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獨)한 것들] 독립영화에 날개 달아주는 인디그라운드

국민일보

[독(獨)한 것들] 독립영화에 날개 달아주는 인디그라운드

독립·예술영화 유통배급지원

입력 2022-01-23 13:32 수정 2022-01-23 13:34
인디그라운드 제공.

인디그라운드는 2020년 설립 이후 한국 독립·예술영화의 유통배급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달려왔습니다. 유통·배급사, 창작자, 기관 관계자 등 독립·예술영화 생태계 구성원들의 협력과 네트워크를 이끌었죠. 지난해 1월에는 공공 온라인 플랫폼을 오픈했습니다. 온라인 플랫폼에서는 큐레이션을 통해 독립영화 라이브러리에 구축된 영화를 상영합니다. 청소년 추천 영화를 활용한 교육 자료나 독립영화계 종사자를 위한 지원 사업도 만날 수 있습니다.

인디그라운드는 20여 년간 독립영화 활성화 및 저변 확대 사업을 진행했던 한국독립영화협회(한독협)가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지연 센터장은 한독협 사무국장으로 활동했던 전문성을 인정받아 인디그라운드 운영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다양해진 플랫폼, 변화된 환경 속에서 독립영화 활성화 방안을 고민하고 있는 인디그라운드와 이 센터장. 그를 직접 만나 인디그라운드의 성과와 목표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인디그라운드 공공 온라인 플랫폼.

▶ 독립·예술영화 공공 온라인 플랫폼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일차적으로 플랫폼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독립영화를 보고 그걸 계기로 영화를 더 찾게 되면서 배급이 활성화됐으면 좋겠다는 목표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스트리밍 같은 서비스가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플랫폼을 구축했습니다.

아직 저희가 기대하는 형태로 완벽하게 구축되었다고 말할 수는 없어요. 플랫폼에 더 많은 기능들이 추가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독립영화에 대한 전체적인 정보 안내뿐만 아니라 교육 플랫폼으로도 기능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또 코로나19 같은 위기 상황에서 어려움을 겪는 독립영화인이나 단체, 영화제를 지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면 좋겠어요. 이런 목표들이 어떻게 기술적으로 구현될 수 있을지, 혹은 현장에서 이런 부분들이 실제로 필요한지에 대해 끊임없이 의견을 수렴하고 있습니다. 플랫폼이 지금 상태에 머물지 않고 확대되는 것이 저희의 바람입니다.

▶ 인디그라운드의 온라인 상영회를 OTT 서비스 같은 다른 플랫폼과 차별화하기 위한 방법이 궁금합니다.

큐레이션을 통해 독립영화를 소개하는 점이 가장 큰 차이가 아닐까 싶어요. 대형 OTT 서비스에 있는 독립영화의 경우 접근성이 떨어지는 측면이 있어요. 개봉 당시 홍보나 마케팅 비용이 많았던 것도 아니라 영화에 대한 정보가 많지 않죠. 저희는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별도로 연간 라이브러리를 구축해 작품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감독님들께 유통 지원을 하면서 관객 분들에게는 큐레이션을 통한 무료 관람 서비스를 제공하는 거죠.

▶ 온라인이라는 새로운 유통 방식과 전통적인 상영 방식인 극장의 공존을 위해 인디그라운드가 할 수 있는 역할은 무엇일까요?

OTT나 온라인의 대안적인 기능이 대두되고 있지만 극장 플랫폼에 대한 지원이나 극장을 경험한 관객들의 흐름을 끊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독립·예술영화 전용관을 지원하는 사업 또한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 중 하나가 관객 참여형 캠페인 ‘인디플렉스’입니다. 전국 28개 독립·예술영화 전용관에서 이용할 수 있는 할인 티켓을 발행했는데요. 캠페인에 참여한 관객의 80∼90%가 극장으로 유입됐습니다. 극장에 티켓 금액만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관객들에게 지역에 있는 극장을 소개하면서 극장 자체를 활성화하는 캠페인이죠. 극장이라는 경험의 소중함을 공유하기 위해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진행할 예정입니다.

▶ 올해 온라인 플랫폼 운영 계획이 궁금합니다.

