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이 능력이 부족해서 장애인을 만든 것일까요?” 오티스타 이소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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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이 능력이 부족해서 장애인을 만든 것일까요?” 오티스타 이소현 대표

입력 2016-06-21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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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티스타 이소현 대표. 오티스타 제공
“하나님이 능력이 부족해서 아니면 실수로 장애인을 만든 것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이소현(56) 이화여대 특수교육과 교수는 어떻게 자폐장애인을 섬기게 됐을까. 이 교수는 1993년부터 23년 동안 특수교육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2012년부터는 사회적 기업인 ‘오티스타’ 대표라는 직함으로도 일하고 있다. 자폐가 영어로 autism인데 ‘오티스타’는 ‘Autism Special Talents And Rehabilitation’ 영문의 머리글자를 딴서 만들었다. 즉, ‘자폐인의 특별한 재능 재활’이라는 뜻이다. ‘오티스타’에 총 직원은 13명, 자폐인 디자이너는 7명이다.

자폐인들이 사회 속에서 실질적인 직업을 가지고 다른 이들과 더불어 살게 하기 위해 오티스타를 세운 이소현 교수를 지난 7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에서 만났다.

그는 고등학교 시절 친구와 함께 중증장애인을 만난 경험을 먼저 털어놨다. 크리스천 집안에서 자란 그는 전도하고 싶은 친구와 봉사활동을 갔다. 그곳에서 이 교수는 충격을 받게 된다. 보육원 등 일반 시설에도 가지 못 할 정도의 심각한 중증장애인들이 병원에 빼곡히 있었다.

“복도를 가운데 두고 양쪽에 방들이 쭉 있었어요. 방마다 중증장애인이 있었고요. 태어나서 처음 본 광경에 많이 놀랐는데 제가 전도하려는 친구는 증상이 심각한 장애인과 웃으면서 친근하게 이야기를 잘 나누더라고요. 저는 그때 그 친구처럼 친근하게 다가가지 못했고요. 그날 복도를 사이에 두고 친구와 저의 모습, 그리고 중증장애인 등 그날의 잔상이 오래 남아 있었습니다.”

창조주 하나님, 장애인, 믿음, 복음 등 여러 가지 키워드들이 그날 이후 그를 지배했다. 자연스레 집에 와서도 그와 관련된 이야기를 하게 됐다. 대학 진학을 앞두고 고민하고 있을 때 어머니가 이화여대 특수교육학과가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었다. 당시는 영문과, 국문과 등으로 진학하던 분위기였다. 고등학교에서 어렵게 허락을 받고 79학번으로 이대 특수교육학과에 진학했다.

학업을 모두 마치고 대학 강단에 서게 된 이 교수는 자폐인들이 어떻게 사회에 녹아들 수 있을까 고민하게 됐다. 그리고 그들이 가진 재능에 주목하게 됐다. 그 중에서도 이소현 대표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것은 그들의 그림 그리는 재능이었다.



이 교수는 “자폐인 중에는 그림을 잘 그리는 특성을 지닌 경우가 많다”며 “본 것을 고스란히 인지하고 표현하는 이들도 있다”고 말했다. ‘오티스타’는 자폐인이 디자인한 상품을 개발해서 전시하고 판매한다. 그들이 디자이너로 성장하도록 디자인스쿨도 운영하고 있다.

디자인스쿨을 통해 성장한 한 자폐인 제자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그는 “동물만 그렸던 친구였다”며 “디자이너로 크려면 다양한 것을 그릴 수 있어야했다. 건물 그리는 수업이 있었는데 처음엔 동물만 그리겠다고 고집을 부렸다. 특수교사 선생님의 설득과 대화가 있었다. 나중에 보니 건물 위에 올라가는 동물을 그려서 타협을 했더라. 의자를 그려야 하는 날엔 의자 등받이를 동물로 만들었다. ‘동물의자’라는 예쁜 디자인이 나왔다. 자폐의 특성이 창의적이고 아름다운 디자인으로 발현됐다”고 했다.

이 교수는 “그림을 잘 그리고 그림 그리는 일이 행복하다면 그림을 직업의 고리로 연결해 주는 게 우리의 일”이라며 “이 세상은 굉장히 다양한 디자인이 필요하다. 이들은 밝고 명랑한 디자인을 표현해 낼 수 있다. 그들의 재능을 사회와 나눌 수 있다”고 전했다.

이 교수는 장애인이 도움을 받기만 하는 존재가 아닌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존재라고 했다. “모든 사람은 세상에 숨쉬며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어떤 모양으로든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자폐인은 디자인 상품을 통해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일하고 구매자들은 아름다운 상품을 공유하게 되는 거죠. 하나님이 처음 이 땅을 만들면서 꿈꾸었던 아름다운 세상이 아닐까요.”

그는 지금까지 자신을 이끌고 온 것이 하나님의 인도하심이라고 고백했다. 그는 “특수교육과 신앙을 별개로 생각한 적이 없다”며 “삶을 통한 사역이다. 교육, 지금은 사업까지 연결돼 외관상 변화가 있지만 장애인 한 영혼 영혼을 귀하게 여기시고 살리시길 원하는 하나님 마음을 전하는 일”이라고 했다.

조경이 기자 rookero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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