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선수 몸값과 세금] 연봉 받을땐 월급쟁이처럼 세금 낼땐 자영업자 대접

국민일보

[프로야구 선수 몸값과 세금] 연봉 받을땐 월급쟁이처럼 세금 낼땐 자영업자 대접

입력 2014-04-05 03:16 수정 2014-04-05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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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시즌이 시작돼 야구팬들의 시선이 온통 선수들의 플레이 하나하나로 향하고 있다. 연봉 5억원 이상인 기업 등기임원들의 보수 공개로 ‘연봉 적정성’ 논란이 불거진 요즘 승패 못지않게 스포츠 스타들의 몸값과 그들이 내는 세금에도 관심이 쏠린다.

◇억대 평균연봉 시대 개막=올해 한국 프로야구는 사상 처음으로 선수들의 평균 연봉이 1억원을 넘어섰다. 4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따르면 10개 구단 소속 1·2군 전체 선수 477명(외국인·신인 제외)의 연봉 총액은 507억4500만원이다. 평균 연봉은 1억638만원으로, 지난해(9517만원)보다 11.8% 늘었다. 퓨처스리그에 참가하는 KT를 뺀 9개 구단의 주전급 선수들(1군 엔트리)의 평균 연봉은 1억8432만원에 달한다.

억대 연봉 선수도 지난해(121명)보다 15명 늘어난 136명으로 사상 최다 인원이다. 김태균(한화)이 15억원, 강민호(롯데)가 10억원으로 연봉 랭킹 1, 2위에 올랐다. 특히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맺은 강민호는 지난해 5억5000만원이던 연봉이 4억5000만원이나 올라 역대 최대 인상금액을 기록했다.

◇프로선수 연봉은 사업소득=평균 연봉이 억대에 진입한 프로야구선수들은 세금을 얼마나 어떻게 낼까. 프로야구선수는 소속팀이 있지만 사업자로 분류된다. 고정 사업장이 없기 때문에 사업자등록은 안 해도 된다. 선수들의 수입은 사업소득 중 인적용역소득에 해당한다.

급여(연봉)는 구단이 선수에게 지급할 때 세법에 따라 3.3%(소득세 3%, 지방소득세 0.3%)가 원천징수된다. 연봉은 활동기간인 2~11월에 나눠서 지급되므로 연봉이 1억원이라면 매월 1000만원씩 10개월 동안 받게 된다. 여기서 원천징수 세액 33만원과 국민연금, 건강보험료 등을 떼면 월 실질 수령액은 900만원대다.

원천징수되는 금액은 근로소득자에 비해 적은 편이지만 선수들은 매년 5월 종합소득세를 신고·납부해야 한다. 연봉·인센티브·승리수당 등 수입금액에서 필요경비를 차감하면 사업소득금액이 나오고, 사업소득금액에서 소득공제금액을 뺀 과세표준에 세율(6~38%)을 곱하면 세액이 산출된다.

◇일반 직장인보다 세금 덜 낸다=국세청 관계자는 “근로자와 사업자는 세액계산 방법이 달라 단순 비교하기 어렵다”면서 프로야구선수가 일반 근로자에 비해 세금을 덜 낸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두리세무회계사무소 이건 대표는 “프로야구선수 신분이 근로자로 바뀐다면 연봉 1억원인 경우 사업자 신분일 때보다 세금을 60%가량 더 내게 된다”며 “프로야구선수가 일반 근로자보다 세금을 상대적으로 적게 내는 것은 맞다”고 말했다. 사업자로서 사업(야구 관련 활동)에 필요한 비용을 근로자보다 많이 책정할 수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세 부담이 적다는 주장이다.

선수에게 필요경비는 운동장비나 자동차 구입비, 약값 등이다. 주택 취득을 비롯한 가사 관련 비용은 필요경비로 인정되지 않는다. 선수들은 대체로 소득세 신고 장부를 작성할 때 수입의 50% 정도를 경비로 잡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부를 작성하지 않는 경우엔 기준경비율(35.7%)이 적용되기 때문에 선수들은 최소한 연봉의 35.7% 이상이 경비로 인정돼 나머지 금액에 대해서만 세금을 문다고 볼 수 있다.

선수마다 수입 등 조건이 다르기 때문에 개별 선수의 정확한 세액은 파악하기 어렵다. 다만 가상 수치로 추정해볼 수는 있다. 연봉 1억원을 받는 선수가 경비율을 50%로 신고하고 소득공제금액이 500만원이라고 가정하면 과세표준은 4500만원이 되며 산출세액은 567만원이다. 여기에 지방소득세(소득세의 10%)를 더하면 세액은 623만7000원으로 결정된다. 비슷한 조건의 연봉 1억원 근로자가 1000만원 안팎의 소득세를 내는 것과 비교하면 선수의 세 부담이 적다.

◇정부 포상금은 비과세…FA 계약금은 사업소득=프로야구선수가 올림픽에서 메달을 딴 경우 정부로부터 받는 포상금에는 세금이 붙지 않는다. 하지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해 4강 이상까지 올라간 경우 KBO가 주는 포상금에는 세금이 붙는다. 연맹이나 소속팀이 프로선수에게 주는 포상금은 사업소득으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사업소득이 계속적·반복적인 용역 제공으로 얻는 소득이라면, 기타소득은 일시적·우발적인 용역 제공으로 받는 수당을 뜻한다. FA 계약금은 제도 도입 초기에는 기타소득이었으나 2004년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가 사업소득으로 보도록 유권해석을 내렸다. 기타소득에서 사업소득으로 분류되면서 FA 계약금에 대한 세 부담이 늘었다. 계약금은 계약기간에 따라 고르게 나뉘어져 해당연도 연봉과 합산돼 수입금액으로 잡힌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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