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를로 기록지만 깨끗”… 졸전으로 끝난 꿈의 무대

“피를로 기록지만 깨끗”… 졸전으로 끝난 꿈의 무대

입력 2015-06-07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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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계방송 화면촬영
경기 종료를 알리는 심판의 호각이 울리자 안드레아 피를로(36·유벤투스)는 고개를 숙이고 울었다. 마음이 복잡했다. 어쩌면 생애 마지막일지도 모를 ‘꿈의 무대’였다. 하지만 아무 것도 보여주지 못했다. 작별의 슬픔과 패배의 아쉬움이 눈물에 섞여 뺨을 타고 흘렀다.

피를로는 7일 독일 베를린 올림피아 슈타디온에서 열린 2014-2015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유벤투스의 수비형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했다. 피를로는 유벤투스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맡았다. 흐름을 조율하면서 공수를 연결하는 중책이었다.

하지만 피를로의 기록은 남지 않았다. 골과 어시스트는커녕 파울도 없었다. UEFA가 경기를 마치고 공개한 결승전 기록지에서 피를로의 항목만 깨끗했다. 축구선수에겐 ‘꿈의 무대’인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아무 것도 남기지 못했다. 유벤투스가 1대 3으로 지면서 우승 트로피는 스페인 FC 바르셀로나에 넘어갔다.

피를로에겐 8년 만의 ‘꿈의 무대’였다. 피를로는 2007년 이탈리아 AC 밀란에서 챔피언스리그 정상을 밟았다. 30대 중후반으로 들어서면서 선수보단 지도자로 제2의 인생을 준비해야 할 피를로에게 이번 결승전은 마지막일 가능성이 높다. 부진한 기록은 그래서 뼈아팠다. 피를로는 경기를 마치고 유벤투스와 바르셀로나 선수들의 격려를 받았지만 눈물을 멈출 수 없었다.



세계 축구팬들은 피를로를 위로했다. SNS에서는 피를로의 영문명 해시태그(#Pirlo)와 함께 위로와 격려의 메시지가 쏟아졌다. 네티즌들은 “피를로 울지 마세요” “당신의 공헌에 감사합니다” “이탈리아의 살아있는 전설로 남을 자격이 있습니다”라고 응원했다. 여기에 유벤투스 팬들의 비난이나 바르셀로나 팬들의 조롱은 없었다.

우리나라 축구팬들도 피를로를 응원했다. 피를로의 이름은 인터넷 포털사이트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 순위에서는 바르셀로나의 우승을 이끈 리오넬 메시(28), 루이스 수아레스(28), 네이마르(23)보다 높게 올라섰다. 피를로는 유벤투스를 떠날 계획으로 알려졌다. 유력한 행선지는 중동이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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