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마 촬영 후 사망한 말…“퇴출 경주마 ‘까미’였다”

국민일보

낙마 촬영 후 사망한 말…“퇴출 경주마 ‘까미’였다”

입력 2022-01-22 11:17 수정 2022-01-22 13:39
KBS '태종 이방원'의 한 장면. 카라 SNS 캡처

KBS 대하 사극 ‘태종 이방원’에서 낙마 장면을 찍은 후 사망한 말이 ‘까미’라는 이름의 퇴역 경주마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동물권 보호단체 카라는 21일 SNS에 “카라가 확인한 결과 방송에 쓰인 말은 ‘까미’라는 이름으로 퇴역한 경주마였다”라고 밝혔다.

카라는 “일평생을 인간의 오락을 위해 살아야 했고 결국에는 고꾸라지며 쓰러져야 했던 까미. 이제는 까미와 같이 착취당하고 죽는 동물이 없기를 어느 동물도 해를 입지 않는 사회로 나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전했다.

앞서 카라는 “방송 및 영화 촬영 관계자들을 통해 확인된 바로는 대체로 경주마에서 은퇴한 나이 많은 말들이 대마 업체를 통해 이러한 촬영 현장에 동원되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힌 바 있다. 까미 역시 경기에서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다는 이유로 이곳으로 팔려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카라는 “너무나 많은 드라마, 영화 등 미디어에서 많은 동물들이 소품으로 쓰이면서 심각한 부상을 입거나 심지어 사망에 이르렀다”며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동물출연 미디어 가이드라인이 모든 방송 제작에 적용돼야 한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방송 제작에서의 참담한 동물학대가 근절되길 바란다”라고 촉구했다.

동물자유연대 인스타그램 캡쳐

한편 한국동물보호연합 등 100여개의 동물단체는 21일 ‘태조 이방원’ 촬영 현장에서 발생한 사고와 관련해 드라마 제작진을 동물보호법상 동물학대 치사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이들은 고발장에 “낙마 장면을 촬영하면서 (말의) 앞다리에 와이어를 묶었다. (그렇게) 말이 달리다 사람들이 와이어를 세게 잡아당겼고, 전력 질주하던 말이 공중으로 떠올라 목이 90도로 꺾인 채 머리를 땅바닥에 내리꽂히는 사고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KBS는 공식 입장을 내고 촬영 일주일 후 말이 사망했다고 사과했다. KBS 측은 “이 같은 안타까운 일이 발생한 점에 대해 깊은 책임감을 갖지 않을 수 없다”며 “사고를 방지하지 못하고 불행한 일이 벌어진 점에 대해 시청자분들께 거듭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KBS는 낙마 장면이 담긴 해당 드라마의 7회 ‘다시보기’ 서비스를 중지했으며 2주간 결방을 확정했다.

한편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방송 촬영을 위해 동물을 소품 취급하는 드라마의 연재를 중지하고 처벌해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이 게재되는 등 비판의 여론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한 청원인은 “고꾸라져 땅에 처박힌 발은 한참 동안 홀로 쓰러져 움직임조차 보이지 않았다”며 “단 1초 컷을 위해 동물을 소품 취급하는 드라마 연재를 중지하고 처벌해달라”고 주장했다. 해당 청원은 22일 오전 10시 기준 약 5만8324명의 동의를 얻은 상태다.

이주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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