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붕괴사고 두번째 실종자 신체, 머리카락 육안 확인

국민일보

광주 붕괴사고 두번째 실종자 신체, 머리카락 육안 확인

29층에서 일하던 근로자 추정

입력 2022-01-26 16:09 수정 2022-01-26 16:52

광주 화정아이파크 붕괴사고 현장에서 지난 14일에 이어 25일 오후 두 번째 발견된 실종자 신체 일부와 머리카락이 육안으로 확인됐다. 이 실종자는 사고 당일 29층에서 일하다가 무너져내린 잔해더미에 깔린 것으로 추정된다.

사고 당시 28~31층에서 창호·미장·소방설비 작업을 하던 근로자 6명이 한꺼번에 실종됐다.

광주경찰청 수사본부는 입건한 11명 중 현대산업개발 직원 3명을 불러 화정아이파크 시공 과정 전반에 대한 본격 소환 조사에 나섰다.

26일 중앙사고수습본부에 따르면 전날 수색작업을 하던 구조대원들이 붕괴한 201동 27층 2호실 안방 위치 위쪽 잔해물 더미 속에 혈흔과 함께 묻혔던 작업복에서 실종자 신체 일부와 머리카락 등을 추가 확인했다.

수습본부는 겹겹이 쌓인 슬래브 상태 등으로 볼 때 이 실종자가 29층에서 일하다가 추락했거나 쏟아져내린 잔해더미에 깔린 것으로 추정하고 있지만 구체적 매몰경위나 신원 파악은 하지 못하고 있다.

24시간 수색체제 전환 3일째를 맞은 중수본은 27층 2호실 주변 상층부에 지지대를 설치한 뒤 철근을 잘라내고 콘크리트 더미를 치우는 등 진입로 확보 작업을 벌였다. 실종자 신체 수습을 위한 사전 작업이다.

하지만 콘크리트 파편 등 대형 잔해가 쌓여 있고 60~70m 높이의 낭떠러지가 가까운 데다 붕괴 이후 철근과 콘크리트 반죽이 뒤엉켜 굳는 바람에 구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수본은 이날 다른 실종자가 함께 매몰됐을 가능성에 따라 119 구조견에 이어 경찰의 증거체취견을 새로 투입했다. 또 소형 굴착기를 동원한 콘크리트 제거 작업도 병행했다.

구조전문대원 동원령을 추가 발령한 중수본은 201동 승강기 설치 공간에 구조인력과 장비 운반을 위한 ‘호이스트(건설용 리프트)’를 별도 설치하고 있다.

이와 함께 붕괴위험이 제기된 27층과 37~38층 등에 잭 서포트(가설 지지대)를 설치하고 내시경 카메라 투입을 위해 잔재물 곳곳에 구멍을 뚫는 코오링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붕괴사고 현장에서는 지난 13일 잔해물에 매몰된 실종자 1명이 201동 지하 1층 계단에서 첫 발견 됐다가 다음날인 14일 수습된 바 있다. 25일 두 번째 실종자는 첫 번째와 마찬가지로 중앙119구조본부 소속 9살짜리 베테랑 119 구조견 ‘소백이’가 처음 흔적을 찾은 것으로 파악됐다.

현대산업개발(현산) 현장소장, 공사부장, 안전관리 책임자 등 직원 6명을 포함한 관련자 11명에 대한 경찰의 소환 조사도 본격 시작됐다. 사고원인·책임자 규명, 계약 비위 의혹 규명을 위해 업무상 과실치사와 건축법 위반 혐의로 입건한 이들 11명 등 14명은 출금 금지 조치됐다.

광주경찰청 수사본부는 이날 화정아이파크 현장소장 A씨(49) 등 3명을 불러 신축 공사·콘크리트 양생 기간 단축과 공사비 절감을 노린 부실공사 여부를 집중 조사했다.

경찰은 201동 공사에 속도를 내기 위해 콘크리트가 굳기 이전 지지대 역할을 하는 37~38층 동바리를 서둘러 철거하고 배관·설비 공간 피트층 역보(역 T자 모양 받침대) 7개를 무단 설치한 게 붕괴사고의 원인이 됐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중량이 많이 나가는 역보는 스카이라운지와 게스트하우스, 야외정원들이 들어설 201동 39층 공사에만 설치됐다.

앞서 현산 본사 사옥과 감리·설계 사무실, 콘크리트 납품회사 등 29곳을 압수수색한 경찰은 확보자료와 계약서류를 토대로 원청사인 현산의 개입과 묵인 하에 무리한 공기 단축과 불법·편법 하도급 계약이 이뤄졌는지 여부 등을 구체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붕괴현장을 손바닥 보듯 하는 현산 직원들이 구조작업에 투입돼 그동안 소환을 미뤄왔지만 더는 지체하기 어렵게 됐다”며 “실질적 사고원인과 경위를 철저히 밝혀내고 책임자를 가려내 엄중하게 처벌할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

많이 본 기사

아직 살만한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