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근의 빨래터 비교 감상도 별미… 가나아트센터·덕수궁미술관서 나란히 전시

국민일보

박수근의 빨래터 비교 감상도 별미… 가나아트센터·덕수궁미술관서 나란히 전시

입력 2013-12-17 0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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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화가 박수근(1914∼1965)의 그림 ‘빨래터’ 두 점이 나란히 전시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하나는 서울 평창동 가나아트센터 개관 30주년 기념으로 내년 1월 5일까지 열리는 ‘面面(면면) 시대의 얼굴’에 출품되고, 다른 하나는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개관 기념으로 덕수궁미술관에서 내년 3월 30일까지 개최되는 ‘명화를 만나다-한국근현대회화 100선’에 나왔다.

두 작품 모두 2007년 서울옥션 경매에서 국내 미술품 경매 사상 최고가(45억2000만원)를 기록한 ‘빨래터’와 비슷한 구도와 기법으로 그린 작품이어서 눈길을 끈다. 박수근 화백은 생전에 아낙네들이 냇가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빨래를 하는 빨래터 풍경을 즐겨 그렸다고 한다. ‘빨래터’라는 제목의 회화는 서너 점을 남기고, 스케치와 드로잉은 10여점에 달한다.

가나아트센터에 출품된 ‘빨래터’는 1960년대 초반 제작된 작품으로 크기는 가로 111.5㎝, 세로 50.5㎝다. 경매 최고가를 기록한 1950년대 말 작품 ‘빨래터’(가로 72㎝, 세로 37㎝)에 비해 훨씬 크다. 둘 다 캔버스에 유화로 그렸으나 가나아트센터의 ‘빨래터’는 질감이 두터우면서 다소 어두운 반면 최고가의 ‘빨래터’는 선이 굵으면서 파스텔 톤 색감이 도드라진다.

덕수궁미술관에 걸린 ‘빨래터’는 1954년 작품으로 크기는 가로 31㎝, 세로 14㎝다. 세 가지 ‘빨래터’ 가운데 가장 작은 소품이다. 크기 외에도 다른 ‘빨래터’와의 차이점은 노랗고 붉은 색채를 둔탁한 느낌으로 칠한 데다 아낙이 6명이 아니라 5명이고, 맨 왼쪽 아낙은 허리를 구부린 채 빨래를 물에 행구는 모습을 취하고 있다.

가나아트센터 ‘빨래터’와 덕수궁미술관 ‘빨래터’는 개인 소장자로부터 빌려온 것이다. 최고가 ‘빨래터’는 서울옥션 경매 후 진위논란에 휩싸였다가 “위작이라고 볼 수 없다”는 법원의 판결을 받고 두어 차례 전시에 나왔다. 최근 열린 경북 경주 우양미술관 개관전에 출품되기도 했다. 아직도 진위를 놓고 미술계 안팎의 의견이 분분한 문제의 ‘빨래터’를 비교 감상할 수 있는 기회다.

가나아트센터의 ‘面面 시대의 얼굴’ 전에는 ‘빨래터’ 외에도 국내외 유명 작가들의 인물 그림 50여점이 출품됐다. 박수근의 1960년대 또 다른 작품 ‘노상’, 여인의 얼굴을 그린 천경자의 1970년대 작품 ‘무제’, 이인성의 1940년대 작품 ‘소녀상’이 볼만하다. 일본 작가 나라 요시토모의 ‘그린 아이즈(green eyes)’, 중국 작가 장샤오강의 ‘소녀(girl)’도 눈길을 끈다(02-720-1020).

덕수궁미술관의 ‘명화를 만나다-한국근현대회화 100선’ 전에는 이중섭의 ‘황소’(1953), 김환기의 ‘산월’(1958), 오지호의 ‘남향집’(1939), 이인성의 ‘가을 어느 날’(1934), 천경자의 ‘길례 언니’(1973), 김기창의 ‘아악의 리듬’(1967) 등 1920년대부터 70년대까지 한국화단을 수놓은 작가 57명의 회화 100점이 출품됐다. 전시 한 달여 만에 10만 관람객이 몰려들 정도로 인기다(02-318-5745).

이광형 선임기자 gh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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