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종 완료해도 확진자 폭증… 이스라엘, 백신패스 폐지 검토

국민일보

접종 완료해도 확진자 폭증… 이스라엘, 백신패스 폐지 검토

입력 2022-01-25 16:36 수정 2022-01-25 16:40
두 남성이 이스라엘 텔아비브 한 공연장에 입장하기 위해 관리자에게 그린패스를 보여주고 있다. AFP연합뉴스

백신 접종 선도국 이스라엘도 오미크론 변이 확산을 막지 못했다. 일일 신규 확진자가 8만명을 넘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돌파감염, 재감염 사례가 속출함에 따라 이스라엘 당국은 기존 방역패스인 ‘그린패스’ 제도 폐지 검토에 들어갔다.

24일(현지시간) 국제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이스라엘에서는 전날 8만3739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다. 7만4989명의 확진자가 나온 지난 20일 역대 최다 일일 확진 기록을 사흘 만에 갱신했다. 중환자수는 814명으로 집계됐다.

확진자 대부분은 접종 완료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은 전 세계에서 가장 먼저 3차 접종(부스터샷)을 시작한 데 이어 지난달 30일부터는 면역 취약 계층을 대상으로 4차 접종을 하기 시작했다. 올 초부터는 60세 이상 고령자와 의료진으로 그 대상을 확대했다. 전체 인구 약 950만명 중 지금까지 59만8000여명이 4차 접종을 완료했고, 442만여명이 3차 접종까지 마쳤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각에선 백신 접종 회의론이 일고 있다. 그린패스가 전파력이 높은 오미크론 변이에는 효과적이지 않다는 주장도 힘을 얻고 있다.

실제 이스라엘 보건부가 운영하는 코로나19 자문위원회는 최근 회의를 열고 그린패스 제도 폐지를 권고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백신 접종 여부가 아닌 ‘음성 테스트’를 통한 감염 여부를 공공장소 출입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미크론 앞에 백신 접종은 무의미한 기준이 됐다는 얘기다.

자문위는 “지금처럼 돌파감염이 확산하는 상황에서 그린패스 소지자에게 ‘나는 안전하다’는 잘못된 느낌을 줄 수 있다”며 “더 부주의하게 행동하게 되면서 감염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스라엘 정부는 그린패스 제도가 이달 말 만료되는 점을 감안해 자문위 권고에 따라 폐지 여부를 논의하기로 했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수일 내에 정부가 그린패스에 대한 입장을 발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스라엘은 코로나19 기본 접종(1~2회차) 초기인 지난해 2월부터 그린패스 제도를 운영했다. 그린패스는 백신 접종자, 코로나 감염 후 회복한 사람, 일정 기간 내 유전자증폭(PCR)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은 사람에게 발급된다. 그린패스가 없으면 공공장소에 들어가거나 대중 행사 참여 등이 제한됐다. 지난해 10월부터는 기존 그린패스를 폐기하고 추가 접종을 완료한 사람에게 새 그린패스를 발급했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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