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애 친언니' 프리랜서 아나운서 김희영…"똑닮은 목소리와 우아함"

'김희애 친언니' 프리랜서 아나운서 김희영…"똑닮은 목소리와 우아함"

입력 2016-06-02 04:00 수정 2016-06-02 04:00
김희영 아나운서가 최근 통일전문 MC로 프리를 선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07년 11월부터 매주 월~금요일까지 주5회 하루도 빠짐없이 KBS 제3라디오에서 한민족 생방송을 진행왔던 그는 해외는 물론 대북 방송분야에서 최고의 전문MC로 통한다. 


‘안녕하십니까? 여기는 서울입니다’라는 첫 멘트와 함께 평일 오후 1시 10분이면 전파를 탔던 그의 목소리는 해외동포는 물론 남북한에 두터운 마니아층을 형성해왔다. 지난달 프리를 선언한 그는 요즘 더욱 바빠졌다. 통일관련 TV와 라디오 방송 진행은 물론 남북관련 NGO 단체 기획회의, 때로는 청와대와 정부 관련행사에 빠짐없이 MC로 참여하고 있다. 이미 북한인권시민연합과 민주평통 자문회의 홍보대사, 탈북청년 나우자문위원 등 그가 맡은 대외직함은 헤아리기 어렵다.

지난달 청와대에서 열린 박근혜대통령 주최 민주평통 해외자문위원과의 통일대화를 비롯해 ‘탈북청년 통통축구단’, KBS 남북공감 토크 콘서트 ‘동행’, ‘북한인권법 제정을 위한 음악회’, 북한인권국제영화제 등 굵직굵직한 통일행사마다 MC를 맡았다. 그의 프리선언은 어쩌면 불가피한 선택인지도 모른다.

지난 1988년 제주MBC 아나운서로 방송에 첫 발을 들여놓은 후 삼성그룹 영상사업단과 KBS 등 지상파와 케이블, 라디오를 넘나들며 아나운서의 외길을 걸어왔다. 그때마다 아나운서 생활보다 더 힘든 것이 딱하나 있었다고 술회했다. 바로 ‘아나운서 김희영’이 아닌 ‘김희애의 언니‘라는 세상이 붙여준 또다른 이름이었다. 아무리 베테랑 진행자라지만 결코 뗄 수 없는 꼬리표였다. 빼닮은 외모에 어머니도 구분못하는 똑닮은 목소리, 어딜 가도 ‘김희애 언니’라는 놀라움에 말없이 묻혀 살았다.


“동생은 프로니까요. 희애는 제가 갓 아나운서가 되었을 때 저의 실수나 개선점을 잡아주곤 했습니다. ‘언니! 아나운서가 이런 말 써서는 안 되지!’ ‘이 발음은 장음으로 해야 정확한거야!’ ‘그냥 읽지 말고 내용에 더 맘을 담아봐’라고 닦달을 했지요. 희애는 탤런트 데뷔 초기 아나운싱 교육을 제대로 받았기 때문에 새내기 아나운서인 저보다 더 뛰어났거든요. 무대의 장악력이나 자신감도 정말 대단했고요. 동생의 이런 관심과 조언 고맙죠. 지금까지도 늘 제겐 방송에선 동생이 언니죠!!”

전쟁터라는 방송가에서 고달픈 아나운서의 어려움을 그때마다 곱씹어야했다고 한다. 프리선언 후 ‘김희애의 언니’가 아니라 ‘김희영 아나운서’, 나아가 ‘통일MC’로서 자신을 평가해주는 새로운 시선을 많이 느끼고 있다.

KBS 한민족방송을 오래 진행하다보니 그는 어느 순간인가 통일의 열정이 자신의 내면에 숨쉬고 있음을 깨닫게 되었다고 한다. 방송 중 만난 많은 사람들 대부분이 남북 평화통일을 위해 헌신하는 이들이었다. 터무니없이 작은 급여에도, 정권이 바뀔 때마다 달라지는 대북 정책 때문에 언제 직장을 그만둘지 모르는 불안감 속에도 그들이 남북의 평화통일을 바라보며 일하는 모습에 감명을 받았다. 결국 통일MC가 되겠다고 마음먹은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국내의 2만 8천여명의 탈북자들, 청년들이 통일의 교두보가 될 수 있습니다. 이들을 한국사회에 잘 정착시키고, 이들이 바른 가치관을 가질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통일한국이 해야 할 일입니다. 그들은 통일의 가교가 될 것이 분명합니다. 통일에 대해서 생각할 틈도 없었던 대한민국 국민에게 탈북민들과 함께 할 수 있는 남북 공감 이야기를 풀어 가는게 제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앞으로 토크 콘서트를 통해 탈북 청년, 청소년들과 만날 계획이다. 나아가 8년 넘게 만났던 400여명의 정부와 사회단체 관계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방송을 새롭게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RFA 자유아시아 방송을 통해서 탈북 청년들의 고향이야기를 듣는 프로그램을 진행했는데, 미처 알지 못하는 그들의 생각들을 나눌 수 있어 너무 좋았다고 했다.

“탈북 청년, 청소년들과 함께하기를 바라는 통일 전문MC로서 중요한 것은 통일 후 우리 사회가 어떻게 통합을 이루느냐 이것일 텐데요. 일회성 콘서트가 아니라 다양하게 즐기는 지속적인 통일 콘서트등 하고 싶은 방송이 많습니다. 통일과 접목할 이야기는 한반도 전체이거든요. 그 모든 이야기를 담아내고 싶습니다. 방송과 연극으로 만나는 통일 콘서트도 있을 수 있고, 탈북 청년들과의 수다도 담고 싶고, 국악을 통해서 남북의 정체성을 이야기해보고, 진정한 통일 통합을 이루는 진행자가 되고 싶습니다.”

더 이상 ‘김희애 언니’가 아닌 통일전문MC 겸 아나운서의 이야기는 네버엔딩 스토리로 남을 듯 끝이 없었다.

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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