐으니 천만다행”이라며 눈물을 글썽였다.

햇수로 14년째. 북한 주민을 구출하기 위해 김 목사가 지금까지 쏟아부은 시간이다. 그는 2000년 1월, 출석 교회의 목회자를 따라 중국에 선교하러 갔다가 중국과 제3국에 팔려가는 탈북자들의 안타까운 현실을 접하고 이들을 국내에 입국시키는 ‘위험한’ 일을 시작했다. 지금까지 수백명의 탈북자들이 그의 도움을 받았다.

“김정은 집권 이후 탈북 단속이 강화되는 가운데 이루어진 집단 탈북이라 더욱 의미가 큽니다. 김정은은 최근 꽃제비 등 탈북자들을 잡아들이라는 명령을 내렸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기아에 시달리고 있어 돈을 건네면 무슨 일이라도 할 수 있는 부패한 나라가 돼 버렸지요.”

그가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북한의 실상을 알려주는 영상들을 공개하면서부터다. 기차역 주위에서 떠돌며 먹을 것을 구걸하는 꽃제비들, 뇌물을 받고 탈북자들을 눈감아 주는 북한 병사들, 인신매매에 팔려가 고생하는 북한여성 등 그가 담은 영상에서 북한의 실상이 그대로 노출됐다. 2011년 3월 서해상으로 9명의 탈북자들이 들어올 수 있도록 도왔던 것도 김 목사였다. 최근 한 종편방송에서 공개된 일곱 살 고아 꽃제비 신혁군 등 15명의 탈북 영상도 그가 제공한 것이다. 김 목사는 현재 탈북자인 아내 박에스더(44) 목사와 한국 물정에 어두운 30여명의 탈북자들과 함께 관공서, 병원 등을 드나들며 그들의 손과 발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재정문제가 늘 그의 발목을 잡는다. 틈틈이 교회나 단체를 찾아다니며 북한 실태에 대한 강연이나 간증을 하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김 목사는 “고아와 나그네를 돌보라고 하신 성경말씀대로 행할 뿐”이라며 “한국교회가 북한 ‘꽃제비’와 팔려가는 탈북여성들의 처참한 상황에 침묵해선 안 된다”고 호소했다(041-575-5301·calebmission.co.kr).

천안=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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