외부적으로는 작년과 유사한 형태로 운영될 예정입니다. 청소년 추천 영화와 교육 자료가 더 많이 활용될 수 있도록 홈페이지를 구성하는 것에 대해 논의하고 있습니다. 내부적으로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사업 계획을 세우는 데 플랫폼을 활용할 계획입니다. 독립·예술영화에 대한 통계가 전문적으로 구축되어 있는 곳이 없어요.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 시스템이 있지만 개봉작 정도의 통계만 있고 독립·예술영화만의 구체적인 데이터는 없어요. 그런 데이터가 있어야 저희가 현장에 필요한 사업을 수행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플랫폼에 가입하거나, 플랫폼을 통해 영화를 보는 유저들에 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사업 계획을 세울 수 있게 플랫폼을 운영하는 것이 올해의 목표입니다.

미래 관객 개발 교육 현장. 인디그라운드 제공

▶ 청소년을 대상으로 영화를 추천하는 이유가 궁금합니다.

미래 관객을 개발해 관객을 확대하는 측면이 있어요. 청소년들이 독립영화를 친숙하게 느끼고 관람 경험을 쌓으면 성인이 된 후에 자연스럽게 독립영화 관객이 되겠죠. 그리고 영화 자체가 가진 콘텐츠의 힘이 있어요. 교육 현장에서 이렇게 잘 활용될 수 있는 콘텐츠가 또 있을까 싶죠. 단편 영화부터 애니메이션, 다큐멘터리까지 다양한 콘텐츠가 교육 자료로 적합하다고 생각해요. 독립영화가 그렇게 활용될 때 유통도 활성화될 수 있죠. 여러 방면에서 독립·예술영화에 대한 청소년의 접근성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청소년 추천 영화를 선정하는 인디그라운드만의 기준이 있나요?

센터 내부에서 영화를 선정하지는 않습니다. 청소년 추천 영화는 교과 과정에도 맞아야 하기 때문에 별도로 선정위원회를 구성해요. 전문가 중에는 선생님이나 미디어 교육을 하는 분들과 미디액트 사업을 추진하는 미디어 센터 분들이 계시죠. 주제, 장르, 교과 과정, 연령을 모두 고려해 라이브러리 작품 가운데 청소년 추천 영화를 선정합니다.

인디그라운드 배급 아카데미. 인디그라운드 제공

▶ 2021년 한 해 동안의 활동 중 만족스러웠던 부분과 보완이 필요하다고 느꼈던 부분이 궁금합니다.

독립·예술영화는 특히 유통, 배급에 있어서 어려운 환경에 있었습니다. 저희가 직접 배급 사업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협력하고 네트워킹하는 사업 과정이 현장에 계신 분들에게 힘이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분들이 저희 사업을 평가하면서 “인디그라운드 덕분에 기운을 얻었다” “어떻게 어려움을 타개해 나갈지 이야기를 듣고, 모일 수 있어 좋았다”는 이야기를 하실 때 저희가 하는 사업의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준비했던 것들을 진행할 수 없을 때 상황을 탓할 수밖에 없었어요. 그런 상황 속에서도 저희의 사업을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인디그라운드가 새롭게 준비하고 있는 사업에 대해 간단한 소개 부탁 드립니다.

지원 사업 중 현장에서 평가가 좋았던 부분을 확대할 예정입니다. 서울 중심으로 진행됐던 교육 사업을 지역까지 확장하거나 커뮤니티 시네마 같은 사업 지원을 확대할 수 있겠죠. 관객과의 만남도 중요하지만 실무적인 지원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배급이 어려운 작품들을 외연화시키는 컨설팅 환경을 만들고 있고, 올해 시범적으로 운영할 계획입니다. 저희가 해왔던 사업을 꾸준히 진행하면서 현장에 필요한 사업을 확대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 올해 인디그라운드는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까요?

올해는 여러 변화가 있는 해잖아요. 새 정부가 들어서고, 영화 지원 기관에서도 변화가 있을 거예요. 그런 가운데 독립·예술영화 정책이 바람직하고 효과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의견을 개진하고 고민하는 것이 올해 인디그라운드의 중요한 역할이 아닐까 싶습니다.

인디그라운드 제공.

김수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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