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오픈 4강은 ‘나달 Vs 넥젠’…이변은 없었다

국민일보

호주오픈 4강은 ‘나달 Vs 넥젠’…이변은 없었다

나달-베레티니, 메드베데프-치치파스 진검승부

입력 2022-01-27 16:55 수정 2022-01-27 17:41

언더독(이길 확률이 적은 선수나 팀) 돌풍은 없었다. 남자프로테니스(ATP) 호주오픈에서 세계랭킹 2위 다닐 메드베데프가 26일(현지시간) 준결승에 올라 메드베데프 대 스테파노스 치치파스(4위), 라파엘 나달(6위) 대 마테오 베레티니(7위)의 4강 대진이 완성됐다.

메드베데프는 호주 맬버른파크 로드레이버 아레나에서 열린 남자 단식 8강전에서 펠릭스 오제알리아심(9위)에게 세트 스코어 3대 2로 대역전승을 거뒀다. 지난 대회 준우승자 메드베데프는 세계랭킹 1위 노박 조코비치가 코로나19 백신 미접종으로 출전이 무산되면서 실질적 톱시드이다. 이틀 전 16강전에서 막심 크레시(70위)를 상대로 고전하더니 이날도 첫 두 세트를 먼저 내주며 탈락 직전까지 몰렸다. 하지만 3세트 타이브레이크 승리를 기점으로 4, 5세트를 내리 가져오면서 4시간 42분이 걸린 혈투에서 마지막에 웃었다.


메드베데프의 준결승 상대는 ‘앙숙’ 치치파스다. 지난해 호주오픈 준결승(메드베데프 3대 0 승리)에서도 맞붙었던 두 선수는 알렉산더 즈베레프, 안드레이 루블레프 등과 함께 길었던 ‘빅3(노박 조코비치·로저 페더러·라파엘 나달)’ 치세 이후를 책임질 테니스계 ‘넥스트 제너레이션(넥젠·차세대)’으로 통한다. 하지만 2018년 경기 중 충돌한 이래 서로 불편한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상대 전적은 메드베데프가 6승 2패로 앞서지만 지난해 프랑스오픈을 포함해 최근 3경기에선 치치파스가 2승으로 우세를 점했다.

4강 반대편 조에는 통산 21번째 그랜드슬램을 노리는 나달이 또 한 명의 차세대 베레티니와 격돌한다. 나달은 오랜만에 조코비치 없는 호주오픈에서 빅3의 자존심 사수와 함께 메이저 타이틀 추가를 노리고 있다. 8강전에선 권순우를 꺾고 올라온 데니스 샤포발로프(14위)와 풀세트 접전을 펼쳤다. 장기전으로 갈수록 체력적 한계를 보이며 3, 4세트를 내리 내줬지만 노련한 경기 운영과 상대의 실책을 묶어 5세트를 잡아냈다. 이제 메이저대회 역대 최다인 21회 우승에 단 2승만을 남겨두게 됐다.


베레티니는 지난해 윔블던 결승에서 조코비치와 맞붙어 아쉽게 패했던 이탈리아의 신성이다. 이번 대회 나달을 잡고 차세대 경쟁에서 앞서나갈 찬스를 맞이했다. 현재까지 그랜드슬램에서 빅3를 넘고 우승한 ‘넥젠’은 지난해 US오픈에서 조코비치를 꺾고 캘린더 그랜드슬램(한 해 메이저 4개 대회 독식)을 저지했던 메드베데프 뿐이다.


조코비치가 불참하면서 ‘나달 대 넥젠’ 구도로 진행된 이번 대회지만 지난해 ATP투어 넥스트 제너레이션 파이널스 우승자 카를로스 알카라스, 권순우 등 신예들의 선전도 관심 포인트였다. 실제 4년 전 이 대회에서 정현이 즈베레프와 조코비치를 연파하며 4강에 올라 깜짝 돌풍의 주인공이 됐었다. 올해도 3라운드에서 루블레프가 마린 칠리치(27위)에게 패하고, 4라운드에선 즈베레프가 샤포발로프에게 3대 0으로 셧아웃 당하면서 잠시 언더독의 반란이 현실화되는 듯 했다. 하지만 8강에서 상위 랭커들이 진압에 성공하면서 큰 이변 없는 대진표가 꾸려졌다.

앞서 열린 여자 단식 8강에서는 이가 시비옹테크(9위)와 대니엘 콜린스(30위)가 나란히 승리를 거뒀다. 여자 단식 4강에서는 시비옹테크 대 콜린스, 애슐리 바티(1위) 대 매디슨 키스(51위)가 맞붙는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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